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능선길을 거의 혼자 독차지하는 행운의 산행을 하였습니다.
거의 전구간이 그저께 내린 눈으로 소복히 덮여있고 눈길 밑으로는 모두 꽁꽁 얼어있어 걷기에 정말 힘이 들었지만 발자국 전혀없는 탐스러운 눈길 위를 내 발자국만 남기며 걷는다는게 여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소백산 국립공원에서..
소백산 산행은 비로봉 정상에서 국망봉을 잇거나, 연화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산행이 가장 인기있는 코스인데 이런 인기 구간과는 무관한 도솔봉은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해져 있으면서도 찾는 이들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다만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주능선 코스로서 대간길을 걷는 이들은 무조건 꼭 밟고 가야하는 구간이구요.
도솔봉(兜率峯)은 높이 1,314m로서 소백산 국립공원에서 비로봉, 국망봉, 연화봉(1,2봉포함)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입니다.
산세는 바로봉 능선과는 달리 군데군데 날카로운 바위 능선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상부도 바위로 이뤄져 있습니다.
중앙고속도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영주 지나고 죽령터널 지나기 전 좌측에 있는 높은 봉우리가 도솔봉입니다.
도솔봉 산행은 주로 죽령에서 시작하여 도솔봉에 오른 다음 충북쪽의 사동리로 하산하거나 경북쪽의 전구리로 하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원점회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산악회에서 많이 이용하는 코스이고 자가차량을 이용할때는 부득히 죽령에서 시작하여 죽령으로 되돌아 와야 합니다. 아니면 사동리로 하산하여 택시를 이용하여 죽령으로 돌아와야 하구요.
근데 문제는 도솔봉정상에서 사동리나 전구리의 코스가 모두 비탐방방로 구간입니다.
두 곳 하산코스가 등산로는 이어져 있지만 분명한 것은 비탐방로...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안내판은 이 두곳으로는 없습니다.
혹시 산악회에서 도솔봉 코스를 운영하실때는 일단 이 점을 참고 하셔야 합니다.
도솔봉과 연화봉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죽령(竹嶺)은 한문 그대로 대재라고도 하는데 해발 689m입니다.
경북 풍기와 충북 단양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는데 죽령터널이 생기기 전에는 모든 차들이 이 높은 재를 넘어 운행을 했는데 지금은 터널이 생겨 죽령고개는 여유로은 나들이 차량들과 소백산 산행을 위해 찾는 이들로 매우 한가한 편입니다.
죽령 재만디(?)에 올라서면 단양쪽에는 휴게소가 있고 풍기쪽에는 주막이 있습니다.
도솔봉 산행은 남쪽 풍기쪽에 있는 주막집 맞은편에서 산행이 시작 됩니다.
이곳 죽령에서 도솔봉까지는 6km로서 빨리 걸어도 3시간 이상은 잡아야 합니다.
산행시간도 길지만 산행구간의 코스도 만만찮아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큰 파도를 몇 번 타야하고 위험구간도 여러번 지나야 합니다. 죽령의 해발이 690여m이고 도솔봉의 고도가 1,300여m이니 대략 600m이상의 고도차기 있기 때문에 능선구간이라고 절대 만만찮게 보면 안되는 코스입니다.
특히 죽령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는 왕복 6~7시간 이상 잡아야 하기 때문에 체력과 시간운영을 잘 하여야 합니다.
날씨는 조금 포근하지만 바람은 쌀쌀한 주말..
스패치와 아이젠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겨진 하루..
하얀 눈 위에 내 발자국만 남기며 갔다가 내 발자국만 보며 돌아온 도솔봉 산행의 하루였습니다.
산행코스 : 죽령 - 도솔봉 - 죽령(원점회귀)
소요시간 : 6~7시간
특징 : 체력소모가 많은 큰 파도구간(삼형제봉)이 있고 구간별로 안전시설이 없는 위험구간이 다수 있음
도솔봉 산행의 가장 큰 매력은 소백산 주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날 미세먼지가 많다고 예보가 되어 있었지만 다행히 조금씩 풀려서 소백산 주능선이 조망이 되었습니다.
더욱 맑은 날씨에 봤다면 더 좋겠지만 이 정도로 만족..
도솔봉 등산지도, 도솔봉 산행지도
위 지도는 소백산국립공원에서 만든 것을 편집한 것입니다.
따라서 비탐방로는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솔봉에서 사동리나 전구리로 하산하는 코스가 비탐방로이기 때문에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죽령주막
고개마루에서 북쪽에서 단양의 휴게소가 있고 남쪽에는 풍기의 주막이 있습니다.
