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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지리산 화대종주,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 - 첫날


20대 초반,

친구와 둘어서 지리산 종주를 나섰는데 그때는 지금과 달라 대피소도 없고 등산로도 정비가 안되어 있어 지리산 종주가 쉽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침낭 같은 건 생각지도 못하고 텐트도 짊어지고 묵직한 석유버너와 따로 석유통도 하나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쌀이랑 반찬과 함께 필요한것들 이것저것 챙기면 그야말로 베낭무게는 어지간한 나뭇짐 무게만큼이나 나가곤 했는데...

여름 아니면 지리산 종주가 쉽지 않았던 그때, 세석의 비탈진 평전에는 모두 텐트촌이 생기고 저녁이면 석유나 쌀이 떨어져 오도가도 못하게 된 이들이 남의 텐트앞에서 노래 한곡 부르고 쌀 한주먹씩 얻어가던 낭만적인 시절...

30여년이나 지나버린 아득한 추억의 이야기입니다.

 

그 뒤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 지리산종주는 참 쉬워 졌습니다. 대피소가 있어 적당히 걷고 나면 실내에서 잘 수가 있고, 그곳에서 파는 것들로 식사를 준비할 수 있고, 등산로도 흔히 말하듯 고속도로처럼 변하고 길목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이어 길을 잊을 염려는 거의 없어져 버렸습니다. 누구는 당일종주로 해 치워 버리고 누구는 능선을 마라톤처럼 달려간다는 이야기를 들어면서 참 세월이 많이도 바꿨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종주도 차가 올라가는 성삼재(해발 1,090m)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타고 천왕봉에 도착하여 중산리로 하산하는 일반적인 코스가 있고, 화대종주(엄사~원사)라하여 이전부터 고전적이면서도 지리산의 진정한 종주라고 여기는 그런 코스가 있고, 이 외에도 태극종주라 하여 지리산을 태극모양의 S자 옆으로 누인 모양으로 바래봉-세걸산-정령치를 좌측으로 연결하고 이어 주능선인 성삼재-삼도봉-세석-천왕봉을 거쳐 동부능선인 왕등재 웅석봉-달뜨기능선-수양산을 연결하는 기나긴 코스를 걷는 이들도 꽤 있습니다. 태극종주의 전체 거리가 90km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던 지리산 종주는 기나긴 여정..

더 나이들기 전에, 시간 날때, 얼른 다녀왔습니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코스는 회엄사에서 올라 능선을 타고 대원사로 내려오는 화대종주.. 일행은 나 혼자.

시간은 일부러 천천히 잡았습니다. 몇년전 안내산악회를 따라 무박산행을 다녀 온 일이 있는데 캄캄한 야간에 앞만보고 정신없이 나가다보니 지리산 구경이고 조망이고 찬찬히 보지 못하여 정말 아쉽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밤에는 잠만자고 낮에는 여유있게 걸어면서 지리산의 풍경을 완전 제대로 즐겼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 초가을의 정취와 함께 덥지도 춥지도 않는 날씨에 무거운 베낭이지만 무거운줄 모르고 정말 행복한 산행을 한 것 같습니다.

 

지리산 화대종주 전체 코스,

화엄사탐방지원센터 주차장 - 화엄사 - 코재 - 노고단 대피소(1박) - 임걸령 - 반야봉 - 삼도봉 - 토끼봉 - 연하천대피소 - 형제봉 - 벽소령대피소(1박) - 선비샘 - 칠선봉 - 세석대피소 - 촛대봉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1박) - 천왕봉(일출)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 - 유평마을 - 대원사  - 유평탐방센터 - 주차장

 

전체 걷는거리 : 약 48km

걷는시간 : 사람마다 다르지만 시속 1.5km~2km + 휴식시간, 식사시간

 

 

대구에서 지리산 종주시 대중교통편 이용방법

 

대구서부정류장에서 남원행 직통버스 이용

07:55, 09:40, 11:37, 13:40, 15:00, 16:55, 19:00 (하루에 7편 있음)

이 중 첫차인 07:55분발 남원행은 구례까지 운행하므로 이 차편을 이용하여 구례까지 한번만에 도착.

구례에서 화엄사까지는 30분~1시간 간격으로 농어촌버스 운행.

 

대구 서부정류장~구례까지 요금 13,400원 (2시간 40분 소요, 남원에서 약 20분간 정차)

구례~화엄사까지 요금 1,100원. 10여분 소요.

 

이후 산행 완료 후 대원사로 하산시,

대원사 밑 주차장에서 진주행 버스 약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 (소요시간 약 2시간, 요금 5,000원)

진주~대구 직통버스 요금 8,600원.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

 

 

지리산

참 자주 가는 산이지만..

이번에 홀로 다녀온 지리산 3박 4일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초가을의 은은함 속에서 능선을 타박타박 홀로 걷는 기분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웅장한 산세의 장관과 안개와 구름속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봉우리들..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숨이 가빠졌습니다.

눈물이 나올것 같은 전률이 온 몸을 타고 흘렀습니다.

가식적 아름다움으로 치장된 이 세상의 허위는 정말 우습게도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전화기도, TV도, 신문도, 뉴스도 없는 적막같은 고요속에 잠시만이라도 머물러 보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세상만사의 시름들..

늘상 안고 사는 것이지만 단 몇 일, 모두 내려놓고 무념무상 단순하게 지냈다는 것도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詩 하나가 늘 곁에 있었습니다.

 

김용택님의 '방창'이라는 제목의 시...

