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에는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보물이 8점 있고 국보가 2점 있습니다.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 2점은,
1973년 5월4일 국보 제 147호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각석·蔚州 川前里 刻石(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산210-2)과,
1995년6월23일 국보 제 285호로 지정이 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암각화·蔚州 大谷里 盤龜臺 岩刻畫(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안길 285) 입니다.
놀랍고 신기한것은 이곳 두곳이 모두 신석기시대 유적이라는 것입니다.
암각화의 조각 시기를 알아내는 방법으로는 돌로 새겼느냐, 아니면 금속도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서 신석기와 청동기로 구분이 된답니다.
전설따라 삼천리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대략 1000년도 되지 않는 것들인데 이곳에 그려진 그림들은 서기연대가 나오기 휠씬 전인 기원전 7000년이라 하니...
생각만 하여도 아득한 선사시대, 그때 그린 그림을 수천년이 지난 지금 내가 눈 앞에서 보고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답니다.
두 곳 국보 중 많이 알려지기로는 늦게 지정이 된 반구대암각화인데 이게 이슈가 된 이유는 태화강 지류 대곡천에 조성된 사연댐과 이 암각화와의 연관성 때문입니다.
댐은 1965년에 만들어 졌는데 암각화는 1971년에 학계에 보고가 되고, 아주 뒤늦은 1995년에 국보로 지정이 되어 물에 잠겼다 올랐다하면서 훼손에 대한 문제 때문에 널리 알려졌답니다.
근데 사실 이번에 제가 다녀와서 느낌 소감으로는 반구대암각화보다는 천전리각석이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어 실제 훼손은 많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훨씬 더 보기 좋았습니다.
반구대암각화에서 반구대라는 말은 이곳 계곡에 있는 바위 이름입니다. 옛부터 산수화 풍경으로 많이 등장을 했다고 하네요.
반구대암각화가 있는 곳은 바위 절벽이고 이곳이 북향인데다 윗쪽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장소라 1년에 햇볕이 들어오는 날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곳에 적어 둔 설명글에 의하면 4월부터 9월 중순 사이, 오후 4시경에서 조망을 하여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10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는 하루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 곳이구요,
또 한편 아쉬운것은 이곳이 댐 상류로서 요즘은 이곳 암각화 때문에 땜의 수위를 최저로 유지 한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바로 앞까지 가서 볼 수 있는데도 펜스로 막아 두었습니다. 대략 100m 정도의 멀찍한 곳에서 볼 수 밖에 없는데 그렇지 안하도 그늘진 곳을 아무리 눈여겨 뚫어져라 봐도 진짜 정말 에나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답니다.
바로 앞까지 가서 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정말 필요할것 같네요.
문화해설사 분과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런저런 고충이 있는건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너무 관료적인 잣대로 관리하여 우리의 문화재를 우리가 불 수 없다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반구대 암각화에 비하여 천전리 각석은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 신비한 느낌이 배가 되었습니다.
가로 9.5m, 높이 2.7m의 편편한 바위에 글씨와 문양들이 새겨져 있는데 신석기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1972년 12월 동국대학교 학술조사단에 의하여 공식적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저~기 가믄 호랭이 새긴 바우가 있따.. 정도.
윗부분이 앞으로 돌출이 되어 있어 처마처럼 보이는데 이게 아마도 햇빛과 비를 막아주어 풍화를 더디게 만들어 지금까지 보존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수천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느껴지는 묘한 기분...
이곳에 앉아서 뾰쪽한 돌로 이곳에 그림을 새기던 당신은 누구신가요?
다만 아쉬운 것은 아직도 이곳에 그려진 문양이나 그림들을 해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평일이라 두 곳다 한적하게 관람을 하면서 문화해설사와 이곳 상태를 매일 모니터링하는 분을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을 하였는데 수백년도 아닌 수천년전에 돌에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시공간을 건너 느껴지는 묘한 감정...
어느 우주에서 그들도 느끼고 있을까요? 이 동질감을...^^
반곡리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은 바로 인근입니다.
차량으로 약 10분정도만 이동하면 되구요.
반구대암각화와 천진리각석을 구경하는 뽀인트 중 가장 새겨야 할 것은 이 작품(?)들이 만들어진 시기입니다.
대략적으로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그보다 수천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국보들입니다.
얼버무리듯이 조성 년대를 대충 추정하는건 이게 정확히 100년 단위도 가늠할 수 없는 수쳔년대의 범위안에 들기 때문입니다.
반구대암각화로 가는 길.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들어가야 합니다.
