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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운문사의 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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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운문사는 비구니 사찰입니다.

이 때문에 절집은 상당한 규모인데 비해 관광객의 동선은 반 정도로 제한이 되어 있답니다.

운문사는 한국전쟁 이후(1955년) 이후로 비구니 사찰이 되었는데 현재 국내 최대의 비구니 도량이지요.

신라 진흥왕 때 대작갑사(大鵲岬寺)란 이름으로 창건하여 현재의 이름인 운문사는(雲門寺) 고려 태조 때부터 바꿔 불렀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함께한 국가 보물이 9점이나 있는 곳입니다.

국가 보물은 아니지만 이곳 있는 만세루는 우리나라 절집의 건물로서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지 있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처진소나무도 일품인데 이것도 역시 우리나라 최대 규모입니다.

웃기는 건 국가 보물로 지정이 된 대웅전이 멀쩡하게 있는데 그 옆에다 크기가 두 배나 되는 대웅전을 신식으로 하나 더 지어서 현재 대웅전이 2개가 되어 있답니다.

 

이에 관한 내력은 재미있으면서도 복잡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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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에는 현재 두 채의 대웅보전이 있다.

나는 17세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웅보전(보물)이고 다른 하나는 1994년에 새로 지은 대웅보전이다.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시는, 대부분의 절에서 중심이 되는 건물인데 이런 중요한 건물이 운문사에는 두 채나 있는 것에는 사연이 있다.

 

1985년에 보물로 지정된 운문사의 대웅보전에는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로자나불이 주불로 모셔져 있었다.

주불 기준으로만 본다면 이 건물은 적광전이거나 비로전이어야 하는데 대웅보전이었으니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운문사는 이 문제도 해결하고 대웅보전이 좁아 예배를 드리기 불편했으므로 조금 더 뒤쪽에 더 큰 새 대웅보전을 지은 후 대웅보전(보물)의 현판을 주불 기준에 맞게 '비로전'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이에 태클을 걸었는데 비로자나불상의 제작년도가 대웅보전(보물)의 건립 연도보다 앞선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으므로 운문사가 마음대로 건물의 이름을 바꿔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비로자나불이 있는 건물이 비로전이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불상과 건물 중 어느쪽이 먼저인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원래 대웅보전인 건물에 비로자나불을 봉안했을 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운문사가 새 대웅보전을 지었다고 해서 대웅보전의 현판을 마음대로 바꿔선 안된다는 얘기였다.

그 이후 운문사는 대웅보전(보물)에 걸린 '비로전' 현판을 내리고 '대웅보전' 현판을 달아 신, 구 대웅보전이 공존했다.

그러다 또 언젠가부터 다시 '대웅보전' 현판을 내리고 '비로전' 현판을 달았는데 이런 혼란했던 시기에 운문사에 방문했다면 대웅보전(보물) 건물에 '비로전' 현판이 걸린 것을 봤을 수도 있다.

 

이때는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로서의 명칭은 대웅보전인데 현판은 '비로전'이니 다소 복잡한 상황이었다.

현재는 '비로전' 현판을 내리고 '대웅보전' 현판을 달고 있는 상태이므로 운문사에는 다시 두 대웅보전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며, 떼고 탈고를 반복했던 '비로전' 현판은 대웅보전(보물) 건물 내부에 보관하고 있다.

 


모처럼 들린 운문사는 가을로 가득하네요.

아쉽고 짧은 가을을 즐기려는 분들이 많이도 찾아 오셨구요.

 

단풍 끝자락.

아름답지만 슬픈 계절이기도 합니다.

살기 위해서 죽고, 죽기 위해서 살고..

삶의 윤회가 있다면 나는 다음에는 단풍 곱게 드는 나무가 되고 싶네요.

어느 여인이 내 그늘에 와서 눈물 살짝 흘리는 걸 보고 싶어요.

 

 

 

 

 

 

운문호반을 지나 운문사 가는 길.

 

 

호반도로를 천천히 달리는데..

가로수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잘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가로수가 감나무로 된 곳은 이곳 청도와 또 한 곳 영동이 있답니다.

 

 

 

 

 

운문사 입구.

 

 

 

 

 

 

 

 

 

 

 

 

 

 

 

 

 

 

 

 

 

 

 

 

 

 

처진 소나무

봄가을에 막걸리 12말에다 영양제 섞어서 드시는 나무입니다.

 

 

 

 

 

초보 입문 스님들이 걸어 나오는 뒤편의 은행나무는 한정판입니다.

날짜를 딱 정해서 구경할 수 있구요.

올해는 이미 지났네요.

(학승 스님들의 얼굴을 블러처리를 하려다가 그냥 놔두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라..)

 

 

멀리 지룡산 자락에 북대암이 보이네요.

 

 

보물로 지정이 된 대웅전.

비로전 현판이 달렸다가 대웅전 현판이 달렸다가 왔다 갔다 한 전각입니다.

 

 

대웅전 현판이지만 비로자나부처님이 모셔져 있구요.

부처님과 뒤편 후불탱화도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벽화 뒤편에는 달마대사 벽화가 있는데 그것도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비계를 설치해 두고 뭔 공사를 하고 있어 보지를 못했네요.

 

 

비구니 학승 스님들의 신발입니다.

자기꺼 우째 알까 궁금한데 뭔 표식이 있겠지요.

그냥 봐서는 깔창으로 지꺼 아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구요.

 

 

 

 

 

 

 

 

본당 기둥과 활주 사이로 보이는 북대암.

그 뒤로 복호산 암벽이 보입니다.

 

 

당겨서 본 북대암

 

 

 

 

 

 

 

 

 

 

 

 

 

 

 

 

 

아기를 안고 있는 관세음보살

 

 

 

 

 

 

 

 

 

 

 

 

 

 

 

 

박종화의 詩 구절에 이런 내용이 있답니다.

 

봄 계집, 가을 사나이다.

아무 한없는 무심한 사람이라도

가을 소리, 가을풍경을 대하면

공연히 마음이 흔들거리니,

 

마음이 흔들거리기 전에 얼릉 가을이 지나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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