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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무슨 뜻일까?

 

수타니파타(Sutta-nipāta)를 조금 억세게 표현하면 숫따니빠따라고 읽기도 합니다.
불교 초기의 대표적 경전으로서 부처님 말씀을 모아놓은 것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명구(名句)로 많이 알려진 경전입니다.
공지영의 소설로서 더욱 널리 알려졌고 법정스님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이란 책에서 수타니파타에 대한 강론을 하였지요.

이 경전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가라'라고 되어 있는 유명한 시는 사품 제3경에 수록되어 있답니다. 그냥 시라고 하기에는 조금 긴 구절의 계송으로 되어 있는데 삶의 바른 길에 대한 안내와 가르침이 주를 이루고 있답니다.

여러 나라에서 그 나라의 언어에 맞게 번역을 하다 보니 내용이 여러 가지가 되어 버렸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법정스님의 번역과 전재성 박사의 번역을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 시의 말미에 따라 붙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말은 무슨 뜻?
여기서 무소는 외뿔 짐승이자 소의 이름이 붙어있는 코뿔소를 의미합니다.
우직하고 날카로우면서도 곧게 직진하는 코뿔소를 생각하면 되고요.


혼자서 가라는 말은 깨우침에서 득도는 주변의 스승이나 무리들에 의하기 보담 홀로 하는데 낫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좋은 스승이나 주변의 동반자로 인한 배움도 중요하지만 만약 흐트러진 수행이 된다면 차라리 혼자 가는 것이 낫다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여러 버전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수타니파타의 경전 싯귀 일부를 소개 합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고매하고 총명한 친구와 사귀라
온갖 이로운 일을 알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자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한 맛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로구나'
이와 같이 깨닫고
현자賢者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관感官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키라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잎이 져버린 파리찻타나무처럼
재가자의 모든 표적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여러 가지 맛에
탐착하지 말고 요구하지도 말며
남을 양육하지도 말라
문전마다 밥을 빌고
어느 집에도 집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뇌를 없애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내던져버리고
또 쾌락과 우수를 떨쳐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 정진하여
몸과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앉아 선정禪定을 버리지 말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우환인지를 똑똑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自制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 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들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의 헤매임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벗은 만나기 어렵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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