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보물섬이고 남해섬 안에는 여러 곳의 명산이 있는데 그중 금산이 가장 돋보인답니다.
지자체에서 자기 고장의 경치를 내세우며 8경(景)이니 12경(景)이니 하는데 이곳 남해에는 금산에만 38경(景)이 있으니 빼어난 볼거리와 함께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구요.
(금산 38경은? : 보기)
이성계가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국을 꿈꾸면서 전국 명산을 다니며 산신께 왕이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빌었는데 다른 산신들은 다 캔슬을 냈지만 이곳 금산 산신령만이 오케이 싸인을 보내 왕이 되었답니다.
왕이 되면 비단(錦)으로 온 산을 감싼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걸 지킨다고 비단금(錦) 자를 넣어서 산 이름을 금산(錦山)으로 명명.
이와 대조적으로 그전 무등산에 가서도 빌었는데 그쪽 산신이 단칼에 거절하는 바람에 승질나서 지은 이름이 니는 평생 벼슬도 없다 하여 무등산(無等山).. 믿거나 말거나....
금산은 몇 번 다녀온 곳이지만 몇 년 전 새로 조성된 두모계곡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를 한 번도 가 보지 못해 이번에 다녀왔네요. 특히 이 계곡에 있는 진시황의 불로초 신하인 서불의 표식과 진시황의 큰아들 부소가 귀양살이했다는 부소암도 보고 싶었답니다.
아래 글에서 자세히 소개합니다.
산행지 : 남해 금산
일 시 : 2023년 3월 25일
산행 코스 :
금산 두모주차장 - 양아리 석각 - 부소암(庵) - 부소암(巖) - 헬기장 - 상사바위 - 좌선대 - 금산산장 - 제석봉 - 흔들바위 - 정상 - 보리암 - 쌍홍굴 - 금산탐방센터주차장
소요 시간 : 4시간
※ 두모 주차장 네비 안내 : 금산주차장 또는 경남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4-21로 하면 됩니다.
봄이지만 약간 찬 바람이 부는 날씨. 황사 약간과 미세먼지 약간이 뒤섞인 데다가 날씨도 흐려서 말끔한 하루는 되지 못했지만 봄빛 가득 안은 즐거운 하루 되었네요.
남해 금산 탐방 안내지도
파란색이 제가 다녀온 구간입니다.
금산 두모주차장 - 양아리 석각 - 부소암(庵) - 부소암(巖) - 헬기장 - 상사바위 - 좌선대 - 금산산장 - 제석봉 - 흔들바위 - 정상 - 보리암 - 쌍홍굴 - 금산탐방센터주차장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하동에서 19번 타고 남해섬으로 들어가는 길.
노량대교라고 이름 붙여진 새 다리와 저쪽으로 이전에 사용하던 남해대교가 보입니다.
좌측이 구 다리인 남해대교, 우측이 신설다리 노량대교.
2017년에 찍은 노량대교 공사 중인 모습 - 이곳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남해도는 온통 벚꽃입니다.
산에도 길에도 꽃들로 가득하네요.
두모주차장에 도착.
부소암이 올려다 보입니다.
꽃철인데도 주차장에 한가합니다. 산악회에서 온 버스가 한 대도 없네요.
다들 어디 갔나요?
주차장 우측의 등산로 앞에 서복(徐福)의 석각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서복은 서불(徐市)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우리나라 음절 표현으로는 서시(徐市)이고 중국식 발음으로 서불이 됩니다.
중국 제나라 태생으로 도교 술사로 활동하다가 진나라로 건너가서 진시황의 신하가 되었고 그 뒤 중국 진시황(秦始皇)의 명을 받아 남녀 500명을 데리고(이건 자료마다 인원수가 급격히 차이 납니다.) 불로초를 구하기 위하여 동쪽으로 갔는데 그때 들린 곳이 이곳 금산.
지금부터 2300여 년 전의 이야기로서 역사서에 나오는 실제 상황이구요.
위 조각상은 중국 서복회가 한·중간의 교류되고 있는 서복 우호를 기리기 위해 기증한 것이랍니다.
산길은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아 걷기 좋습니다.
봄빛이 완연하네요.
아래쪽에는 진달래 꽃이 많이 지고 있습니다.
짧은 꽃의 시간.
인생도 그러하네요.
조지훈은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고 했는데 뒤돌아 보는 인생길에서 잠시 피었던 꽃 같은 세월들.
스러진 아름다움이 새겨지는 이 아침.
그래서 울고 싶다고 했을까요?
편안한 등산로를 대략 20여분 오르다가 만난 남해 양아리 석각(南海 良阿里 石刻)
오늘 이걸 꼭 보고 싶었답니다.
작은 자동차만큼 큰 바위로서 거북이 모양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좌측 아래에 뭔 글씨인지 문양인지 새겨져 있구요.
우리나라 문화재는 모두가 한문으로 어렵게 써 두었는데 이거 좀 바꿨으면 합니다.
양아리 석각(南海 良阿里 石刻)에서 양아리는 동네 이름이고 석각은 돌에 새겼다는 한식표현.