길게는 30분 정도, 짧게는 10분정도 걸어들어가야 하는데 주차하는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걸어 들어가는 길이 운치가 있는 곳이라 시간이 된다면 조금 멀찍이 주차를 하고 천천히 걸어들어가는게 좋겠네요.
대숲도 지나고..
중간에 공룡발자국이 있다는 개울가 암반이 있는데 다른곳과는 달리 발자국 구분이 쉽지 않는 곳이라 세심하게 보지 않고 통과....
개울 건너 풍경이 참 좋네요.
앞쪽 끝에 반구대암각화 조망처가 보입니다.
건너편 암벽에 암각화가 새겨져 있는데 햇살 들지 않을때는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습니다.
일반 망원경과 전자망원경이 여러대 설치되어 있는데 전자망원경으로 제대로 볼 수 있답니다.
암각화가 그려져 있는 암벽입니다.
전쳐 암벽 중 조금 편평한 바위에 새겨져 있답니다.
카메라를 최대한 당겨봐도 역시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희미하게 뭔가 있다는 느낌밖에 없네요.
암각화 탁본 형태입니다.
고래가 58마리 그려져 있는데 이 중 작살로 맞는 장면도 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의 그림이구요.
1970년 12월 25일.
아주 추운 성탄절 동국대 박물관 조사팀이 최초로 발견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지요.
아쉽습니다.
가까이 가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펜스로 막아두고 있네요.
앞쪽까지 데크를 만들어 최대한 가까이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
이렇게 구시대적인 관람 방식을 우기고 있는지...
그나마 전자망원경을 가장 가까이 당겨서 보니 조금 보이기는 합니다.
되돌아 나오는 길...
겨울로 접어드는 산하의 풍경이 삭막하지만 그건 느끼기 나름..
추상적이면서도 멜랑콜리한 아름다움.
차가움은 깨끗함으로 비유되어 온 대지가 맑아지는 착각속에 나를 바람속으로 날려 보내 잠시 허공에서 꿈을 꾸어 보기도 하고...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되돌아 나오는 길에서 만나는 경주최씨의 정자인 집청정도 보이고 ...
가을과 겨울사이..
마른 단풍이 그나마 계절을 앞으로 당겨주고 있습니다.
숙종때 세웠다는 반고서원도 보입니다.
수몰지역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하네요.
반구대암각화 구경하고 들린 천전리각석.
차량으로 약 10분 정도 걸리는 인근 지역입니다.
이곳에 이 둘 중의 하나를 보러 온다면 될 수 있으면 둘 다 보고 가는게 좋을듯 하네요.
별도로 주차장이 없이 길가에 주차를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보이는 사진에서 오른편 수중교를 건너 임도길을 3~4분만 걸어가면 됩니다.
한나절인데도 해가 기울고 있네요.
울주군 두둥면 천전리, 태화강 상류입니다.
각석이 있는 곳이 그 앞의 산 위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전형적인 물돌이지형의 가장 돌출 부위라고 합니다.
그 덕분에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아 오래도록 보존이 된 것이구요.
옆에서 본 천전리 각석.
비스듬한 바위는 꼭 누군가 깎은듯 단면이 반듯 합니다.
위가 약간 앞으로 돌출이 되어 있어 눈비를 피한것이 조각을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한 것이구요.
1970년 동국대에서 최초 발견하여 관찰하는 장면입니다.
이곳은 반구대암각화와는 달리 햇살이 자주 들어 옵니다.
제가 온 후 정오쯤 되니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육안으로는 조각들이 선명하게 잘 보이나 사진으로는 상당히 거칠게 표현이 되어 햇살들기 전 사진으로 파노라마를 만들어 봤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천전리전각의 암각화를 가지고 탁본으로 만든것을 다시 보기쉽게 표현한 것입니다.
우측 하단에 글씨가 잔뜩 새겨져 있는데 이건 신라시대 작품입니다.
선사시대, 청동시대, 그 뒤의 여러시대에 걸쳐 조각이 되고 새겨진 것입니다.
글씨만 찍은 사진입니다.
이 글씨로 인하여 이 바위를 각석(刻石)에서 서석(書石)으로 불러야 한다는 논쟁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이 바위의 여러 새김이나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료라고 합니다.
다른 자료들과 교차 검증을 할 수 있는 것들이라 6세기경의 신라 역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합니다.
윗쪽은 주로 선사시대나 청동시대의 조각이 되어 있고 아랫쪽으로는 후대 신라때의 글씨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탁본입니다.
