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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봄빛 먼저 오는 섬, 통영 두미도 천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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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 가장 즐겁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섬 산행이랍니다.

산악국립공원이나 유명산은 경방기간이라 문을 닫아두고 있고 그 외 산들은 겨울 뒤의 삭막한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는데 남쪽에 있는 섬들은 그렇지 않답니다.

벌써 봄기운이 완연하여 산빛이 연두로 바뀌고 있습니다.

통영의 두미도에는 벌써 진달래가 활짝 피었네요.

아마도 열흘쯤 뒤에 간다면 거의 꽃밭 산행을 할 듯 합니다.

 

두미도(頭尾島)는 섬의 모양을 보고 나서 한자의 의미를 생각하면 바로 느낌이 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섬의 형태가 가오리나 홍어.. 이런 모양 비슷한데 머리와 꼬리만 있는 섬이라하여 두미도.

섬 주민 통 털어 백명 미만인데 거의 연세많은 노인분들입니다.

근간에 섬이 고향인분들이 윗대 집터를 버리지 못하여 그곳에 귀향하여 들어오는 분들이 간간 있는듯 합니다.

 

산행과 트레킹으로 찾은 두미도.

섬은 전체적으로 바가지를 엎어 놓은듯, 평지가 거의 없는 척박한 곳인데 이곳에 오뚝 솟아 있는 산이 천황산(天皇山)입니다. 467m로서 그리 높지 않는 산이지만 해발 0에서 시작하는 산행이니 그리 만만하게 볼 수도 없습니다.

산행 코스는 거의 외길이고 산행 시간은 대략 3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주변에 섬이 노대도와 욕지도가 있지만 남쪽으로는 탁 트여 시원한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이날은 미세먼지가 있어 아쉬웠답니다.

 

두미도를 여행지로 선택하신 분들의 공통적인 내용은,

이곳은 배편이 아주 열악합니다.

하루 딱 두편 있습니다.

배편이 요일별로 차이가 나고 삼천포 장날에 따라 다르고, 조금 복잡하게 되어 있는데 055-644-8092(바다누리호, 한림해운)으로 문의 하여 배 시간을 확인하는게 최상입니다.

 

아침 배 시간은 모두 동일한데, 새벽 6시 51분 출발(왜 50분도 아니고 51분으로 정했는지는 이해 불가..)하여 두미도에 도착하면 8시 20분쯤 되는데(1시간 20분 소요) 나오는 배 시간은 오후 4시 전후, 대략 섬에 머무는 시간이 7시간 이상 됩니다.

가게도 없고 머물곳도 없는 섬에서 산행 4시간 정도 마치고 나면 조금 애매한 시간..

 

외지인들을 기피하고자 일부러 이렇게 배 시간을 정한것이 아니라면,

제 생각에는 ....

통영에서 출발하는 배 시간을 아침 8시 30분 정도로 늦추고,

두미도에서 되돌아오는 배 시간을 오후 3시로 조정하면 이곳 두미도를 찾는 산행객과 여행객이 현재보다 열배 정도는 늘어날 것이라 장담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8시간 정도 되는 두미도 머무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하다가,

두미도 남구선착장에서 하선하여 천황산 산행 후 거의 아무도 찾지 않는 남쪽 해안도로를 트레킹하고 다시 남구선착장에 도착하여 북구선착장까지 해안도로 따라 거닐은 후 북구에서 배를 타고 통영으로 되돌아 나왔답니다.

산행 후 섬 외곽 일주도로를 한바퀴 일주한 셈인데 이러고도 1시간 이상 시간이 남았구요.

남은 한 시간동안에는 바닷가에서 동네 할머니와 세상 이야기 섬 땅값 이야기 외 이런저런 ...

 

 

산행지 : 두미도 천황산

일 시 : 2021년 3월 10일

산행 코스 :

통영 06시 51분 출발 바다누리호 ~ 남구선착장 도착(08시 20분) - 천황산 - 투구봉 - 하산 - 남쪽일주도로(고운마을 - 설풍마을 - 대판마을 - 청석마을) - 남구선착장 - 북쪽일주도로 - 북구선착장 ~ 오후 4시배 타고 통영으로..

