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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산, 진안의 천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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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산이 보물인 나라입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금수강산이라 일컫는 보배로운 산들이 온 강산에 고루 퍼져 있으니 이보다 더한 축복이 어디 있을까요?

그리하여 이름짓기 좋아하는 이들이 100대 명산, 300대 명산, 숨은 명산등으로 널리 소개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 모든 명산 장부에 적(籍)을 올리지 않은 진짜배기 숨은 명산이 전국 곳곳에 숨어 있기도 하는데 오늘 소개하는 이곳은 숨은 명산 중에서도 진짜 숨은 명산이 아닐까 합니다.

어지간하면 알음으로 또는 산꾼들 귀엣말 소문으로 산 이름 정도는 알게 되는데 이곳은 아마도 이름조차 생소하게 여기는 산꾼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장소는 전북 진안의 천반산(天盤山)입니다. 해발고도는 647.4m이구요.

아찔한 양쪽 절벽 사이 능선을 걸으면서 덕유산에서 흘러 내려 온 구량천(九良川)과 남쪽 장수에서 흘러 내려 온 금강 지류가 굽이쳐 흘러 합쳐지면서 만든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 아래 묘하게 생긴 죽도(竹島)라는 육지 속의 섬을 볼 수 있고, 조선 최대의 사건이라는 기축옥사(己丑獄事)의 주인공 정여립(鄭汝立)의 자취가 어린 곳입니다.

 

천반산에는 정여립의 흔적이 이곳 저곳 남아 있습니다.

정여립이 대동계를 조직하여 훈련할 때 제일 높은 곳에 大同(대동)이라는 깃발을 꽂았다는 천반산 정상의 깃대봉, 망을 봤다는 망바위, 정여립이 말을 타고 뛰었다는 30m거리의 뜀바위, 정여립이 바둑을 두었다던 말바위 등등..

 

조선의 4대사화라고 하는 무오, 갑자, 기묘, 을사사화의 회생자 모두를 합친것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낳은 조선 최대의 역모아닌 역모사건으로 알려진 정여립사건은 결국 전라도 인재가 조정에서 배척이 되고, 동학혁명의 도화선이 되기도 하였지요.

풍운아 정여립은 과연 역모의 주인공이었을까? 아니면 시대의 풍운아였을까?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기축옥사의 진실은 과연 밝혀 질 것일까?

 

조선 500년 역사에서 제1의 사건이라고 일컷는 정여립역모사건.

그때 죽은 조선의 선비가 1,000여명이라고 하고, 그 뒤 일어난 임진란에서 인재의 부족으로 결국 조선왕조 몰락의 단초가 되었다고도 하는데, 풍운아 정여립이 낙향하여 마음껏 기량을 펼쳤던 이곳 천반산은 그 역사의 내용을 상세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산행은, 천반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깨끗한 화장실 있음) 섬계산장쪽으로 도로를 따라 약 100여m 이동하면 촤측으로 등산안내판과 함께 시그널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이곳이 들머리.

입구에서 먹재까지는 가파른 구간이 전혀 없어 아주 쉽사리 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힐링만끽하는 편안한 숲길입니다.

 

이 후 살짝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천반산 깃대봉 정상인데 이곳에서도 조망은 크게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곳까지 오면서 조망도 별로 없고 볼 것도 별로 없어 기대가 살짝 누그러졌다면 이제부터는 숨 크게 들이쉬고 놀랄 준비 잔뜩 하셔야 합니다. 정상에서 내려와 조금 더 이동하면 가파른 능선길을 걷는데 우측 천길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구량천 물줄기가 산줄기를 감싸도 휘돌아가는 장면은 멋지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후 왔는김에 들려보는 송판서굴은 그냥 그런갑따하고 보고 오면 되고, 그뒤로 이어지는 잡목 숲 사이로 간질간질하게 봐야하는 조망은 그 뒤로 한번씩 트이는 조망처에서 원없이 구경을 할 수 있답니다. 

이후 등산로는 왼편으로 금강을 내려다보고 오른편으로 구량천을 내려다보며 걷는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능선길은 이곳 천반산에서 가장 하일라이트 구간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 더 구간을 줄여 액기스산행을 할려면 섬계마을에서 시작을 하지말고 천반산자연휴양림에서 올라가면 됩니다.

그러면 별볼일없는 구간이 쏙 빠져 더욱 알찬 산행이 될 것 같네요. 

자가운전으로도 도로를 따라 되돌아오는 구간이 줄어들어 낫구요.

