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의 전형사 매화와 함께 거의 같은 시기에 피는 산수유가 샛노란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꽃의 유혹은 늘 향기로워서 마다하지 않고 찾아 나선 길.
봉화 띠띠미 마을..
해질녘 굴뚝마다 저녁밥 연기가 피어 오르던 어릴적 고향 마을처럼 포근함으로 다가오는 마을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산수유마을로 유명한 곳이 몇 곳 있는데 대표적으로 구례 산동마을과 경북 의성의 화전리 산수유마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곳. 알려진듯 알려지지 않은듯 마을풍경과 산수유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이곳 띠띠미마을이 있습니다.
위치는 경북 봉화군 봉성면 동양리 두동마을, 두동마을은 공식명칭이고 대개가 띠띠미마을로 불립니다.
마을 뒷편에 물이 흐른다고 하여 뒷뜨물(後谷)이라고 불렀는데 이게 세월이 흐르면서 뒷듬마, 뒷드물, 뒤뜨미, 디뜨미로 불리워지다가 띠띠미로 정착이 되어졌습니다. 경상도 시골마을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우리말 이름을 가진 곳들이 참 많습니다.
의성산수유마을 : http://duga.tistory.com/1751
구례산수유마을 : http://duga.tistory.com/1965
봄꽃은 하루 20km속도로 북상을 한다고 하는데 이미 구례나 의성의 산수유는 만개가 되어 절정인데 이곳 띠띠미마을의 산수유는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 하였습니다. 만개는 아마도 약 일주일에서 10일쯤 지난 4월초가 절정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피는 산수유가 될 것 같습니다.
이곳 띠띠미마을은 약 20호 정도 가구가 있는데 마을을 둘러보는 시간 내내 주민들을 거의 보지 못하였습니다. 어느 집이나 대개 대문이 열려있고 마당이 양편길로 통하는 집도 있어 길인줄 알고 지나가면 남의 마당이라 얼른 비켜 지나가기도 하였는데 누구 쳐다보고 탓하는 이도 없습니다.
띠띠미마을 위치
띠띠미마을에는 4채의 고택도 있는데 이곳 마을이 형성된것은 지금부터 약 4백년 전, 병자호란때 인조가 청나라에 머리를 조아린 치욕스런 사건에 실망한 개절공 홍우정선생이 이곳 골짜기로 들어와 산수유를 심기 시작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곳 띠띠미마을의 산수유는 거의 100년 이상이 된 오래된 고목들이 많은데 전체로는 약 5,000그루 정도가 된다고 하네요. 의성의 산수유도 이곳에서 분양되어 나간 것이라고 합니다.
좁은 도로를 따라 들어와 산비탈 자락 아래 끝동네.
그곳에는 온통 노란 산수유가 있습니다.
그리 낯설지 않은 고향집같은 풍경이 너무 정겨운 띠띠미마을.
비탈진 동네의 풍경과 노란 산수유가 어쩌면 이렇게도 잘 어울릴까요.
情같은 그리움이 물씬하여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띠띠미 마을의 특징
지나가는 마을이 아닌 산동네 종점 마을
마을 대문이 거의 없거나 열려 있음.
양반네 엄청난 높이의 가두리 담장이 아닌 아담한 높이의 돌담으로 되어 있는 동네.
개들이 짓지 않는 순한 동네.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큰 탱자나무가 있는 마을.
마을에는 4채의 고택이 자리하고 있는데 위 사진의 고택이 가장 풍채가 크고 위엄이 있어 보였습니다.
고택들은 대개 대문이 열려있어 들어와도 된다는 뜻으로 풀이가 되어 살짝 들어가 구경을 했습니다.
전편에 있는 고택 뒤로 난 살림집에는 사람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본채옆에 있는 아담한 사랑채 뒤로 산수유가 어울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수유들이 모두 수령이 대단한듯 고목들입니다.
저는 누가 뭐래도 이 집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의 집은 아주 허름하고 낡았지만 옛날에는 멋있는 학자분이 살지 않았을까 짐작을 하여 봅니다.
큼지막한 독들이 모두 뒤집어져 있는것이 특징입니다.
거의 노인분들만 거주하다보니 아마도 이 커다란 독들을 채우기가 버겁나 봅니다.
오래된 기와가 너무 운치있게 보여 지지만 ..
현실에서는 비는 새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동네의 담장은 모두 낮습니다.
양반동네 몇 곳을 다녀 봤는데 거의 키 높이 이상으로 담장들이 다 높은데 비해 이곳 띠띠미마을의 담장들은 고개를 디밀어 마당을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낮습니다.
이곳에는 매화도 이제 겨우 필동말동 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 된 산수유 나무일까요?
고택 앞에 자리한 이 고목의 산수유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래도 노란 꽃들이 제법 많이 피었네요.
전날 내린 봄비가 아직도 다 걷히지 않아 새초롬하게 꽃잎에 매달려 있습니다.
마을 뒤 동산에도 빙 둘러 산수유가 가득한데요.
천천히 둘러봐도 대략 한시간 정도면 온 마을을 꿰찰 정도입니다.
아직은 시기가 일러 많은 분들이 찾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 몇 이들이 이 산골마을을 들렸습니다.
이 집 대문이 너무 맘에 들었는데요.
양켠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나무가 대문이 되었는데 그것에 비해 안쪽에 새로 개조된 집은 조금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마을 한쪽에는 방문자를 위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함께하기에 더 아름다운 띠띠미마을
마을 소개글과 유래가 옆으로 적혀 있습니다.
지자체의 소행인지 뜬금없이 이런 구조물이 동네 뒷편에 있는데요.
조금 어울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뭔 시 낭송회 자리 같기도 한데...
띠띠미 마을의 특징 중 하나는 개들이 짓지 않는다는 곳입니다.
보통 자기 집 안에 외부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개들이 사남게 짓어대는데 이 동네 견공들은 상당히 유화적입니다.
제법 사납게 생긴 견상공이 자기 집 마당을 지나는 길손을 쳐다만 보고 있습니다.
귀촌한 이들이 몇 가구 있는듯..
나름 가든스럽게가 아닌 아닌 정원스럽게 꾸민 집들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동네길 이름도 예쁜 산수유길
띠띠미 마을에서 발견한 엄청난 크기의 탱자나무
저는 이렇게 큰 탱자나무를 처음 봤습니다.
양반 동네라서 그런지 아무도 내세우지 않고 그냥 서 있는 탱자나무인데 아마도 다른 동네 같았으면 자랑거리로 여겼을것 같습니다.
산수유도 중국산이 많이 들어 오는지..
작년에 열린 산수유 열매가 아직도 고스란히 달려 있습니다.
대문이 열려잇는 어느 집 마당 한켠의 오래된 산수유 나무
수령이 수백년은 된 듯 합니다.
열려있는 대문이 이야기 하듯이 띠띠미마을은 아직도 옛 고향마을처럼 인심있고 순박한 곳입니다.
산수유로 인해 많은 이들이 이 동네를 찾아 오고 이 대문을 드나들 것인데 열려있는 대문의 의미를 잘 새겨서 이 멋지고 행복한 장면이 오래도록 유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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