산행시간 : 6시간

 

 

두미도는 통영시 욕지면에 속한 섬인데 이곳에 솟아있는 천황산은 통영시에서 가장 높은 산(468m)입니다.

통영이 자랑하는 미륵산(461m)이나 동명의 욕지도 천황산(392m)보다 더 높습니다.

높은 산이 있으니 물이 마르지 않는것은 당연한데 산 아래에는 농사 지을 땅은 거의 없습니다.

섬의 가장자리가 거의 비탈진 곳이라 토지를 만들 땅이 거의 없네요.

 

 

산행지도입니다.

이곳 두미도 찾아가면서 산행지도를 두번 쳐다 볼 필요 없습니다.

산길은 외길인데다 섬이라는 특성상 올라가면 한눈에 섬 전체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산행은 남구선착장에 하선하여 도로를 따라 산행들머리라고 표시된곳까지 가서 천황산과 투구봉을 거쳐 산행을 마무리하고 북구선착장을 거쳐 남구선착장으로 되돌아와서 배를 타고 통영으로 나오게 됩니다.

저는 섬 안에 머무는 시간을 활용하고자 산행 후 남쪽일주도로를 걷고 다시 북쪽일주도로를 걸었으니 섬 순환도로를 모두 완주한 셈이네요.

 

산행 코스 :

통영 06시 51분 출발 바다누리호 ~ 남구선착장 도착(08시 20분) - 천황산 - 투구봉 - 하산 - 남쪽일주도로(고운마을 - 설풍마을 - 대판마을 - 청석마을) - 남구선착장 - 북쪽일주도로 - 북구선착장 ~ 오후 4시배 타고 통영으로..

 

 

아침 6시, 출발지 통영연안여객선 부두입니다.

배에 오르니 아직 일출은 이르고 하늘에는 눈썹달이 떠 있네요.

 

 

나가는 배 위에서 일출을 맞았습니다.

해가 달처럼 떠 오르는 걸 보니...

오늘 미세먼지는 보통 이상일것으로 짐작. ㅠㅠ

 

 

 

 

 

배는 북구마을에 먼저 들리고 이어서 남구마을에 도착합니다.

산행은 북구마을에서 시작을 해도 되고 남구마을에서 시작을 해도 되는데 통상 남구마을을 들머리로 한답니다.

 

 

배에서 딱 내리니,

이 칭구가 반기네요.

이름이 순돌이라 하던가?

암튼 누렁이 이 친구가 오늘 산행 가이드입니다.

정상을 거쳐 하산할때까지 반나절 이상을 함께 했네요.

 

진도 순정견은 아닌듯한데 아주 순하고 산길은 완전 전문입니다.

순돌이 단점이 있다면 지독하게 말을 듣지 않는다는 점..

천천히 가자.

같이 가자.

사진하나 같이 찍자.

이런거 완전 개(?)무시하고 지 맘대로 입니다.

그러다가 한참 따라오지 않으면 앞서가다가 기다리고 있구요.

 

 

 

남구선착장에서 내려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걸어가면서 내려다 본 남구마을.

 

 

얘만 따라가면 됩니다.

 

 

미세먼지가 보통 이상입니다.

앞쪽으로 연화도가 보이는데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전망대가 있는 산행 들머리 도착.

천황산 정상이 올려다 보이고 아래로는 남쪽해안도로가 보입니다.

나중에 하산하여 저곳으로 걸어 왔답니다.

 

 

동백이 지천입니다.

반 정도는 떨어져 있고 반 정도는 붙어 있는데 산행 내내 동백군락지를 한없이 지나게 됩니다.

덤으로 붉디붉은 동백꽃은 마음껏 구경하구요.

 

 

 

 

 

우뚝 솟은 바위봉이 천황산 정상입니다.

그리 가파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리 순하지도 않은 산길이 정상까지 이어집니다.