 

오묘하고도 특이하고, 오금이 저린 짜릿함을 주는 천반산.

집에 돌아와서 사진으로 다시 보니 산에서 느껴지는 아찔함이 사라지고 없네요.

그래도 근간 보기드문 멋진 명산으로 기억될것 같습니다.

 

산행지 : 진안 천반산

일 시: 2020년. 3월. 8일. 나홀로

산행 코스 :

섬계마을 주차장 - 섬계산장옆 등산로 입구 - 가막교 갈림길 - 우회길 삼거리 - 먹재 - 천반산(깃대봉) - 전망바위 - 말바위 - 천반산 성터 - 송판서굴(왕복) - 뜀바위 전망대 - 죽도 유원지 - 임도(구량천) - 장전마을 - 도로따라 걸어서 -  섬계마을 주차장(원점회귀)

산행 거리 : 약 13km

산행 시간 : 약 4시간 30분

 

 

 

 

 

천반산 등산지도

등산로 입구 위 지도에서 먹재를 경유하여 이동한것 빼고는 빨간색 선과 동일합니다.

좌측 상단에 제가 위험구간이라고 표시한 곳이 있는데 이곳에 천반산 하일라이트 구간입니다.

 

산행 코스 :

섬계마을 주차장 - 섬계산장옆 등산로 입구 - 가막교 갈림길 - 우회길 삼거리 - 먹재 - 천반산(깃대봉) - 전망바위 - 말바위 - 천반산 성터 - 송판서굴(왕복) - 뜀바위 전망대 - 죽도 유원지 - 임도(구량천) - 장전마을 - 도로따라 걸어서 -  섬계마을 주차장(원점회귀)

 

 

섬계마을 앞에 널찍한 주차장에 있는데 이곳에 주차를 하고 강을 건너는 다리가 보이는 곳으로 약 100여m 이동하면(표시에는 300m이동이라고 적혀 있음) 좌측으로 등산로 입구가 보입니다. 

 

대구에서 이곳까지 오는 내내 온통 안개로 자욱했는데 도착하고도 주변이 안개로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먹재까지는 가파른 오르막 없고 사면을 따라 걷는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아주 편안하고 부드러운 산길이라 휘파람 불며 걸어도 좋은 길입니다.

 

 

전날 내린 비로 먼지도 없고 상쾌한 날씨에 걷기 아주 좋습니다.

다만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는다는..

안개 빨리 걷히기를 바라며 천천히 이동합니다.

 

 

안개가 만드는 오묘한 풍경은 동화속의 한 장면 같습니다.

 

 

드디어 기온이 오르고 안개가 걷히기 시작 하네요.

이제부터는 걸음이 빨라 집니다.

혹시나...

산자락이 안개를 품고있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을려나 하고..

 

 

이건...

재림 두가..^^

 

이런 현상을 브로켄(Brocken)이라고 합니다.

햇살이 내 뒷쪽에서 앞의 안개에 비쳐 무지개가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 속에서 제가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이 겹쳐 신비하게 보여 집니다.

 

 

이건 오래전 새해 첫날 지리산 일출 보러가서 만난 브로켄 현상입니다.

제 모습이 아주 신비하게(?) 보여 집니다.

 

 

먹재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데크계단.

아침 도착시에는 영상 1~2도였는데 갑자기 기온이 올라 이마에 땀이 솟습니다.

 

 

천반산 깃대봉

이곳까지는 별다른 조망 없습니다.

 

 

깃대봉 조금 더 지나 만난 멋진 조망터

사진 좌측 산자락 뒤로 멀리 마이산이 보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소나무가 아주 멋진데 그 자태를 한참에 잡기가 아주 여러운 구도입니다.

실제로는 백만불짜리입니다.

 

 

사진 중앙으로 가막리가 내려다 보이고 그 뒷편으로 독재봉이, 독재봉 우측으로 마이산이 내다보고 있습니다.

독재봉 좌측으로는 멀리 성수산이 조망 됩니다.

우측 가장 앞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가야할 천반산 성터 능선길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진행해야 할 능선길

사진상으로는 그다지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능선 우측이 모두 절벽입니다.

 

 

가막리 뒤로 독재봉과 좌측의 성수산

마이산을 찾아 보세요.^^

 

 

정여립이 바둑을 두었다는 말바위.

말의 목덜미와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레미콘으로 서너차 공구리 갇다부은 모양새입니다.

