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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은해사 사내암자인 운부암과 중암암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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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
대한 지나고 새해 들어 첫 절기인 입춘.. 
날씨가 너무 포근하고 바람도 없어 꼬맹이 둘 데리고 영천 은해사의 산내 암자인 운부암과 중암암을 다녀 왔습니다.

은해사 8암자는 모두 차량으로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태여 걸어서 다니지않아도 되는 곳들입니다. 다만 차량으로 이동시에는 8암자 중 중암암은 매우 가파르고 좁은 산길도로를 올라가야 하므로 운전에 각별히 주의를 하여야 하고 차도 승용차보다는 SUV차량이 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낡은 승용차를 끌고 올라 갔지만요..ㅎ

은해사 산내 암자 중에서 탐방에 의미를 두고 찾는다면 중암암과 운부암, 그리고 거조암을 추천 합니다.
중암암은 돌구멍절이라는 표현이 나타내듯이 커다란 암석 사이에 기묘하게 자리한 암자의 운치가 그만이고 운부암은 절 뒷편의 의상대사 지팡이 나무가 정말 명물입니다. 그리고 거조암은 흔히 볼 수 없는 목조건물의 국보 영산전이 있습니다.
머잖은 시기에 은해사 8암자를 모두 찬찬히 둘러보고 나서 멋진 담사기를 하나 만들어 볼까 합니다.

오늘 들린 운부암(雲浮庵)은 팔공산 최고의 수행도량으로서 신라 성덕왕때 의상대사가 창건했습니다. 본전인 원통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청동보살좌상이 있습니다. 운부암 청동보살좌상은 우리나라 부처님 형상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신라말에 혜철국사가 인도에서 모셔 왔다고 합니다. 당대의 유명한 큰 스님들이 이곳 운부암에서 수행정진을 거쳤다고 합니다. 성철스님도 이곳에서 수행했다고 하네요. 

일반인들이 보통스럽게(?) 운부암을 찾아 놀랄 일이 있다면 운부암 왼편 뒤 능선에 서 있는 고목이 아닐까 합니다.
뒷편으로는 속이 텅 비어있는 대단하 큰 거목으로서 창건주 의상스님이 지팡이를 꽂아 싹이나서 자란 천년나무라 하는데, 우리나라 거목 중에는 왜 이렇게 들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그게 싹이 나고 자란 나무들이 많은지...
암튼 이 거목 구경이 아주 대단하니 운부암 탐방시에는 꼭 들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암암(中巖庵)은 잘못 발음하여 중앙암(中央庵)으로 쓰는 이가 있습니다. 안내도 일부 표기에 영천시에서도 이걸 중앙암으로 표기하여 둔 것을 보았구요. 운부암이 차량으로 쉽사리 찾아가기 쉬운 곳이라면 이곳 중암암은 상당히 경사가 가파른 길을 한참이나 올라 가야 합니다.  일반 승용차는 운전에 상당히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돌구명절답게 주위에 온통 커다란 바위가 가득한데 삼인암과 만년송, 극락굴등이 유명합니다.
지난번 암자산행에서 들려 본 곳이라 익히 한번 더 둘러보니 새로웠습니다.







은해사 8암자 위치입니다.

파란색은 도로 표시입니다. 거조암은 도로가 은해사에서 연결이 되지 않고 위치가 조금 위에 있어 위 지도에는 표기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암자는 묘봉암입니다.

산행으로 하루에 둘러 볼려면 은해사 서운암 기기암 묘봉암 중암암 백흥암 은해사.. 이렇게 원점회귀가 가능합니다.



운부암 입구의 연못.

달마입상이 두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닫혀있는 불이문을 열고 문 안으로 들어 갑니다.

불이문은 보통 이문 저문 다 지나고 본당 가장 가까이 있는 문이기도 합니다.

둘이 아니다.

즉, 진리는 하나라는 뜻.

문이 좀 절집문 답지않게 허접하다고 생각했더니 이게 드라마 촬영용으로 지어진 것이라 합니다.



불이문을 지나 높은 돌계단을 오르면 보화루를 만나게 됩니다.



단청이 되지 않는 누각으로서 안쪽에서 이층 루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밑으로는 원통전 마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보화루와 마주보고 있는 본전인 원통전.



단청이 낡아 오히려 운치가 더해지는 모습입니다.



