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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계절인 가을의 한 복판에 서 있습니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일년에 한번씩은 몸살을 앓나 봅니다. 이파리 가득하였던 나무들도 부족한 엽록소로 인하여 빨갛게 물들이다가 결국에는 그것마저도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훌쩍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쳐가면 떠오르지 않던 한 귀절의 시도 돋아 나오고 잊어 버린 얼굴도 스쳐 갑니다. 그리움은 마음 창고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추억으로 시작되는 되새김은 어느 순간 이별의 기억으로 잠시 아픔이 되고 그 뒤 마음속에 자리하는 것은 아픔이기 보다는 그리움이라는 모호함으로 남아 가을에 묻혀 버립니다. 고독과 그리움은 그렇게 어우려져서 이 가을에만 즐길수 있는 아픈 유희인지 모릅니다. 언듯 언듯 자학하듯이 스스로를 늪에 빠뜨려 봅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고엽(枯葉) 프레베르(Jacques Prevert)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한 나날을, 그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다.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을 잊을 수 없어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북풍은 모든 추억과 뉘우침을 싣고 갔지만 망각의 춥고 추운 밤 저편으로 나는 그 모든 걸 잊을 수 없었다.네가 불러 준 그 노랫소리 그건 우리 마음 그대로의 노래였고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다.우리 둘은 늘 곁에 있었다. 그러나 남 몰래 소리 없이 인생은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놓는다.그리고 모래 위에 남겨진 연인들의 발자취를 물결은 지우고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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