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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소소한 즐거움, 용연사 아기부처님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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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특별히 가진 종교는 없지만 가끔 절에 들려서 부처님께 삼배인사를 드리곤 한답니다.
가까이 용연사라는 아름다운 절이 있어 자주 찾아 가는 곳이지요.
절도 아름답지만 주위의 호젓한 풍광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금강계단이 있어 더욱 살가운 곳입니다.

 

제가 용연사를 들리면 꼭 찾아서 안부를 전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아기부처님들입니다. 용연사 본당의 극락전 옆, 삼성각 축담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이 아기부처님들은 누가 언제 이렇게 아기자기 모셔 두었는지는 모르지만 꽤나 오래된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렇게 대단한 조각품들은 아니고 그저 주위 기념품 가게등에서 구할 수 있는 동자승의 모습들이지만 갈때마다 하나씩 더해지거나 또는, 오래되어 묵어진 것이 생기는 걸 보면 아마 이곳에 들리는 보살님들이 예사로 올려 둔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하고 있답니다.

 

크고 위용있는 것에만 늘 눈을 돌리다 보면 이런 사소한 것들은 지나치기 쉬운 법.
간혹 허리를 굽혀 발 밑의 풀 한포기를 내려다 보거나 바로 내 눈 앞에 있는 것들을 새삼 쳐다보면 이전과는 다르게 한없이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축담 위 풀섶속에서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아기 부처님들..
비 오나 눈이 오나 늘 웃는 얼굴들로 오는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답니다. 아기부처님과 눈을 맞추며 같이 웃어 봅니다.
그러면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화두하나를 공짜로 풀어 올 수도 있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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