 

산벚꽃 흐드러진

저 산에 들어가 꼭꼭 숨어

한 살림차려 미치게 살다가

 

푸르름 다가고 빈 삭정이 되면

하얀 눈 되어

그 산 위에 흩날리고 싶었네

 

 

내년 이맘때쯤..

아내 順과 다시 와서..

이 즐거운 능선타기를 하면서 푸르름 다가고 빈삭정이 되면 어떻게 살아볼까 궁리를 하는 시간을 꼭 가져볼까 합니다.



 

 

 

 

 


 

 

초가을 지리산 종주.. 걷는다기보담 즐기러 가다.

 

지리산 종주 첫날.

화엄사탐방지원센터주차장 - 화엄사 - 코재 - 무넹기 - 노고단대피소

 


 

 지리산 종주를 떠나기 전 준비물들을 이리저리 챙겨 봅니다.

위에 어질러진 것보다 휠씬 더 많습니다.

감기에 걸려서 커피믹스를 딱 한번만 태워먹자며 2개만 가져 간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답니다.

식사 후 주위의 풍경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는 이들을 보면서 혼자 입맛만 다시고..

 

 구례 주차장에 내려 화엄사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구례 터미널의 간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낙관까지 찍혀 있네요.

 

 이 버스를 타고 화엄사까지...

 

 구례 터미널에서 대략 10여분만에 도착한 화엄사 탐방안내소.

이곳에 내려서부터 화대종주의 기나긴 걷기가 시작 됩니다.

내내 버스에 배낭을 실고 다니다가 이곳에 내려 등짐으로 메니 어깨가 휘청합니다.

50리터가 넘는 베낭에 이것저것 필요한 것만 넣었다 하여도 4일간 지낼 것들을 챙겨 왔으니 베낭 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걸 메고 4일간이나 걸어다니면 무릅 관절이 버텨낼까 은근히 걱정이 되네요.

 

 포장길의 가장자리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만나는 매표소.

국립공원 입장료는 없어졌지만 문화재 관람료란 명목으로 돈을 받는데 ..

이곳의 입장료는 3,500원.

화엄사를 들리지 않고 지리산으로 바로 올라도 이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제 생각..

 

 멀리 노가단 방향의 지리산 능선이 치어다 보입니다.

오늘은 저곳까지만 오르면 끝입니다.

 

 화엄사 입구.

화엄사 구경은 얼마전 김여사와 같이 자세히 하였기 때문에 그냥 통과..

 

http://duga.tistory.com/1156

 

 계곡을 따라 흐르는 도랑을 끼고 저쪽은 화엄사..

이쪽은 노고단길..

 

 노고단을 오르는 길은 처음에는 산당히 부드럽고 좋지만 이내 길은 ...

 

 돌길로 바뀝니다.

이 길은 노고단까지 내내 이런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연기암까지 오르는 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으나 연기암 기점부터는 길이 점차 가팔라 집니다.

 

 딱 중간 기점인 국수등

 

 코재가 시작됩니다.

위낙에 가팔라 코가 땅에 닿는다 하여 이름 붙여진 코재..

화엄사가 해발 260m정도이고 올라야 할 노고단이 해발 1,500m이니 1,000m 이상이나 치고 올라야 합니다.

코재 코스는 치악산의 사다리병창길과 중산리에서 천왕봉 오르는 길, 오색에서 대청봉 오르는 길 등과 함께 대표적인 힘든 등산로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근간에 메보지 않은 무거운 베낭을 메고 살짝 긴장을 하였으나 무난히 노고단 입구 무넹기에 올랐습니다.

화엄사에서 3시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제 걸음이 빠르긴 빠른 모양입니다.

별다른 조망이없어 둘러 볼 것도 없어 그냥 꾸벅꾸벅 오르니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나 봅니다.

 

 

 

 

 

 첫날밤을 지낼 노고단대피소에 도착.

시간에 너무 이릅니다.

오후 3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네요.

이제부터 저녁 6시까지 뭘 할까 고민입니다.

 

 하늘에는 낮달이 예쁘게 떠 있습니다.

추석 몇 일 전이니까 저 달이 차면 추석이 되지요.

 

 일몰시간에 6시 35분정도로 되어 있네요.

노고단 고개에 올라 일몰구경이나 할 차비를 합니다.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본 동쪽방향.

저쪽 머~얼리 가장 먼곳에 천왕봉이 보여 집니다.

내일부터 저곳을 향하여 걷게 되겠지요.

 

 노고단 위에 뜬 낮달..

 

 그리고 날이 슬슬 저물고 일몰이 시작 됩니다.

 

 

 

 

 

 노고단 대피소는 내부를 개조해 두었습니다.

잠자리를 2층 침대 형식으로 개인공간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정말 잘 하였네요. 

 

 

 

 

 

 

그 외 지리산 산행 포스트

 

2009년 1월 1일 천왕봉 일출산행 : http://duga.tistory.com/95

2010년 1월 1일 천왕봉 일출산행 : http://duga.tistory.com/124

2011년 1월 1일 천왕봉 일출산행 : http://duga.tistory.com/179

2012년 1월 1일 천왕봉 일출산행 : http://duga.tistory.com/924

촛대봉~천왕봉 구간 조망 : http://duga.tistory.com/115

지리산 청학동과 삼성궁 : http://duga.tistory.com/367

한 여름의 지리산 : http://duga.tistory.com/559

같은 자리에서 촬영한 한여름과 한겨울의 지리산 풍경 : http://duga.tistory.com/558

노고단~반야봉~뱀사골 : http://duga.tistory.com/1267

지리산 화대종주,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 -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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