천황산까지 오르는 길은 육산의 부드러운 흙길이라면 뒷편 넘어가서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돌길에 비포장같은 날 길입니다.

 

 

내려다보이는 남쪽해안도로.

대판마을입니다.

마을이래야 한두집.

그럴싸한집은 아마도 예상컨데 고향집을 새로 꾸며 들어와 살고 있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올해 처음 보는 진달래!!

이곳부터 정상까지 군데군데 진달래가 곱게 피어 있는데 아직은 조금 일러 대략 열흘정도 더 있으면 아주 보기좋을것 같습니다.

 

 

꽃멍?

 

 

 

 

 

내려다보이는 남구마을

 

 

사진 찍는다고 조금 지체했더니 순돌이가 가다가 되돌아와서 기다리고 있네요.

참 영리합니다.

 

 

두미도 최고의 보물, 동뫼섬입니다.

두미도에서 꼬리(미.尾)에 해당하는 곳이구요.

미세먼지로 이곳에서는 별로인데 나중에 내려가서 남부일주도로를 걸으면서 만나는 동메섬은 완전 환상.

코발트빛 바다와 어우러져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에는 이처럼 돌담들이 이어져 있는데 산성은 아닌듯하고 중간 중간 그물망이 곁들여져 있는걸 보니 이전에 염소를 방목하면서 만든 담이 아닐까 생각도 되네요.

근데 염소란 넘이 이 정도를 넘지 못할까?

암튼 여러가지 짐작을 하면서 산행을 했는데 돌로 쌓은 담의 길이가 장난이 아닙니다.

 

 

곧 정상.

밧줄이 있긴한데 돌턱이 많아 그냥 올라가도 됩니다.

 

 

천황봉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데 제 생각에는 천황산으로 적는게 옳은것 같네요.

대개 봉이란 산의 한 봉우리를 의미 한답니다.

옆에는 이전의 천황봉 돌비석이 세조각으로 부서져 한켠에 뒹굴고 있는데.. 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뺀건가요?

 

 

가이드 누렁이는 투구봉쪽 조망 감상하고,

난 동쪽 섬들 조망 감상하고..

둘이 사이좋게 빵 나눠 먹고.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북구마을

 

 

이곳부터 투구봉까지는 등산로가 조금 불편합니다.

정상 바로 뒤로 빨래줄같은 노끈이 매달린 10m 높이의 암벽구간이 있는데 전 구간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장소입니다.

 

 

바로 이어 암릉구간이 살짝 이어지구요.

 

 

 

 

 

3종류 아니면 4종류의 나무가 뒤엉켜 자라고 있는데 어지러운 공생입니다.

 

 

이날 산행 내내 발 밑을 조심하여 걸었는데 아주 작은 꽃들이 무수히 많이 피어 있었답니다.

 

 

 

 

 

 

 

 

 

 

 

 

 

 

3월 말쯤에 들리면 멋진 진달래 풍경을 불 수 있을것 같습니다.

 

 

 

 

 

 

 

 

하산길은 그야말로 동백 터널.

이곳 동백들은 여느 섬과는 달리 수령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네요.

아마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섬 가꾸기로 심은게 아닌가 추측이 됩니다.

대개 남도 섬의 동백들은 나이가 많아 키보다 휠씬 더 위에 꽃들이 피어 있어 올려다봐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모두가 눈맞춤이 된답니다.

 

 

하산 완료.

섬 일주도로(순환도로, 임도라고도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일주도로를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았는데 고운마을과 설풍마을은 일주도로에서 오른편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한참이나 내려가야 하는데 다시 되돌아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들리지 못했습니다.(상단 지도 참고)

척박한 섬 동네, 두어집 있는 외진 동네에 등산복 차림으로 찾아가는것도 웬지 민폐처럼 여겨졌구요.

 

 

내려다보는 고운마을

 

 

일주도로는 일차선 도로에다 위험지역이 많아 간간 볼록거울이 세워져 있네요.

 

 

도로옆 산비탈 곳곳에는 이런 돌담들이 자주 보이는데 아마도 이전, 오래 전 섬 주민들이 작은 밭이나 집을 일구며 살았던 자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미세먼지 없는 날씨였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란 수평선에 가릴것 없는 탁 트인 바다...

