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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목 놓아 우는 소녀가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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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시간..
조그만 네거리의 좌회전 신호에 멈춰 있었다.
거리의 네온 불빛을 받은
빨강색 앞 차가 반짝반짝하게 윤기가 난다.


좌측으로 화살표가 생기고
앞 차들이 꼬리를 만들어 사라지는데,
빨강색 차는 움직이지를 않는다.



.......
.......

다시 빵..빵 ..  하여 본다.


그러나 빨강색 차는
와인빛처럼 진한 브레이크등만 보여주고 꼼짝 않는다.
고장난 것일까?
그 사이 하나의 곡선은 끝나고 직선은 이제 나의 차 뒤로만 이어져 있다.


내려서 다가간다.
약간의 신경질이 난 표정으로 ..
문을 두어번 두드린다.
아무 기척이 없다.


순간, 약간 당황스럽다.

약간 더 짜증을 내는 표정을 지어
문을 당겨 본다.
그리고,


- 이보시오! 신호가 바뀌었어면 빨리 가던지 차가 문제가 있어면 비상 점멸등이라도 켜 놓던지 -
라고 언성을 높여 이야기 할려는데..


그 소녀는 울고 있었다.
핸들을 꽉 쥔채 서럽게 울고 있었다.
통곡하고 있었다.


살며시 비상버튼을 눌러 주고 문을 닫으며,
뒷차들에게 손짓을 하여 주었다.
비켜 지나가라고..


생각하여 보니..
젊은 날, 어여쁜 날들만 채워 보내여 졌던가!
간혹 나도 통곡하며 울지 않았던가.
그 때 누군가 나에게도 등을 두드려 주었겠지.


이제는 살면서 통곡처럼 소리내는
환희는 잊어 버리고
그 모든 것 담아 술잔으로 마시는 핑계.


오늘은
세상을 향해 목놓아 우는 그 소녀가
진정 부러워라.


2008.7월 29일의 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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