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마고할미 박랑의 외동딸이 월여산 자락 연못에서 자주 목욕을 했는데 옥황의 아들 일야가 이를 보고 반하여 짝사랑을 하며 눈물을 흘렸는데 이것이 비가 되어 자주 내렸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월여산(月如山, 863m)..
기우제를 지내는 전설이 여기서부터 전해졌다고 합니다.
그니까 비가 내리지 않으믄 월여를 앞세워 바람을 잡고 옥황의 아들 일야를 자꾸 애타게 만들어 울리믄 된다는 이야기..^^
3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있다고 하여 삼봉산(三峰山)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전국구 명산이 되다 보니 월여산으로 정착이 되어져 있습니다.
정상 능선의 암릉이 일품이고 북쪽의 감악산과 남쪽으로는 황매산이 병풍처럼 마주보고 있고 동으로는 합천호와 대병 4악이 그림처럼 보이는 곳입니다.
날씨가 연무가 약간 있어 서쪽 지리산과 남덕유가 가려져 아쉬움이 컸답니다.
무더워지는 여름,
지난해부터 거의 외진 곳을 찾거나 주중으로 언택트 산행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하루 종일 사람 그림자도 만나지 못했네요.
몇 해 전 산길에 눈이 많아 미끄러워 가지 못했던 재안산까지 마무리하고 내려왔습니다.
일부 구간으로 풀과 잡목이 무성하여 진드기 유의해야 할 여름 산행이었습니다.
지난 산행기 : 이곳
산행지 : 월여산
일 시 : 2021년 6월 27일
산행 코스 : 신기마을 주차장 - 느티나무쉼터 - 칠형제바위 - 정상 - 2봉 - 3봉 - 지리재 - 재안산 - 신기마을(원점회귀)
소요시간 : 5시간 30분
달월(月)에 남을여(餘)의 월여산(月如山).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은 아니지만 산을 즐기는 이는 거의 다녀가는 산이기도 합니다.
5월 철쭉이 피는 시기가 가장 제철이구요.
월여산 산행지도
위 지도의 빨간색 라인이 제가 다녀온 구간
간단하게 월여산만 다녀오면 4시간 정도면 됩니다.
산행 코스 : 신기마을 주차장 - 느티나무쉼터 - 칠형제바위 - 정상 - 2봉 - 3봉 - 지리재 - 재안산 - 신기마을(원점회귀)
대구에서 거창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합천호를 끼고 달리는 59번 국도로 갈아타고 봉산면을 지나 신원면으로 들어가면서 앞쪽으로 바라 보이는 월여산.
신기마을 주차장은 상당히 넓게 되어 있습니다.
원평마을과 신기마을이 붙어 있기 때문에 원평마을 주차장이라고도 합니다.
원래 신기마을은 안쪽 계곡에 형성되어 있었는데 오래전 수해로 큰 피해를 입어 동네 전체를 안전한 곳으로 이주를 하다 보니 원평마을과 가까이 붙어 버렸습니다.
들머리는 위 사진에 보이는 쉼터정자 오른편으로 가면 됩니다.
마을 스피커 탑에 까치가 집을 짓고 살고 있는데 새끼들이 태어나면서 무지 시끄러운 소리에 많이 익숙해져 있을 것 같네요.
포장된 임도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면서 내려다본 원평마을과 신기마을.
아주 이전에는 이곳 마을들이 경상도 말로 완전 '골짝'마을이었는데 이제는 드나들기 참 좋은 동네가 되었습니다.
작은 저수지 둑을 지나 올라오면 이런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등산로 입구라고 되어 있고 우측으로 느티나무 쉼터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오르면 밤나무 단지들로 연결된 임도들이 등산로와 많이 헷갈리게 되어 있으므로 초행시에는 오른편으로 이동하는 게 좋습니다.
커다란 느티나무를 두 그루 지나고 계곡을 낀 외길 임도를 따라 곧장 올라가면 됩니다.
예쁜 꽃을 피우고 있는 자귀나무..
포장된 임도는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 앞에서 끝나고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모처럼 보는 비비추.
여름 야생화가 본격적으로 제 철을 맞았네요.
이전에는 없던 나무 계단길.
부실한 데크 계단이 아니라 다행히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7형제바위.
가장 높은 바위에도 올라갈 수 있는데 누가 봐주는 사람도 없어 그냥 통과.
이곳부터 간간 아래로 조망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전체적인 등산로에서 월여산 정상을 지나고 철쭉 군락지까지는 등산로가 양호한 편이나 그 뒤로는 풀이 많이 자라서 진드기 걱정을 좀 해야 합니다.
북쪽으로 내내 건너다 보이는 감악산.
다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내려다본 신기마을
나리꽃도 이곳저곳 한창입니다.
월여산 오르다 보면 중간에 등산로를 벗어난 곳으로 만물상 바위가 보이는데 저곳으로 내려가서 사진 놀이하기 좋은 곳입니다.
앞쪽 감악산과 우측의 만물상 바위.
