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있는 글자가 휴(休)이고 스스로 자(自)와 마음심(心)이 합친 글자가 식(息) 자입니다.
합치면 휴식(休息)이 되지요.
어렵게 해석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뜻풀이를 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나무에 기대어 스스로의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
휴식은 인생에서 반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삶의 여유이지요.
부안 변산의 내소사는 죽기 전에 꼭 한번 찾아야 할 곳으로 많이 소개가 되는 여행지입니다.
그리고 이맘때 가을에 찾아가면 봄에만 피는 벚꽃을 만날 수 있답니다.
이름하여 봄가을에 피는 춘추벚꽃.
봄에는 일주일 정도 피고 화르륵 떨어지지만 가을에는 한참이나 꽃이 달려있어 봄보다 더 운치가 있답니다.
내소사는 대구에서 조금 먼 길이지만 자주 찾은 곳입니다.
그만큼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구요.
내소사 들리면 꼭 눈여겨봐야 할 곳이 몇 곳 있지요.
전나무 숲길
1000년이 넘은 느티나무
국보로 지정이 되어 있는 동종
대웅보전 꽃문살
대웅전 천정 반자의 조각과 꽃무늬
그리고 가을 춘추벚꽃
내소사 위치 : 이곳
지난 내소사 여행기 보기
(찍은 사진이 모두 비슷비슷합니다.)
내소사 들어가는 입구에서 올려가 본 관음봉.
초등 3학년의 지율 군.
4살 때부터 산에 데리고 다니면서 차박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학과 일상이 바빠 자주 못 가고 있네요.
아이들 보면 세월이 빨리도 흐르는 걸 알 수 있네요.
상단 오른편 사진이 4살 때 데리고 오른 팔공산 비로봉.
내소사 들어가는 전나무 숲.
월정사 전나무숲길과 함께 운치 있는 길로 소문이 나 있지요.
막바지 단풍이지만 예쁜 가을 풍경입니다.
일주문 바로 앞에도 고목 느티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그건 할머니 느티나무로 칭하고 있고 이곳 경내 느티나무는 할아버지 느티나무라고 합니다.
수령이 1000년이 넘었고요.
시대로 치면 고려.
내소사 역사를 모조리 기억하고 있는 고목입니다.
내소사에서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에서 지나치고 있는 동종.
국보로 지정이 되어 있는 이 동종은 고려 후기(1222년 제작) 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사진은 동종 상단의 장식물입니다.
내소사 본전인 대웅보전.
외형으로 봐서는 단청이 되어있지 않은 듯한데 실제로는 단청이 바래서 색이 사라져서 그리 보입니다.
대웅전 뒤편으로 돌아서보면 지붕에 단청 자국이 아직 남아 있고요.
내소사에서 꼭 한번 눈여겨봐야 할 대웅전 꽃문살.
8개의 문짝에는 연꽃과 모란, 국화의 문양이 만들어져 있는데 문짝 하나마다 정성을 다해 새겨진 꽃살을 살며시 만져보면 목공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대웅전 안에서 숨어있는 보물 찾기가 있는데 석가부처님 뒤벽으로 돌아가보면 하얀 옷의 백의 관세음보살이 그려져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이 푸른새(청조)가 되어 이곳 대웅전 단청 작업을 하고 있는데 동자가 문틈 사이로 쳐다보는 바람에 뒷벽으로 가서 관세음보살이 되었다는..
지금도 이 보살 그림에는 그리다 만 빈 자국이 있답니다.
대웅전 천정의 조각은 그야말로 예술적 작품으로 쳐도 최고의 걸작입니다.
연꽃과 모란, 그리고 쌍학들이 그려져 있고 주변에는 부처님을 찬양할 때 사용되는 음악 기구들이 많이 그려져 있답니다.
그림 외에도 조각은 최고의 볼거리.
그 옛날 어떤 목수가 컴퓨터로 정교하게 디자인한 것처럼 이처럼 멋진 작품을 만들었을까?
온갖 수식어로 수놓던 가을도 이제는 멀어지고 있네요.
사람들은 삭막한 계절이라고 하는데 난 그 삭막한 계절 만추가 너무 좋습니다.
이전에는 소래사라고 불리웠던 내소사.
그 대청에 앉은 10살.
하부지와의 추억을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
내소사 명물 산수유.
절집 경내에서 보기 드문 산수유가 이곳에 한그루 자리하고 있답니다.
내소사 춘추벚꽃은 이전에는 개울가에 있는 게 전부였는데 오늘 보니 새로이 조성된 나무가 있네요.
작은 나무에 붉은 홍매가 가득 피었습니다.
경내 분잡한 곳과는 약간 떨어져 있어 사람들은 멀리서 보아 나무에 뭔 꽃등을 장식한 걸로 알고 있답니다.
가까이 와서 보고..
"어머!! 꽃이네." 한답니다.
예쁘네요.
홍매 외에도 오래전부터 이곳 개울가에는 춘주벚꽃이 두어 그루 있는데 올해도 늦게 방문했는데도 아직 활짝 피어 있네요.
이곳은 백매입니다.
늦은 가울 단풍과 함께 피어있는 하얀 매화가 더욱 돋보입니다.
단풍과 함께 피어있는 내소사 춘추벚꽃은 아마도 아직 한참 동안 피어 있을 것 같은데 특이한 풍경 구경 하시려면 내소사로..
고즈넉한 내소사의 풍경.
많이 화려하지도 않고 많이 번잡하지도 않은 소곳한 여행지.
우리가 원하는 휴식(休息)의 절대 장소가 아닐까요?
다시 전나무 숲길을 천천히 걸어 나옵니다.
가을은 아직도 남아 있네요.
일주문 입구 옆에 있는 정든민박집.
이제는 민박은 하지 않고 지내는 주인 어르신.
25년 전에 변산 종주를 한답시고 온산을 헤매고 이곳 주인장이 날머리로 마중을 나와서 밤새 정든주 마시며 그때부터 서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는데 그 세월이 벌써 이만큼...
(작은 사진이 오늘 찍은 것이고 25년 전에 찍은 사진은 이곳)
참 오래된 인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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