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고운 시기..
아내와 함께 가을 여행을 다녀 왔네요.
이맘때 가장 붐비는 내장산자락 단풍을 구경하고 변산으로 달려서 서해안의 낙조로 유명한 솔섬 일몰을 구경 한 다음 언제부터인가 그리움으로 자리했던 모항에서 술떡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내소사를 구경하고 되돌아 나오면서 정든민박에 들려 인사 드리고 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왔답니다.
온통 가을로 가득한 산하..
다시 한 계절이 지나면서 그 속에 나를 묻어 봅니다.
대구 - 내장산(내장사) - 모항 - 솔섬(일몰구경) - 모항 1박 - 내소사 - 정든민박 - 대구
내장산 단풍입니다.
이번주가 가장 절정입니다.
금요일 평일인데도 사람 엄청나게 찾아 왔네요.
울긋불긋한 단풍이 곱기는 하지만 올해 단풍은 가을 고온으로 말라버린 잎이 많아 조금 아쉽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해운당 옆 정혜루에서 따스한 차 한잔을 얻어 마셨습니다.
늘 술잔만 들다 찻잔을 드니 많이 어색합니다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차 한잔이 마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평일 인파가 이 정도이니 주말이나 휴일에는 엄청난 방문객으로 북새통이 될 건 뻔하네요.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 명소로 소문난 내장산.
제대로 단풍을 즐기려면 조금 일찍 출발해야 겠네요.
맨 꼭대기 한곳에 무리지어 달린 감이 시선을 끕니다.
어떻게 저렇게 많이 한 곳에 달릴수가 있는지...
조금 옆으로 아직 덜 물든 단풍나무가 있는데 초록과 노랑, 그리고 붉은 단풍잎이 한데 어울려 멋진 가을을 연출하네요.
내장산을 나와서 변산으로 달렸습니다.
일정이 여유로와 급할게 없네요.
줄포만 안쪽으로는 썰물..
붉게 보이는 것들을 옆지기는 함초라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썰물..
온통 갯벌.
모항에 도착 했습니다.
모항으로 가는 길
안 도 현
너, 문득 떠나고 싶을 때 있지?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 따위 눈 딱 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비로소 여행이란,
인생의 쓴맛 본 자들이 떠나는 것이니까
세상이 우리를 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 스스로 세상을 한번쯤 내동댕이쳐 보는 거야
오른쪽 옆구리에 변산 앞바다를 끼고 모항에 가는 거야
부안읍에서 버스로 삼십 분쯤 달리면
객지밥 먹다가 석삼 년만에 제 집에 드는 한량처럼
거드럭거리는 바다가 보일 거야
먼데서 오신 것 같은데 통성명이나 하자고,
조용하고 깨끗한 방도 있다고,
바다는 너의 옷자락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대수롭지 않은 듯 한 마디 던지면 돼
모항에 가는 길이라고 말이야
모항을 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거든
모항 가는 길은 우리들 생이 그래왔듯이
구불구불하지, 이 길은 말하자면
좌편향과 우편향을 극복하는 길이기도 한데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드는 싸움에 나섰다가 지친 너는,
너는 비록 지쳤으나
승리하지 못했으나 그러나, 지지는 않았지
저 잘난 세상쯤이야 수평선 위에 하늘 한 폭으로 걸어두고
가는 길에 변산 해수욕장이나 채석강 쪽에서 잠시
바람 속에 마음을 말려도 좋을 거야
그러나 지체하지는 말아야 해
모항에 도착하기 전에 풍경에 취하는 것은
그야말로 촌스러우니까
조금만 더 가면 훌륭한 게 나올 거라는
믿기 싫지만, 그래도 던져버릴 수 없는 희망이
여기까지 우리를 데리고 온 것처럼
모항도 그렇게 가는 거야
모항에 도착하면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을 거야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너는 물어오겠지
아니, 몸에다 마음을 비벼 넣어 섞는 그런 것을
꼭 누가 시시콜콜 가르쳐 줘야 아나?
걱정하지마, 모항이 보이는 길 위에 서기만 하면
이미 모항이 네 몸 속에 들어와 있을 테니까
.....................
https://duga.tistory.com/2610
올 여름 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계절 지났습니다.
왈칵 반가움이 앞서 잠시 바다에 기대어 쳐다 봤습니다.
그저 그런 서쪽 바닷가의 작은 항구.
근데 왜 이곳이 그리움으로 남아 있었을까요?
글쎄요....ㅎ
모항을 잠시 구경하고 솔섬으로 차를 몰아 갔습니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
솔섬 일몰은 죽기전에 꼭 한번 봐야 할 여행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서해 일몰 장소로 아주 유명한 곳이라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구요.
썰물이 진행되고 있어 솔섬은 물이 빠지면 걸어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썰물로 걸어 들어온 솔섬에서 본 일몰 전 풍경.
솔섬 들어와서 섬 위로 올라가는 길이 제법 위험합니다. 비추..
솔 섬에서 바라보는 육지쪽 풍경..
일몰을 찍기 위한, 보기 위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 합니다.
사진작가들과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일몰이 서서히..
섬의 오른편 아래로 일몰을 담으면 아주 멋진 사진이 된다고 하는데..
몇 년 전 제주 차귀도에서 본 멋진 일몰이 생각납니다.
모항으로 되돌아 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방을 얻었습니다.
펜션에서 바라 본 일몰 후 노을...
모항..
앞에 우뚝 솟은 건물은 모항 해나루가족호텔입니다.
이제 술을 마실 시간이네요.
그리웠던 모항에서...
아침해가 줄포만 건너편에서 떠 오릅니다.
모항의 새 아침.
줄포만 건너로 선운산이겠지요.
바로 아래 모항해수욕장이 냐려다 보입니다.
갯벌해수욕장입니다.
해변에는 뭔 탐지기를 들고 뭘 잡는듯한...
줄포만의 아침.
선운산이 건너 보입니다.
모항 바닷가에 있는 수령 300년의 팽나무.
모항의 당산나무입니다.
숙제처럼 찾아 왔던 모항을 되돌아 나옵니다.
아침 이른 시각에 찾은 내소사.
이런 시각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좋습니다.
되돌아 나올 무렵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구요.
전나무 숲길 지나 내소사 천왕문까지 이어지는 짧은 단풍길이지만 제가 볼때는 내장산 단풍보다 휠씬 낳습니다.
정말 화려하고 예쁜 아기단풍들이 수령 짙은 고목들에서 아주 멋지게 가을을 연출 하네요.
자주 들린 내소사.
내소사의 명물 느티나무
이곳 내소사에는 일년에 두번(봄, 가을) 꽃을 피우는 벚꽃나무가 있습니다.
지금 완전 만개입니다.
산수유나무
대웅전
대웅전 꽃문살.
이걸 보기 위해 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내소사를 나와서 정든민박으로..
인연을 맺은지 20년이 지났네요.
집 앞 정든공원에는 붉게 익은 감나무들로 가득..
이걸 한바구니 따 주어서 가져 왔답니다.
올해 80세가 휠씬 지난 주인장.. 아저씨.
처음 만날때가 제 나이였으니 그땐 술도 엄청 많이 드셨지요.
정든주로 날을 새웠으니..
크게 아프고 난 뒤로 술을 딱 끊고 지금은 뜰을 가꾸고 여름이면 찾아오는 민박 손님들을 대하며 아직도 정정합니다.
정든 민박 뜰에서 아내가 찍어 준 기념사진.
우측 작은 사진은 10년 전 사진입니다.
20년 전 사진을 보실려면 .. https://duga.tistory.com/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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