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되고 새 봄 첫 산행지로 방어산을 찾았습니다.
방어산은 진주와 함안의 경계에 있는 높이 530m의 얕으막한 산입니다.
덩치도 그리 크지 않고 고도도 낮아 별볼일 없는 산으로 여길수도 있으나 우리나라 산을 뒤덮은 참나무 거의 없고 오직 우거진 소나무 숲으로만 되어 있어 힐링 피톤치드 산행으로 최고입니다.
내려다보는 남강과 먼 곳 조망도 일품인 곳이구요.
가벼운 산행으로 가족 산행지로 추천하고픈 곳입니다.
지리산, 황매산, 자굴산 등 인근의 산들이 건너다 보이는 곳인데 제가 오른 이날은 미세먼지가 약간 있어 먼 곳 조망을 즐기기 못한 아쉬움이 있었답니다.
방어산(防禦山)은 말 그대로 방어를 잘 해서 붙여진 산 이름입니다.
병란(兵亂)을 이기고 왜구를 무찔렀다고 지어진 이름 방어산. 여느산보다 산 이름 유래는 외우기 쉽네요.
이것 외에도 좀 쪼잔한 전설도 전해 지는데,
정상 근처에 커다란 흔들바위가 있었는데 이게 기울어진 쪽으로 큰 부자가 난다고 하여 함안과 진주사람이 서로 자기쪽으로 기울게 하려고 싸우는 바람에 산 이름이 방어산이 되었다나 어쨌다나...
산 위에서 굽어보는 들판과 남강, 그리고 주변 산의 조화가 아주 아름답습니다.
가을되어 들판이 누럴때 꼭 한번 더 오고픈 곳이네요.
일 시 : 2020년 3월 1일, 나홀로.
산행코스 : 1코스로 올라 2코스로 하산.
토실 - 큰골삼거리 주차장 - 관음사 - 매봉 - 마당바위 - 정상 - 마애불삼거리 - 마애불 - 비로자나불 - 능선삼거리 - 희망이고개 - 임도 - 큰골삼거리 주차장 - 토실(원점회귀)
소요시간 : 대략 4시간 이내.
산행코스 : 1코스로 올라 2코스로 하산.
토실 - 큰골삼거리 주차장 - 관음사 - 매봉 - 마당바위 - 정상 - 마애불삼거리 - 마애불 - 비로자나불 - 능선삼거리 - 희망이고개 - 임도 - 큰골삼거리 주차장 - 토실(원점회귀)
※ 자가차량으로 이동시 위 지도에서 토실이라는 곳 아래 안내판이 있는데 그곳에 주차를 하지말고 관음사 방향으로 좁은 포장된 산길 도로를 따라 오르면 큰골 삼거리 주차장이 있습니다. 그곳에 주차를 하면 바로 원점회귀가 되구요.
토실의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모두 낡고 떨어져 알아보기 힘듭니다.
멋 모르고 이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랐습니다.
이곳에서 차량으로 약 2~3분 거리 관음사 방향으로 오르면 산중(山中)에 주차장이 따로 있습니다. (대형버스 진입불가)
들판은 봄으로 가득 합니다.
어제까지는 겨울. 오늘은 봄입니다.
큰골삼거리 주차장 입구입니다.
오른편이 나중에 하산하는 날머리인데 이곳 방향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고 제법 널찍한 주차장이 있습니다.
들머리는 왼편 관음사 방향.
길 옆 소나무가 어떤 연유에서인지 겉에 온통 생채기를 입어 스스로 송진으로 연고칠을 해 두었네요.
송진이 온통 흘러내려 안쓰러운 모습입니다.
아주 조그만 사찰인 관음사 도착.
조그마한 대웅전 하나, 그 옆에 산신각 하나가 절집 분위기이고
한켠에 커다랗게 지은 현대식 건물은 뭔 용도인지는 모르지만 절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 앵글에서 뺐습니다.
산신각
등산로는 산신각 옆으로 오르면 됩니다.
산신각 내부를 슬쩍 들여다 봤습니다.
호랭이 타고 다니는 산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전에는 범이라고 표현 했지요.
호랑이는 절대 떼지어 다는 법이 없습니다. 도도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한번 목표가 정해지면 놓치는 법이 없고, 목적이 달성되면 한없이 너그러워 집니다.
용맹함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호랑이는 산에서 신수(神獸)로 인식이 되어 이런 산신각에는 모두 호랑이의 그림이 산신과 함께 그려져 있답니다.
요즘 코로나19 전파를 많이한 특정 종교 단체에 대하여 많이 생각 해 봅니다.
여느 종교든 마찬가지인데, 모두가 죽음과 내세를 연관짓고 그 뒤의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는데..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제 생각으로는 모두 참 허무합니다.
냐약한 인간의 본심이랄까요.
저는 그냥 제가 믿는 산신령님을 존경합니다.
내세도 필요 없고, 헌금이나 시주도 필요 없고, 죽으믄 천당이나 천국 보내준다는 보장도 없고, 특별히 고개 숙여 기도하지 않아도 되고..
하지만 오늘 하루,
바로 지금!!
튼튼하게 산에 오를 수 있는 건강을 주셨으니, 이게 현실적으로 가장 합당한 믿음의 댓가가 아닐까 생각을 하여 봅니다.
방어산이 다른산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면 소나무 숲입니다.
정말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네요.
피톤치드 팍팍입니다.
마음 속 잡념이나 소란이 사라지는걸 고스란히 느낍니다.
이건 글이 아니라 진짜 그렇습니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약간 가파른 오름길이지만 인위적인 장식물 전혀 없어 숲의 향기를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는 곳입니다.
참 좋은 걷기 구간입니다.
날씨가 포근하여 속옷에 땀이 채이는 걸 느끼게 하는 봄입니다.
