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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유가사~수성골~대견봉(비슬산 정상)~대견사지~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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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정상의 억새와 까마귀 가족 이야기

 

비슬산을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명산이라 일컷습니다.

봄이면 진달래, 여름이면 초원, 그리고 가을의 억새, 겨울의 설경.. 이 모두가 그 어느산에도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산 이름들이 모두 산세나 전설등에서 그 이름을 가지는데 이곳 비슬산(琵瑟山)은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기에 비파비(琵)와 거문고 슬(瑟)자를 이름으로 삼아 지은 것일까요?  이는 전설이 담긴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大見峰)의 바위에 걸터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면 정말 이곳에서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앉아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대견봉에서 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낙동강을 굽어보는 아늑하고 편안한 능선길로서 타박타박 걷다보면 어디선가 비파소리나 거문고 소리가 들려오는듯 느껴 지기도 하지요.

 

비슬산의 또 다른 장점은 산행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이 산의 높이에 비해 짧습니다.

유가사에서 도성암을 거쳐 좌측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오르면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리는 유가사~수성골~정상 코스는 발이 조금 빠르다면 1시간정도만 하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비슬산은 아름다운 산세에 걸맞게 다양한 등산코스가 설비되어 있으므로 체력이나 시간에 맞춰 멋진 가을날 정상의 억새와 까마귀 가족(아래 본문에 소개)을 만나러 떠나보세요.

 

전 대견사지에서 일몰을 구경하기 위하여 약간 늦게 산에 올랐는데 저와 같이 이런 시간대로 맞추려면 유가사에서 오후 2시나 3시 전에 출발하여 대견사지에 4시쯤 도착한 다음 정상의 억새와 조망을 충분히 즐기고 4시 30분쯤 대견봉으로 출발하여 5시 30분쯤 대견봉에 도착, 조망과 풍경을 즐긴 다음 6시 무렵 낙동강의 유유한 풍경속으로 일몰이 시작되는 것을 감상한 다음 휴양림으로 내려 오면 됩니다. 가을에는 6시가 지나면 어두어지기 시작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후랫시와 방온복 등)를 하고 올라가야 합니다.

 

 

대구에서 유가사나 자연휴양림 교통편 안내(자가차량 제외)

 

1. 유가사나 자연휴양림을 가장 빨리 쉽게 가는 방법

대구서부정류장에서 현풍으로 가는 직통버스를 타고 현풍시외버스터미널에 하차한 다음 택시를 이용하여 유가사나 자연휴양림으로 오르는 방법이 가장 시간을 절약하고 손쉬운 방법입니다.

(택시 요금: 현풍시외터미널~유가사 버스주차장이나 자연휴양림 버스주차장까지 8,000원, 유가사입구나 자연휴양림 입구까지 들어갈때는 10,000원)

 

2. 시내버스 이용

시내버스는 평일에는 자연휴양림에는 다니지 않습니다. 주말과 휴일에만 운행

평일 운행 시내버스는 달성 5번 버스로서 유가사만 운행 됩니다.(시간표는 아래 표 사진 참고)

 

주말과 휴일에는 달성 5번 시내버스와 600번 시내버스가 운행됩니다.(유가사와 자연휴양림)

시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두가 출발지는 대곡역 1번출구 버스 정류장이므로 참고 바랍니다.



 

(시내버스는 여러곳에 정차를 하고 달성공단을 경유하므로 대곡역에서 도착지까지 약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됩니다.

따라서 일행이 있다면 현풍까지 직통버스를 이용하고 이곳에서 택시를 타는 것이 나을 것도 같습니다.) 

 

 

 

비슬산 등산 지도

 

오늘의 등산코스(위 지도에서 노랑색)

 

유가사 주차장 - 유가사 - 시탑 - 수성골 -  대견봉(정상) - 마령재 - 대견사지 - 비슬산자연휴양림 - 주차장

 

 

유가사 입구

 

유가사 경내의 노랗게 물드는 은행잎과 함께 뒷편으로는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의 바위가 조망됩니다.

 

 

 

유가사는 오래된 절로서 옛날에는 사세가 아주 컸으나 지금은 주위의 수도암과 경북의 3대 수도처라 일컷는 도성암 정도가 부속암자로 되어 있습니다.

 

유가사 주위에는 이렇게 시비를 만들어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 바람같은 거야..

묵연스님의 글이 와 닿습니다.

 

이 세상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불어 모든 사연 공허하게 하지

 

.......................................

 

 

수성골로 오르는 길에는 이런 소나무가 한 그루 있고 안내판에 세워져 있습니다.

소나무가 자라면서 지상으로부터 두갈래로 갈라져 자라는 것을 반송이라 하는데 이렇게 특이하게 여러갈래로 갈라져 자라는 나무는 좀 드물다고 합니다.

위 소나무는 일곱갈래로 갈라져있고 수령이 약 80년이라 합니다.

수성골로 올라가다가 왼편에 있으니 한번 눈여겨 보시길 바랍니다.

 

비슬산 정상 1.7km

비슬산 정산 1.4km(급경사)

시간도 절약할겸 급경사길을 택하여 오릅니다.

 

 

 

간간 비탈진 곳에는 밧줄도 매어져 있고 철계단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철계단이 있는 곳까지 올라오니 멀리 조화봉과 진달래 능선이 조망됩니다.

 

 

 

거의 정상에 다 올라 왔네요.

축지법을 약간 사용했더니 유가사에서 1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ㅎㅎ

 

비슬산 정상 부근에 억새가 이만큼 많았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와 닿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가을에는 단풍보다 약간 이르게 억새가 먼저 가을산 분위기를 띄우는데 멀리 갈 필요 없습니다.