들머리는 이 주막집 맞은편에 있습니다.
참고로 죽령주막의 맛난 단호박막걸리 한잔은 2,000원. 패트병에 담아 갈려면 7,000원..
아주 맛납니다.
죽령주막 맞은편의 들머리
자동센서가 설치되어 사람이 들어서면 야간산행을 경고하는 안내말이 나옵니다.
산길로 들어서면 이런 포근한 길이 잠시 이어지는데 얼마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눈길과 빙판길..
그저께 내린 눈으로 모든 등산로가 덮여 있는데 그 아래로는 이번 겨울의 강추위로 등산로가 모두 꽁꽁 얼어 있습니다.
걷기에 아주 힘든 ..
국립공원 등산로에는 이런 리본이 달리면 바로 제거가 되는데 이 구간은 위낙에 탐방객들이 적으니 그냥 달려 있습니다.
등산로는 온통 눈입니다.
앞쪽으로 지나간 자국이라고는..
이런 가벼운 친구가 있었네요.
뒤돌아 보니 내 발자국이 나를 따라 오고 있구요.
한시간 이상 쉬지않고 걸으니 앞쪽으로 멀리 도솔봉이 건너다 보입니다.
안내판도 눈 속에 푹 파묻혀 있구요.
만약 스패치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정말 고생 많이 했을것 같습니다.
아이젠 없이는 전진 불가이구요.
약간 조망이 트이는 바위 위애서 가야할 길을 가늠해 봅니다.
멀리 뒷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도솔봉.
정상 가까이까지는 거의 조망이 트이지 않는 숲길.
눈이 많이 덮여 등산로가 구분이 잘 안되는 곳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커다란 바위 턱 아래 양지에서 오찬을 ..
빵+컵라면+뜨거운 커피
아주 다정한 친구 두마리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금방 지나갔네요.
도솔봉이 조금씩 다가 옵니다.
두어시간 열심히 걷고나니 이제 남은 거리가 더 짧아 집니다.
전방으로 멋지게 조망이 트이는 바위가 있어 올랐습니다.
도솔봉(좌측)과 북쪽 풍경의 파노라마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도솔봉.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에 오르면 그냥 밋밋한 능선길이 될 것 같은데 막상 가보니 그곳에서도 숱한 오르내림이..
동양화를 감상 합니다.
눈이 만든 멋진 동양화
군데군데 가파르고 위험한 구간이 있습니다.
이런 장면을 만나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요.
겨울 막바지의 햇살이 일찍 기울고 있는 느낌에 조금 조바심이 듭니다.
3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서 도솔봉에 도착.
베낭을 내려놓고 소백산 주 능선을 천천히 감상 합니다.
제 2연화봉
KT 송신탑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소백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도솔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조망되는 풍경
바로 앞쪽으로는 삼형제봉이 연이어 있고 좌측 높은 봉우리가 출입이 업격하게 금지된 흰봉산,
그리고 우측으로 소백산 주능선의 파노라마
멀리 산행기점인 죽령고개가 보여 집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출발지였던던 죽령을 바짝 당겨 봤습니다.
좌측으로 높다랗게 세워져 있는 탑은 죽령터널 환기구입니다.
소백산 비로봉 정상(우측)과 좌측방향으로 제1연화봉, 그리고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이 조망 됩니다.
천문대 건물도 희미하게 보여 지네요.
비로봉 정상
바람에 휩쓸려 온 눈턱이 눈썹마냥 보여 집니다.
한눈에 조망 되는 비로봉 전체 능선 파노라마
죽령부터 멀리 국망봉까지 모두 조망 됩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도솔봉에서 조망되는 북쪽 파노라마
좌측은 백두대간길이 이어지는 묘적봉 묘적령 구간이고 우측은 흰봉산이 바로 앞으로 조망이 됩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묘적봉, 묘적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코스
흰봉산은 비탐방구간인데도 찾아가는 이들이 간간 있는것 같습니다.
동양화처럼 보여지는 흰봉산
왔던길로 다시 하산을 합니다.
만나는 건 오전에 걸어왔던 내 발자국..
겨울해가 짧습니다.
죽령에 도착하니 낮동안 온화하던 날씨가 약간 쌀쌀합니다.
주막집에 들려 시원한 대포 한잔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묵직한 놋그릇에 담아주는 단호박동동주..
그야말로 박채일잔(薄菜一盞)이지만 거친 山行 후 천하제일의 甘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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