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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각별한 사람 -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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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입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놓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내 인생에서 각별한 사람은 누구일까?

지우지 못하는 사람. 지웠는데 지워지지 않는 사람.

각별한 그에게 나도 각별할까? 

언젠가 지워지겠지 하면서도..

 

詩라는 게 이렇게 박음질을 풀어주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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