이곳 비슬산 억새..

그 어느 산보다도 멋지네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우측으로는 달성보가 조망됩니다.

 

정상인 대견봉..

이전에도 한번 지적하였는데 글씨가 쓰인 방향을 남쪽으로 돌렸으면...

대개가 점심때 이전에 이곳 정상에 오르는데 그땐 역광이라 정상석과 같이 사진 촬영이 어렵습니다.

오늘은 오후 늦은 시간이라 정상석에 해가 바로 비춰 선명하게 보여 집니다.

 

북쪽 바위 아래로 조망되는 유가사 방향

 

우측으로는 도성암이...

 

그리고 조금 전 올라온 기점인 유가사가 발 아래로 조망됩니다.

 

멀리 대구시가지도 조망되구요.

 

대구 시가지 뒤로는 병풍처럼 팔공산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인구 250만 이상인 도시에서 1,000m가 넘는 산이 앞,뒤로 둘러싸고 있는 도시는 이 세계에서 대구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낙동강(좌)과 금호강(우)의 합류지점.

다사의 강정보도 보여집니다.

 

달성공단 너머로 달성보가 조망되구요.

 

서남쪽 건너편으로는 조화봉과 진달래 능선이 아늑하게 보여집니다.

 

용연사 올라가는 길에 있는 옥연지 못과 반송마을이 발 아래로 조망됩니다.

요즘 한창 공사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 연결도로가 조금씩 윤곽을 나타내고 있구요.

 

정상에는 등산객들이 흘린 찌거기를 주워 먹으려 온 새들이 간간 보여 집니다.

이런 새도...

 

또 이런 새도..

 

 

그리고 ..

까마귀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3시 20분쯤 유가사에서 출발하여 정상에 오르니 4시가 조금 지났습니다.

정상에 앉아 조망을 즐기며 파리바게트에서 사 가지고 간 빵을 꺼내어 먹고 있는데 어디선가 까마귀 한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오후 늦은 시각이라 등산객은 아무도 없어 심심하던 차에 나타난 까마귀가 반가워 말을 걸기 시작하였습니다.

 

빵 좀 주랴?

하며 빵 부스러기를 만들어 바위 위에 얹어 놓고 다시 말을 걸었습니다.

이리와.. 먹어...

 

까미귀는 약 3m 전방에 앉아 저를 힐끔 바라보며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까악... 까악,,, 하면서요.

산에 자주 다니는 분은 아실것입니다만 까마귀는 산에서는 길조로 만나면 반갑답니다.

근데...한마리 까마귀가 울고 나더니 조금 있으니 어디선가 까마귀 한 마리가 더 나타났습니다.

이제 까마귀는 두마리..

바위 위에는 빵 부스러기가 그대로 있구요.

저는 두마리가 먹을려면 모자랄 것 같아 좀 더 많은 빵을 부수어 올려 놓고 살짝 물러 났습니다.

당연히 까마귀 두마리가 와서 맛있게 먹을 줄 알았지요.

 

그러나 제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두 마리의 까마귀는 날아 갔습니다.

빵 부스러기 가까이까지 날아와 먹을 것을 쳐다보고도 먹지 않고 날아 가 버린 것입니다.

정말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까마귀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치어다 보니 한두마리가 아닙니다.

여러마리가 다시 왔습니다.

아까 있던 두마리가 어디론가 가서 가족들을 데리고 온 것입니다.

 

 

까마귀 가족들이 제가 먹이를 놓아 둔 곳에 가까이 앉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인듯한 까마귀 한마리가 먼저 빵 조각을 하나 쪼아 먹더군요.

그러더니 나머지 까마귀들도 모두 모여 빵을 먹었습니다.

제가 놔 둔 빵 조각으로는 저들을 모두 배 불리 할 리는 없는데

그들은 누구하나 제 스스로의 배만 채우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구요.

사람들이 재수없다고 싫어하는 까마귀한테 이런 놀라운 가족애(동료애)가 있었습니다.

까마귀가 먹는 모습은 사진을 찍지 못하였습니다.

혹시나 놀라서 날아 갈까봐서요.

제 배만 채우는, 제 욕심만 채우는 인간은 어쩌면 까마귀보다 하등동물인지도 모릅니다.

저들은 우리를 보고 늘 웃고 있을지도 모르구요...

 

정상에서 까마귀와 있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5시를 넘었습니다.

부리나케 일어나 대견사지로 향합니다.

적어도 6시가 되기 전에는 가야 일몰을 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슬산 정상의 억새군락

 

억새와 함께 조망되는 조화봉 풍경

 

 

 

 

 

 

 

 

 

정상에서 대견사지로 향하는 능선길..

이곳에도 많은 가지로 나눠진 반송이 있네요.

 

되돌아 본 비슬산 정상. 대견봉.

왼쪽 바위 자락이 정말 멋집니다. 신선이 비파나 거문고를 타는 자리로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곳입니다.

 

대견봉 정상과 아울러 멀리 가야산이 조망 되네요.

 

 

 

진달래 평원은 군데 군데 억새로 인하여 석양빛에 반짝거립니다.

 

 

 

가야산

 

 

 

조화봉 기상관측소

 

기상관측소와 함께 비슬산 명물인 톱바위

 

대견사지는 다시 절을 짓기 위하여 공사 중입니다.

현재 문화재 발굴 단계이구요.

 

대견사가 중건되면 이 삼층석탑과 함께 비슬산의 또 다른 명물이 되겠지요.

 

 

 

대견사지는 유물발굴 공사로 현재 출입금지입니다.

 

 

대견사지 일몰 풍경은

http://duga.tistory.com/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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