 

 

말바위에서 조금 오르면 만나는 멋진 조망처.

지도에는 별도로 표시되어 있지 않고 지나치면서 살짝 넘겨다보야 보이는 전망대입니다.

사진으로는 그리 감흥이 없는데 내려다보는 풍경이 완전 아찔하면서도 멋집니다.

아래쪽으로 보이는 마을이 장전마을이고 맨 뒤로 보이는 산은 875m의 고산입니다.

구량천의 풍경이 압권입니다.

 

 

멀리 금강 지류가 살짝 보여 집니다.

그 뒤가 용담호입니다.

맨 뒤로 얼마전에 설경 만끽한 운장산(좌)과 구봉산(우)이 조망 되네요.

 

 

천길 절벽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장전마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산행날머리인 스톤스토리 펜션이 내려다 보이네요.

일반 산악회에서는 저곳에서 마무리하는데 자가차량으로 개별산행을 온 저 같은 경우에는 도로를 따라 걸어서 섬계마을까지 가야 합니다.

 

 

중간에 고사송이 한그루 있는데 너무 아깝네요.

정말 멋진 소나무인데....

 

 

천반산이란 정상석이 또 한 곳 세워져 있는 성터.

 

 

벤치가 놓여져 있고 정상석이 세워져 있지만 역시 조망은 젼혀 되지 않는 곳입니다.

 

 

낙엽에 온통 길을 덮고 있는데 시그널이 잔뜩 달려있어 길을 안내하네요.

 

 

송판서굴

목책계단을 한참이나 내려가야 만날 수 있는데 앞쪽의 잡목만 없으면 정말 조망이 탁 트여 기가 막힌 곳인데 ..

아마 이곳에서 송판서나 정여립이 기거할때는 그 맛에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송판서굴 입구에는 아주 위태로운 낙석 위험상태가 보여지는데 ..

정말 위험합니다.

떨어질 예상 낙석위치가 바로 송판서굴 탐방로 위라..

높이가 제법되어 자칫 큰 사고가 우려되네요.

빨리 조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망을 즐기기위해 절벽 가까이 가 보지만 이런 잡목들로 가려지네요.

 

 

정여립이 30m나 되는 커다란 바위 사이를 말을 타고 뛰어 건넜다고 하는데...

내년에 초등학교 들어가는 우리집 담이가 들었다면,

"에이, 뻥 치지마라"고 할 것 같네요.

 

 

뜀바위 전망대

조망 끝내 주네요.

난간이 어째 튼튼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찔한 절벽 바위입니다.

여기서 흘러버리면 주워 오기 힘듭니다.ㅠㅠ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우측 끝에 솟은 봉우리가 정상인 천반산 깃대봉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찔하면서도 기가 막힙니다.

 

 

금강 지류가 내려다 보입니다.

 

 

마이산

 

 

당겨서 본 마이산

 

 

아찔아찔한 조망처가 이어지는데 밑으로 내려다보면 아득 합니다.

 

 

 

 

 

왼편 앞의 죽도와 가운데 죽도 유원지가 보입니다.

등산로는 저곳까지 이어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바오 앞 좌측이 죽도

 

 

당겨서 본 죽도 유원지

 

 

죽도 유원지 도착

우측이 병풍바위입니다.

이 두곳이 원래는 붙어 있던 곳이었는데 강물을 바로 흘러보내는 직강공사를 하면서 중간을 폭파하여 왼편 죽도를 완전히 섬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죽도 유원지에서 강바닥 도로를 타고 장전마을로 걸어 나옵니다.

 

 

앞쪽이 스톤스토리라는 펜션

이곳부터는 도로를 따라 섬계마을 주차장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조금전 산행을 한 능선이 우측으로 올려다 보입니다.

중간에 뜀바위 전망대가 보이네요.

 

 

당겨서 본 뜀바위 전망대

 

 

흘러내려오는 구량천을 거슬러 도로를 따라 걸어 갑니다.

장전마을에서 주차장까지는 약 40여분 소요됩니다.

내(川)가 너무 아름다워 걸어가면서도 지겹지가 않네요.

 

 

천반산자연휴양림.

단체산악회로 온 분들은 이곳을 들머리로 많이 하는것 같습니다.

이곳을 들머리로 하면 불필요한 곳을 생략하는 셈이구요.

 

 

봄기운이 완연하고 날씨도 참 좋습니다.

 

 

가로수에도 봄이 거의 다가와 있네요.

한달뒤면 온통 벚꽃길이 될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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