중간에 이런 바위굴이 있는데 정말 희한하네요.
어떻게 이런 형태로 뚫렸을까 신기합니다.
높이가 낮아 사람이 들어 갈 수는 없습니다.
내부에는 과자봉지가 굴러다니고 있는데 천정을 보니 석순이 자라고 있는것 같기도 하네요.
만약 저게 석순이라면 이 동굴은 꼭 관리보존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솔향에 취해서 걷는 내내 휘파람이 절로 나옵니다.
매봉부터는 조망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아래로 남강이 흐르고 남해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널찍한 들판의 풍경이 아주 풍요롭습니다.
올려도 보이는 정상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명품 소나무
약간 다른 방향에서..
정상 바로 아래 있는 마당바위
난간을 설치하지 않은 점도 다행입니다.
아래로는 절벽이지만 이런 곳에 난간대를 만들어 풍경을 흐리게 하는건 반대.
근데 안내판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이곳 마당바위가 제 눈에는 넓어봐야 30평 정도인데 300평은 좀 너무 했네요.
그리고 맞은편 마애불이 보인다고 하는데 마애불은 마주보는 능선에서 건너편으로 한참이나 내려가야 합니다.
마애사는 더 밑에 있구요.
무슨 투시력으로 그것들을 본다고 적어 놨는지???
방어산 정상은 널찍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래된 안내판이 하나 자빠져 있구요.
여름에는 띄약볕에 조금 더울듯 하지만 요즘 시기에는 햇살 따스하게 한참이나 머물기 참 좋은 장소입니다.
북서쪽으로 보이는 황매산
나머지 산들은 미세먼지와 안개로 숨어 있습니다.
지리산의 우뚝한 모습이 보이지 않아 많이 아쉽습니다.
마애불을 보기 위하여 능선을 따라 이동합니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걷기 참 좋습니다.
이건 무슨 작품일까요?
마애불 삼거리
이곳에서 좌측으로 300m정도 내려갑니다.
소나무는늘 푸르지만 겨울과 봄의 느낌은 완전 다르네요.
지금은 소나무에서 초록빛이 반짝 반짝 합니다.
능선 너머 8부 능선에 자리한 마애불 입구에 조성된 용탑.
어느분의 시주 불사로 만든 용탑인데 몸통이 조금 애매합니다.
보물 제 159호. 마애약사불
공식 명칭은 '함안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咸安 防禦山 磨崖藥師如來三尊立像)'이라는 복잡한 이름으로 지어 놨습니다.
가운데 계신 부처님이 약통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약사불은 분명하네요.
신라 애장왕 2년(801)에 조성된 것이라 하니 그 역사가 장구합니다.
중간 중간 바위 조각들이 떨어져 나간 자국들이 있는데도 그 아래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이건 후대에 조성 한 것이 아닐까 짐작을 하여 봅니다.
사진으로 좌측 협시보살옆에 쓰여져 있는 글씨인데,
"貞元十七年辛巳三月" 이란 글씨가 보여지는지요?
암튼 이 글씨가 신라 애장왕 2년(801)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는데 천년이 지난 바위 자국의 글씨에서 저는 도저히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습니다.
조금 더 당겨서 본 마애약사불.
가운데 약사불께서는 왼편 손에 약통을 들고 있는게 뚜렷합니다.
양쪽 협시보살은 모두 약사불을 향하여 고개를 돌리고 있는데 사진 상으로 좌측은 월광보살로 지칭하여 여성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고 우측은 일광보살로서 남성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인상이 조금 고약하네요.
마애약사불에서 왼편 산길로 약 100m정도 더 진행하면 만나는 돌탑.
이곳이 비로자나불 입구입니다.
돌탑옆에 약수터가 조성되어 있고 미닫이 문까지 되어 있길래 시원한 약수 한모금 할려고 국자를 들고 문을 여니...
허~~~~걱 !!
물 속에는 뱀처럼 구불구불한 도룡뇽 알이 잔뜩.
저도 비위 약하지 않지만 정말 이 물을 선뜻 떠 마시고 싶지는 않네요. ㅎ
분명 옛날에는 이곳에 암자가 있었을것이라 짐작되는 곳에 자리한 비로자나불.
뒤로는 높다란 병풍바위가 자리하여 천혜의 절터입니다.
금빛찬란한 부처님을 법당 아닌 바깥에서 뵈오니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이곳 터가 뒤로는 높은 돌담으로 되어 있어 더 물러서서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전체 전경을 컴퓨터로 합체 해 봤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왼편에 돌담을 쌓아 둔 곳이 있는데 옆으로 돌아서 확인해 보니 저곳이 방(법당)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머물면서 기도도량으로 이용을 한듯 하네요.
옆에 가스통도 있는걸 보니 취사도 한듯 하구요.
그 위로는 커다란 바위 두개가 포개 겹쳐서 지붕 역활을 하고 있어 비도 새지 않은 아주 멋진 보궁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비로자나불을 보고 좌측 사면을 타고 올라오면 다시 능선을 만납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관음사 방향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우회전.
정말 잘 조림된 소나무숲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곧바로 임도를 만나게 되고 이 임도는 큰골삼거리주차장까지 죽 이어집니다.
올려다 본 방어산 정상의 정상과 그 아래 마당바위
가운데가 정상
솔숲이 가득 합니다.
피크닉을 와도 아주 좋을 장소가 많습니다.
건너편으로 들머리로 올라갔던 관음사가 보여 지네요.
좌측 관음사로 올라서 능선을 타고 정상까지.
오른편 바위듬이 정상.
봄의 기운이 사진에서 느껴 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되돌아 온 큰골삼거리주차장.
관음사 바로 아래입니다.
승용차 5~6대 정도는 주차가 가능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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