'양아리마을 돌글씨' 뭐 이런 식으로 하면 누구나 쉽사리 알아보지 않을까요?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씨(?)
서불은 우리나라 남해안으로 들어와서 부산 영도에 들렀다가 남해를 거쳐 제주도로 갔다고 합니다.
이게 확인이 되는 건 그의 동선에 따라서 서불과차(徐巿過此, 서불이 다녀갔다는 의미)라고 새겨진 바위들이 있구요.
이곳 석각은 아직 정확하게 해독이 되지 않고 있으나 대체로 徐市過此(서불과차)로 불리는 것이 정설로 돼있습니다. 어떤 해석에서는 徐市起拜日出(서불기배일출)의 여섯 글자로 읽혀지면서 서불이 해를 보고 절을 했다고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근데 서불은 과연 시황의 명을 받아 이곳에 와서 불로초의 명약을 구하기는 했을까?
아마도 금산의 풍경에 반하여 오늘 놀고 내일 놀고.. 부어라 마셔라 하다 보니 세월은 가고 볼로초는 아득히 잊어버리고 한동안 지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때 뜬금없이 새겨둔 것이 이 작품이구요.
산길은 조금씩 험해집니다.
커다란 바위들이 등산로 옆으로 산재해 있구요.
군데군데 진달래가 곱게 피어 있어 눈 맞춤을 하며 오릅니다.
아래쪽인 탁 트인 데크 전망대가 나타났습니다.
아래쪽으로 양아리와 두모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네요.
깔끔한 날씨였으면 바다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아쉽습니다.
소라계단을 빙빙 돌아 올라갑니다.
계단 상부는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정말 마무리 100점입니다.
딱 잘라서 마감하지 않고 위로 한단 더 올려서 여운을 주었네요.
타이타닉 뱃머리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조금 더 올라서 만나는 부소암.
부소암(扶蘇庵)은 본당 전각 한 채로만 되어 있습니다.
이곳 부소암(扶蘇庵) 뒤편의 커다란 바위 이름도 부소암(扶蘇巖)인데 헷갈린다고 바위는 부소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현재 부소암 앞쪽 경내 시설을 보충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정말 엄청난 공사비가 들 것 같습니다.
이곳 부소암을 주석하는 스님은 강화도 보문사 주지스님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처사 한분이 3년째 암자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간혹 등산객들이 떼로 몰려 들어와 위험 장소에 올라가기도 하고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자주 문을 걸어 잠근다고 합니다.
특이란 것은 금산의 보리암은 하동 쌍계사 말사이고 이곳 부소암은 영천 은해사 말사입니다.
본당 내부에는 삼존불이 나한불과 같은 채색으로 안치되어 있고 그 주위에는 16 나한이 삼면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나한전으로 보여지네요.
암자 뒤편으로 돌아가보니 호랑이 탄 부처님이 선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자그마한 굴삭기가 한대 있길래 어떻게 왔냐고 하니 헬기로..
마당에도 엄청난 기둥돌들이 놓여 있는데 하나 운반하는데 천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현재 거주하는 처사분도 집이 대구라고 하는데 암자 옆 석굴을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네요.
혼자 외롭기도 하겠는데 주로 들리는 이들이 등산객들이라 복전이나 시주물이 없어 애로점이 많다고 합니다.
식수는 어떻게 하느냐고 하니까 빗물이 바위 타고 떨어지는 석간수가 딱 한 사람 지낼 수 있는 양이 생기고 지금은 보리암에서 호스를 이용해 물을 이동해 온다고 합니다.
부소암의 조망은 우리나라 여러 절집 중에서 최상급입니다.
내려다보는 조망도 탁월하고 옆의 금산 바위능선도 정말 대단합니다.
뒤편 부소대도 위용스러운데 일부 낙석 위험이 느껴지는 곳이 많습니다.
부소암을 나와서 오르는 길목 옆 바위 절벽 위에 작은 우물이 생겼네요.
금정산 금샘처럼...
부소대라 부르는 바위 부소암과 그 아래 암자 부소암이 조금 보입니다.
보이는 건물은 부소암의 화장실 건물.
부소암(扶蘇巖)
사람의 뇌를 닮은 커다란 바위입니다.
서복한테 불로초 찾아오라고 명한 진시황의 큰아들 이름이 부소(扶蘇)인데 전설로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시황이 죽고 막내아들 호해가 황제를 차지하자 부소는 쫓겨나게 되었는데 생각나는 이가 시황의 명을 받아 불로초 찾으러 간 서복이라 이곳까지 행적을 뒤따라 와서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다고 하여 바위 이름이 부소암.
전체적은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커다란 바위와 함께 멋진 풍경이 연출되고요.
가운데 아래로 보이는 곳이 들머리 두모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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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올라서 내려다본 부소암.
부소암에서 10여분 더 오르면 헬기장입니다.
헬기장에서 곧장 상사바위로 이동
중간에 만나는 향로봉의 암봉들.
멀리 상사바위를 조금 당겨 봤습니다.
어떤 머슴이 과수댁 주인을 사모하다가 상사병이 걸렸는데 그 과수댁이 머슴을 데리고 이곳 상사바위에 올라와서 응응 .. 원을 풀어 주었다고 하여 상사바위.
