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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입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놓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내 인생에서 각별한 사람은 누구일까?
지우지 못하는 사람. 지웠는데 지워지지 않는 사람.
각별한 그에게 나도 각별할까?
언젠가 지워지겠지 하면서도..
詩라는 게 이렇게 박음질을 풀어주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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