 

 

 

 

 

위로 천황산이 올려다 보입니다.

 

 

멀리 보이는 바위 절벽이 멋진 절경인데 앞쪽으로 잡목이 가려 사진에서는 돋보이지 않습니다.

일주도로 길 옆으로는 야생 두릅이 지천입니다.

이제 손톱 한마디 정도 돋아나고 있네요.

 

 

두미도 최고의 절경 동뫼섬.

청석으로 가는 길에서 바라 본 동뫼섬은 정말 멋집니다.

두미도의 꼬리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아마 저곳으로는 건너갈 수 없으니 자연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지 않을까 짐작 되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일주도로에는 하루에 차량이 몇 대 정도 지나갈까요?

재 짐작으로는 3~4대 정도 지나가면 많이 다닐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곳 저곳에 세워져 있는 안전판이나 안전 시설물을 보면서 우리나라 좋은나라..^^

 

 

대판마을에서는 한집이 전부인듯 합니다.

옛 담장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천황산이 뒷산이 되었네요.

 

 

이 동백나무...

제가 본 동백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수령은 수십년 수백년(?)이상 된듯..

분재같은 고목에서 동백이 곱게 피었는데.

사진에서는 완전 별로로 보입니다.

 

 

 

 

 

 

 

 

 

 

 

 

 

 

코발트 바다빛과 어울러지는 동메섬.

걷는 내내 보이는 이 풍경이 가장 멋졌습니다.

 

 

 

 

 

두미도 종주도로에는 간간 이렇게 의자가 바다쪽으로 향해 있는게 보이는데 아마도 여행객을 위한 섬 주민의 따스한 배려 같기도 하고...

 

 

 

 

 

섬을 3분의 2 정도 돌아서 다시 남구마을로 돌아 왔습니다.

옛 분교같은데 새로운 터로 바뀌고 있는 중인것 같으네요.

 

 

저 철봉에 매달려 웃고 떠들던 섬 동무들은 다들 어디서 지내고 있을까요?

 

 

남구마을 경로당 윗길을 지나는데 아랫쪽으로 누렁이가 보입니다.

하산후 지는 지대로 남구마을로 되돌아갔는데 손을 흔드니 꼬리를 흔들면서 쏜살같이 올라 옵니다.

반나절 같이 산행하면서 정이 들은듯 반갑고 고맙네요.

이곳에서 북구마을까지 같이 갈려나 했는데 얘도 포장도로는 싫은가 봅니다.

잠시 앞서 가더니 남구마을로 되돌아가네요.

 

 

남구에서 북구로 가는 도로도 역시 한쪽으로는 바다를 보면서 걷습니다. 

 

 

 

 

 

 

 

 

북구마을 도착.

남구에서 대략 30여분 정도 걸린듯 합니다.

 

 

 

 

두미도 앞 바다는 뱃길 항로인듯.

커다란 배들이 종일 지나가고 있네요.

 

 

유조선인듯. 배 뒤로 보이는 섬은 사량도.

 

 

바닷가 집들은 모두 민박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습니다.

깔끔한 민박집도 있는데 저는 이 집에 머물고 싶네요.

작은 방에서 바다 안주하여 밤 새 마시며 안주인이 들려주는 섬의 옛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섬에서 사람이 걷는 길은 거의 걸어 본 하루.

그래도 배 시간이 한시간 이상 남아 있습니다.

이곳 저곳 둘러보며 섬사람 만나서 심심파적 이야기도 나누고...

 

 

 

이전 어느 이장(구장)님이 아주 섬에서 정치를 잘 하였나 봅니다.

공덕비가 세워져 있네요.

 

 

오후 4시경

바람이 세차게 불어 주의보 떨어지면 우짜노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 태우고 나갈 배가 들어 옵니다.

 

 

언제 다시 이 섬에 올 수 있을까?

섬은 막연합니다.

그래도 이야기하지요.

'또 올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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