조망이 참 멋진 바위 능선길인데 오늘은 미세먼지로 뿌옇습니다.
반대편 보리암 방향
좌측 앞의 좌선대와 가장 높은 정상, 그리고 보리암 위의 대장봉이 가장 눈에 들어옵니다.
당겨서 본 보리암.
절벽 기암과 참 멋지게 어울리는 암자입니다.
우리나라 3대 기도처(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라고 하지요.
해수관음상 주변에는 늘 사람들로 붐빕니다.
상사바위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바라본 보리암
풍경이 변해지는 모습이 색다릅니다.
팔선대라는 바위군
아래로 상주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네요.
날머리 내려갈 곳입니다.
옛날에는 이동면 상주리라고 했는데 해수욕장이 번창하는 바람에 상주면이 되었답니다.
상사바위 전망대
머슴과 과부댁의 비밀 보장 썸싱 장소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상사바위에서 되돌아 나와 제석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중간에 좌선대가 있는데 그곳 아래는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석문이 있답니다.
들어가는 쪽은 이렇게 보이구요.
반대편은 이렇게 보입니다.
바위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석문입니다.
새내기 국공들이 산세 습득차 탐방을 하고 있네요.
좌선대에서 되돌아나와 정상적인 등로로 진행을 하려는데 뒤에 따라오던 초보 국공들이,
"선생님 그곳은 등산로가 아닙니다."라고 하네요.
"아재야! 금방 내가 나왔던 곳이 등산로가 아니고 이곳이 정규 등산로예유.ㅎ"
....
앞쪽의 제석봉
금산 산장입니다.
이전에는 숙박도 되고 주막집 역할을 했는데 국립공원에서 음주 막아 버리고 조리 음식 판매를 못하게 하니 지금은 거의 컵라면이 전부네요.
이곳 산장 앞에서 막걸리 한잔 하며 세상 내려다보는 맛이 기가 막혔는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제석봉의 조망 파노라마.
좌측 멀리 상사바위, 그 앞의 향로봉.
중간의 바위군이 좌선대. 자세히 보면 석문이 보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상사바위와 향로봉
좌선대 바위군
당겨서 본 좌선대 석문
일월봉의 묘한 생김새
제석봉에서 내려와 정상으로 오릅니다.
바위를 감싸고 있는 덩굴나무인데 사철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여 줄사철나무.
온 산이 얼레지 천국
정상에는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인생샷 명소이기도 하구요.
정상 바로 아래 커다란 바위에는 주세봉이 쓴 유홍문 상금산(由虹門 上錦山)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有虹門 上錦山으로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는데 역시 제가 딸리네요.
홍문(해골바위)때문에 금산에 올라왔다,,는 내용입니다.
홍문은 쌍홍문을 말하는데 아래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와 보리암으로 이동합니다.
1,300년 전, 신라 원효가 세운 절인데 처음에는 보광사였다가 그 뒤 보리암으로 명칭이 바꿨습니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상주해수욕장
보리암 석굴 부처.
주법당인 보광전 뒤편 석굴에 모셔져 있습니다.
이전에는 조명이 없었는데 오늘 보니 조명을 달아서 은은하게 아주 보기 좋습니다.
석굴 모양이 ♡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도 특이하지요.
보리암에서 조망되는 상사바위
보리암의 마스코스 해수관음상
1971년에 조성된 것인데 그 뒤 이곳 보리암이 기도관음성지로 급격하게 부상하게 됩니다.
바다를 향해 있는 관음상에는 거의 해수(海水)라는 말을 앞에 붙이는데 이건 원래 인도에서 관음보살이 바다 쪽에 거주했다고 하여 그리 되었다는..
참고할 것은 관음보살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에서 앞의 아미타부처는 극락을 다스리는 부처로서 죽어서 극락세계로 가도록 비는 것이고 관세음보살은 약칭 관음보살이라고 하는데 살아서 이것저것 중생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역할을 하는 부처님입니다.
돈 많이 벌게 해 달라, 사업체 잘 되게 해 달라 이런 건 백날 빌어도 헛방...
상사바위와 향로봉.
파란 하늘이 배경이 되면 참 아름다운 곳인데 오늘은 아쉽습니다.
해수관음상보다 이 삼층석탑이 더 유구하고 귀한 물건인데 여기서는 데려온 서자 취급을 받는답니다.
하산합니다.
상주 해수욕장, 금산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 쌍홍문.
이전에는 해골바위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그냥 쌍홍문으로 통칭되네요.
두 개의 석문이 뻐끔하게 뚫려있는 풍경이 아주 이채롭답니다.
거의 해골바위로 보입니다.
장군바위 아래에서 바라본 쌍홍문의 풍경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경사가 급한 지리지리한 하산길을 내려와..
금산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에서 올려다보는 상사바위 능선의 암봉들.
이곳에서 차를 주차해 둔 두모주차장까지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약 20분 정도 소요 됩니다.
버스가 다니기도 하는데 아주 뜸하구요.
아다리 잘 되어 버스 타고 가면 다행이고 아니면 걸어가는 게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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