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봉(聖帝峰)에 다녀 왔습니다. 지리산의 남쪽 끝에 솟아 올라있는 산이라 지리산 성제봉이라고도 하지만 지리산 산군으로 포함 시키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산입니다. 그냥 하동 성제봉이 맞는 표현일것 같네요. 성제봉은 형제봉이라고도 하는데 산자락 아래에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평사리가 자리 잡고 있고 섬진강이 그림처럼 굽이쳐 흐르는 곳입니다.
박경리 토지(土地)라는 대하소설을 제가 읽은 시기는 대략 20여년 전으로 기억 되는데 아직도 머슴 길상이와 서희아씨의 사랑 이야기가 기억에 생생한 걸 보면 무척이나 인상깊게 읽은 소설이 분명 합니다. 첫 권에서 등장 인물이 많아 약간 소란스러웠는데 이 후 두어권 읽어 나갈수록 소설의 매력에 빠져 이후 스무권이 넘는 책을 쉼 없이 사서 쉬지 않고 밤낮으로 읽은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토지의 전반부의 주 무대인 최참판댁 동네를 세트장으로 만들어 둔 평사리가 아늑하게 내려다 보이는 성제봉에 오르면 골과 능선과 너른 들판과 그리고 섬진강이 이렇게 잘 어울려 진다는 사실을 참으로 느끼게 됩니다.
산행은 평사리에서 올라 신선봉, 정상인 성제봉을 거쳐 수리봉으로 내려와 청학사로 하산하는 경우도 있고 이와 반대 코스를 걷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의 코스를 택하였습니다. 산행시간은 대략 6~7시간 정도, 약간 빡센 산행구간입니다만 위낙에 조망이 좋고 5월 중순쯤이면 철쭉이 만개하는 곳이라 꽃 구경으로도 멋진 곳입니다. 제가 산행한 4월 말 쯤에는 아직 철쭉은 일러 피지 않았고 진달래가 군데군데 피고 있었습니다.
늘 홀로 산행으로 타박이처럼 걷다가 이날은 뜻밖에도 살가운 산행 친구를 만나 모처럼 산 중에서 세상 이야기를 나누면 아름다운 산행을 하여 보았네요...^^
성제봉 등산 지도
위 지도에서 옅은 빨강색이 다녀 온 구간입니다.
청학사 - 수리봉 - 형제봉 - 성제봉(이 두 봉우리는 표시석이 바꿨다는 내용이 있는데 일단 표시석 기준으로 순서는 형제봉이 먼저이고 성제봉이 100m 정도 더 가야 됩니다.) - 철쭉능선 - 구름다리 - 신선봉 - 통천문 - 평사리 최참판댁
청학사 오르기 전 동네 풍경
봄 기운이 산 중 전답에도 가득하여 겨우내 잿빛들은 어느듯 사라지고 모두가 연두빛으로 바꿨습니다.
지게, 지게위에 더 많은 모둠 짐을 실을 수 있는 걸 바지게라고 하는데 참 오랜만에 봅니다.
산 아래에서 올려다 보이는 구름다리.
이곳 성제봉자락에는 활공장이 있어 이용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때마침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서 하늘을 날고 있는 패러글라이더와 행글라이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땀 흘리면 오르는 산행객의 눈에는 약간 성가시게 보이기도 하지만요..ㅎ
형제봉에서 바라 본 성제봉
성제봉 정상
까마귀가 가~ 가 ~ 한답니다.
같이 산행을 한 친구가 알려 준 내용입니다.
성제봉 코스는 전체 내내 조망이 아주 끝내 줍니다.
철쭉은 아직 이르고 진달래가 간간 피어 있네요.
성제봉의 명물 구름다리
산자락이 연두빛으로 물들여지는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산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당겨 봤습니다.
통천문을 통과 할려면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야 합니다.
묘하게 자세가 잘 나오지 않네요.
바위의 모습이 입을 다문 거인의 얼굴 표정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평사리와 악양들판의 풍경입니다.
들판이 아주 멋지게 나눠져 있네요.
평사리를 조금 가깝게..
평사리를 더욱 가깝게..
가운데 쯤의 기와집이 최 참판댁입니다.
그 우측으로 초가들이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오래 전 집들이 아니고 토지의 무대를 가상한 세트장입니다.
섬진강...
평사리에 내려 왔습니다.
몇번 들려 본 곳이라 대강 훑고 지나갑니다.
위 풍경은 최참판댁 서희아씨가 거주하던 별당 풍경입니다.
요즘 영화 촬영 중이라 하는데 앞 뜰에 다 지고 없는 꽃을 조화로 만들어 달고 있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처음에는 진짜 꽃 들인줄 알았는데 모두 가짜..ㅎ
그렇게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에도 봄이 가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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