내부에는 보물인 청동보살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화려한 목조관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데 이게 다른 절집의 부처님과 특이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꺼벙이 두 형제 등장..

수행암자에 웬 꼬맹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여간 죄송스럽지 않습니다.



올려다 보이는 뒷산 언덕에는 겨우살이가 가득 하네요.



원통전에서 내려다 보이는 보화루와 마당의 삼층석탑



꼬맹이들 둘이, 처음에는 ..

이엘로우 골드칼라의 부처님을 보고 어리둥절.



일단 불전함에 보시부터 할려는데 기랭이가 딸려 어려움이...



이런 불경스런 경우가...

암튼 형의 도움으로 두 형제 무사히 시주하고..



이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릴 차례..

형 따라 해~~



헐~~

부처님 보고 해야지 형하고 맞절을...



본전 우측에 있는 통나무 불전함. 규모가 아주 큽니다.

정말 멋나게 만들었네요.

불전은 어디로 꺼내는지 궁금....



꼬맹이들의 재잘거림에 지나던 까마귀 뭔 소린가 놀라 구경하고...



보화루는 누구나 올라갈 수 있게 개방이 되어 있네요.

보화루에서 보이는 원통전



보화루 한쪽 귀퉁이에는 이런 아담한 찻방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옛날 시골 나락 퍼 담던 말통이 의자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선승인 조주선사의 끽다거입니다.


그의 일화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조주가 그의 나이 80세부터 120세에 입적할 때까지 줄곧 머물렀던 관음원(觀音院)에 있었을 무렵, 수행자 두 사람이 그를 찾아와 절을 올리고는 이렇게 물었다.


"불법(佛法)의 큰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에 조주 선사는 대답 없이 되물었다.
"이곳에 온 일이 있는가?"
수행자가 대답했다.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자 다시 조주 선사가 말했다.
"그러면 차나 한 잔 들고 가시게[喫茶去]."


곁에 있던 또 다른 수행자가 물었다.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오신 큰 뜻이 무엇입니까?"
조주는 그에게도 똑같이 물었다.
"이곳에 온 일이 있는가?"
그러자 또 다른 수행자가 답했다.
"예, 한 번 있습니다."
이에 조주는 다시금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면 차나 한 잔 들고 가시게[喫茶去]."


옆에서 듣고 있던 원주(院主) 스님이 물었다.
"스님! 어째서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사람이나, 한 번이라도 온 적이 있는 사람이나 모두 '차나 한 잔 들고 가시게'라고 말씀하십니까?"
조주 선사는 원주를 조용히 바라보며 말했다.
"원주, 자네도 차나 한 잔 들고 가시게[喫茶去]."




자네들은 물이나 한 잔 들고 가시게..






운부암에서 큰 깨닳음을 얻은 두 형제..

잠시 나무 밑에서 휴식.






운부암 좌측 뒷동산에 있는 커다란 고목.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자란 천년나무입니다.

절마당에서도 바로 올려다 보입니다.



고목 뒷편입니다.

속은 어른 두세명이 들어갈 정도로 텅 비어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껍데기만 가지고도 생명을 키우고 있는 ..



앞쪽에서 바로 본 고목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아래에서 위로 쳐다 본 고목의 내부



쳔년고목이 있는 곳에서 내려다 본 운부암의 전경



운부암을 나와 조금 내려 오다가 갈림길에서 다시 좌측길로 올라오면 중암암

올라올때는 그리 몰랐는데 내려갈때 보니 도로 경사가 엄청납니다.

위 사진은 중암암 주차장에서 중암암으로 올라가는 길



본전 가기 전 산신각



중암암 본전인 대웅전

불전함 보시는 조금 전 운부암에서 한번 해 본 경험이 있어 쉽사리 투입.



빙그레 웃는 부처님...^^



절도 익숙하게 잘하고..



부처님,

건강하게 잘 커도록 지켜 봐 주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너무 따사롭고 포근합니다.

아직도 겨울 복판인데..



목련이 꽃망울을 피울 준비를 마쳤습니다.



중암암 대웅전



중암암은 이런 돌바위로 된 일주문을 통과해야 본전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돌구멍절이라고도 하구요.



늘 보는 미세먼지의 하늘이지만 오늘은 아지랑이처럼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중암암 입구에서 흙장난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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