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큰딸이 보내 준 먹보 공주님 동영상을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동영상 내용은.. 일전에 창파 형님께서 주신 고구마를 양손에 들고 콧물 눈물을 흘리고 있는 공주님..
큰 딸 하는 말.."예서야! 엄마 안 사랑해? 사랑하면 엄마 한 입만 줘~"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울 공주님은 양 손에 든 고구마를 번갈아 보면서 울고~
한참을 울면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엄마에게 한 입을 주고 배시시 웃는 먹보 공주님~^.^
그 이야기를 자장면을 먹으면서 우스갯소리로 이장님께 했더니 하시는 말씀이..
"아! 잘 됐구먼~내 친구가 어제 전화 왔는데.."
이장님 친구분이 고구마를 캤는데 상품성이 없는 작은 고구마를 캐가라고 하셨답니다.
저도 창파 형님께서 보내 주셨던 고구마 말랭이가 생각이 나서 도전을 했습니다.
두 박스 정도 캐왔는데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깨끗하게 세척 후 일일이 껍질을 깎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몇 차례에 걸쳐서 찜기에 쪘습니다
(100% 푹 찌면 말릴 때 달라붙습니다)
식품건조기로 말리고 나니...
양이 확 줄어 들어서 도저히 두 박스를 말렸다고 보기 힘이 들 정도였습니다.
말린 고구마를 보니 먹보 공주님에게 보낼 생각을 하니 흐뭇하기도 했지만,
창파 형님과 형수님.. 두 분 노고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겪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말이 평범한 말이지만, 진리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왕 하는 김에 상품성이 떨어지고, 상처가 났다고 어르신께서 주신 사과와 겨울 무도 말렸습니다.
오~ 사과말랭이 맛은 신맛도 유지를 하면서, 일반 사과보다 더 달콤합니다.
고구마 사과 무말랭이를 소포장해서 박스에 담으니.. 뿌듯하더군요.
주말이면 사돈께서 큰 딸 좀 쉬라고 공주님도 봐준다고 하시던데..
사돈분께 고맙기도 했지만, 큰딸과 공주님에게는 아빠, 할아버지 노릇을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별 것도 아닌 간식 꺼리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그동안의 수고가 보람으로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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