우측 글씨가 을사명(원명)인데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을사년(乙巳年)에 사훼부(沙喙部)의 갈문왕(葛文王)이 찾아 놀러와 처음으로 골짜기를 보았다. …
고곡(古谷 : 오래된 골짜기)인데, 이름없는 골짜기이므로, 좋은 돌을 얻어 (글을) 짓고, (말미암아) 서석곡(書石谷)으로 이름을 삼아 글자를 만들었다(銘文을 새겼다).
더불어 놀러온 이는 (갈문왕과) 우매(友妹)[사랑하는 누이]와 여덕광묘(麗德光妙)한 어사추안랑(於史鄒安郞) 셋이다.
식다살작공인(食多煞作功人)(행차(行次)의 준비인(準備人)은 이리부지(尒利夫智) 대나마(大奈麻)와 실득사지(悉淂斯智) 대사제지(大舍帝智)이며, 작식인(作食人)은 영지지(榮知智) 일길간지(一吉干支)의 아내 거지시해부인(居知尸奚夫人)과 진육지(眞宍智) 사간지(沙干支)의 아내 아혜모홍부인(阿兮牟弘夫人)이고, 작서인(作書人)은 모모이지(慕慕尒智) 대사제지(大舍帝智)이다.
좌측 글씨는 기미명(추명)이라 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구요.
지난 을사년(乙巳年) 6월 18일 새벽[昧]에 사훼부(沙喙部)의 사부지갈문왕(徙夫知葛文王)과 매(妹)와 어사추안랑(於史鄒安郞) 3인(三人)이 함께 놀러 온 이후 □년(□年)이 (지나갔다).
八巳年過去妹王考妹王過人(해석 미상). 정사년(丁(?)巳年)에 왕(王)은 과거(過去)의 왕비(王妃) 지몰시혜비(只沒尸兮妃)를 사랑하여 스스로 생각했다.
기미년(己未年) 7월(七月) 3일(三日)에 그 왕(王)이 매(妹)와 더불어 함께 서석(書石)을 보러 계곡으로 왔다.
이 때 함께 셋이 왔는데, 영즉지태왕비(另卽知太王妃) 부걸지비(夫乞支妃)와 사부지왕자랑(徙夫知王子郞)과 심□부지(深(?)□夫知)가 함께 왔다.
이 때 □작공신(□作功臣)은 훼부(喙部) 지례부지(知礼夫知) 사간지(沙干支)와 □박육지(□泊六知) 거벌간지(居伐干支)이며, 예신(禮臣)은 정을이지(丁乙尒知) 나마(奈麻)이다.
작식인(作食人)은 진육지(眞宍知) 파진간지(波珍干支)의 아내인 아혜모호부인(阿兮牟呼夫人)과 이부지(尒夫知) 거벌간지(居伐干支)의 아내인 일리등차부인(一利等次夫人)과 거례차(居礼次) □간지(□干支)의 아내인 사효공부인(沙爻功夫人)으로 나누어 함께 지었다.
기울어진 각도는 15˚
햇살이 들어오니 글씨와 문양은 확연한데 상당히 거칠게 보여 집니다.
부서진 바위조각아래 쓴 이 글씨는 을묘명이라고 합니다.
내용은,
을묘년(乙卯年) 8월 4일 성법흥대왕(聖法興大王) 때에 도인(道人) 비구승(比丘僧) 안급이(安及以)와 사미승(沙彌僧) 수내지(首乃至), 거지벌촌(居智伐村)의 중사(衆士) □인(□人)들이 (서석곡을) 보고 쓰다.
숨은 그림찾기.
사슴
찾았다면 7000년 시공간을 넘는 교감에 성공한 것입니다.
좌측에 얼굴은 사람이고 몸은 짐승 형태를 한 조각이 보입니다.
우측은 위의 그림찾기의 사슴이구요.
수천년 지난 이 문양을,
아직 해독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그들은 무엇을 적어 둔 것일까요?
되돌아 나옵니다.
천전리각석과 반구대암각화를 구경하면서 다행히 문화해설사와 이곳 상태를 매일 모니터링하는 분이 함께 있어서 여러가지로 유익한 내용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되돌아 나오면서 느껴지는건 그들의 메아리..
밤하늘에 보이는 별의 거리가 광년이 되어 아득한데, 이 아득함이 눈 앞에 보이니 그저 신기할 뿐이었답니다.
이 물도 천년이 되고 만년이 되어 흘러 내릴것인데,
우리 못난 인간들은 짧디 짧은 100년 한세상에서 제 욕심을 못다채워 오늘도 싸우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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