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시곤 "응봉 패션이 뭐지? " 하셨을 듯합니다.
"응봉"은 제가 사는 지역 면 소재지 지명입니다.
응봉면은 관광지로는 예당 저수지와 산행지로는 봉수산
그리고 쌀 생산 외에도 사과 배 등 과수재배가 활발합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으면, 용봉산 가야산 팔봉산 대둔산도 당일 산행지로 여유롭고..
여행지로는 안면도 독립기념관 온양온천도 어렵지 않게 다녀 올 수도 있습니다.
지역 설명은 간단하게 드리고..
응봉 패션이라는 제목으로 제 귀촌 생활 적응에 대한 우스갯소리로 펼쳐 보고자 합니다.
처음 이사 후 외출을 할 때에는 늘 단정한 복장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텃밭에 갈 때만 신던 저 신발을 복돌이 녀석 산책 시에도 신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자연스럽게 그 영역을 넓히기 시작을 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처음 저 신발 구입 후 가까운 농협에 갈 때도 망설였는데 요즘은 장터까지 넉살 좋게 신고 다닙니다.
심지어 친구와 군산 여행과 보령 해저터널 여행 시에도 신고 다녔습니다.
물론 여행 시에는 절대 신으면 안 되는데.. 출발 후 친구의 지적으로 알았습니다.
뭐.. 어떡합니까.. 이왕 신고 나온 거..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문제는 저 신발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겁니다.
바지도 편한 펑퍼짐한 바지에..
머리 감기 귀찮은 날에는 안 쓰던 모자를 눌러쓰고 다니고..
이제는 응봉 패션에 적응(?)이 된 듯합니다.
얼마 전 후배와 함께 예당호 출렁다리를 갈 때도 응봉 패션을 유지했습니다.
근처 어죽 식당에서 후배가 하는 말.. " 형! 포터하고 형 복장이 잘 어울리는데 "..
휴일 외출 시 넥타이를 안 매면 허전했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 당시에는 지금의 제 모습을 상상도 못 했습니다.
뭔가를 이루어 놓아야 할 나이가 아닌 현재의 삶을 즐길 나이라는 생각입니다.
제 성격상 아직도 단정한 복장을 늘 추구를 합니다만 귀촌 생활에 불편까지 감수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딸들과 사위들이 방문했을 때에는 음식 준비 후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작년 여름에 너무 더워서 장터에서 일명 "냉장고 바지"라는 편한 고무줄 바지를 세 벌을 샀습니다.
놀러 온 사위들에게 편하게 입으라고 선물로 주었더니 사위들은 예상외로 너무 좋아하더군요.
"아버님 바지가 편하기도 하지만, 선물이 너무 좋습니다.. 이제 정말 한 가족이 된 듯하고..."
별 생각 없이 잠시라도 편하게 입고 지내라는 생각에 구입을 했는데..
딸들에게는 왜 우리 옷은 안 사주냐고 칭찬이 담긴 핀잔을 들었습니다만~^.^
네~ 가끔이지만 멋 부리고 싶다는 주책맞은 생각을 합니다.
산행 시에는 평소 안 쓰던 선글라스도 써보고~~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고 장터 구경을 할 때도 있습니다.. 기분 전환 겸..
아직도 삶에 대한 욕망이나 욕심을 100 % 내려놓지는 못 했지만..
나름의 기준으로는 영혼의 무게는 많이 가볍게 한 듯합니다.
먹고살아야 한다는.. 경쟁에서 버텨야 한다는 일상의 진리도 이젠 무의미합니다.
잡다한 인생 업무를 접었으면 이제는 유유자적한 시간을 즐기면서 지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가벼워진 제 영혼과 담소를 나누면서 산다는 게 아직도 요원 하지만..
그래도 촌스러운 모습에 너그러워진 제가 대견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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