좌측 뒤로 멀리 오도산과 숙성산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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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여산 정상 도착.
세상에서 가장 멋진 정상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산의 위세에 맞는 적당한 크기에 엄마체로 쓰여 있는 멋진 글씨..
"그대(山) 있음에 나 여기 왔노라."
정상석이 아래쪽으로 파 묻히는 걸 감안하지 않고 음각을 해서일까요?
글씨가 조금 아래로 치우쳤는데 그래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정상의 조망은 잡목으로 갇혀있습니다만 바로 앞의 2봉으로 건너가면 조망이 탁 트입니다.
2봉에서 건너다본 3봉과 그 뒤로 이어지는 능선길.
멀리 가장 높게 솟은 봉우리가 재안산.
우측으로 합천호가 살짝 보입니다.
아침에 라면 하나 끓여먹고 왔더니 배가 고파 조금 이르게 오찬을...
단골 빠리빵집에 빵이 다 팔려 어제 팔다 남은 재고 빵이 한 봉지 있길래 사 왔답니다.
빵과 함께하는 복숭아 간스매는 유동황도가 맛나는데 깜빡 델몬트를 샀더니 제맛이 나지 않네요.
냉동시켜 놨다가 가져오면 대충 녹아서 시원하고 좋답니다.
여름 한철에 장갑을 두어 켤레 소비하는데 모두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 못 끼게 됩니다.
아무래도 손이 조금 큰 편이라 쉽사리 떨어지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손가락 없는 장갑을 하나 장만해 봤습니다.
블랙다이아몬드 제품입니다.
2봉 파노라마 조망 즐기기
좌측이 북쪽의 거창 감악산이고 우측이 진행 방향 능선입니다.
중간쯤 맨 뒤로 오도산과 숙성산이 보이는데 날씨가 맑으면 의상봉 능선과 가야산도 뚜렷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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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3봉과 동쪽의 합천호.
3봉으로 순간이동
뒤돌아 보는 2봉과 좌측의 황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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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다보는 신기마을
3봉에서 조망되는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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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병 4악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백기재와 떡갈재를 이어서 황매산과 연결이 되는데 준족분들은 쉽사리 달리기도 합니다.
이전에 대병면에서 이곳 신원면으로 올 때는 걸어서 넘는 고개가 지리재와 백기재였습니다.
소룡산은 옛날에 호랭이가 출몰한다고 한 곳인데 근간에는 송이가 많이 나는 곳이었답니다.
그러다가 무분별하게 외지인들이 들어와 산 전체를 이 잡듯이 뒤지는 바람에 지금은 송이밭이 황폐화되었고요.
송이는 채취한 후 뿌리의 포자를 남겨두어야 하는데 초보들이 이것 무시하고 홀라당 빼서 채취하면 그 뒤로는 송이 구경할 수 없답니다.
3봉에서 조망되는 만물상 바위들.
좌측 감악산과 우측 합천호와 대병 4 악의 산들.
가운데가 진행방향의 재안산 능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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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황매산과 바로 아래 철쭉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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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군락지.
이곳부터 재안산 방향 지리재까지 풀과 잡목이 무성합니다.
뒤돌아 보는 봉우리
가다가 잠시 멈춰보면 토시에 진드기 두어 마리 붙어 있네요.
1,2분 간격으로 진드기 털면서 진행..ㅠ
대병면 대지리에서 신원 구사리로 지게를 지고 넘나들던 지리재 고개.
지금은 옛길이 묻혀 없습니다.
재안산 가는 길에는 커다란 암릉군이 자주 있습니다.
칼로 쪼갠 듯 커다란 바위가 두 동강이 나 있는데 뒤로 절벽이라 전체적인 모습을 담을 수 없네요.
월여산 암봉의 조망도 멋지지만 이곳 재안산 가는 길의 암봉에서 내려다보는 조망도 완전 멋집니다.
대병 4악.
좌측부터 의룡산, 악견산, 금성산, 허굴산.
사진에서 산자락에 하얗게 파헤쳐져 있는 건 고속도로 공사 중..
울산~함양 고속도로입니다.
황매산과 합천호, 그리고 대병 4악(의룡산, 악견산, 금성산, 허굴산)이 그림처럼 보여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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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룡산과 악견산
그 아래로 합천호 본 댐 둑이 보여 집니다.
댐에 물이 많이 빠졌네요.
작년 홍수때 수위 관리를 잘못하여 댐 아래 피해를 많이 업었는데 그 뒤로는 저수율을 많이 줄이고 있는듯 합니다.
금성산과 허굴산
대병면 소재지가 보이고 그 뒤로 고속도로 공사장면도 보입니다.
요즘은 산악지형은 거의 터널로 되어져 공사를 해도 인근 주민들은 거의 의식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곳에 합천호 인터체인지가 생긴다고 합니다.
건너보이는 황매산.
산자락에 울긋불긋한 장면들은 모두 고속도로 공사중인 모습.
우리나라 토목 기술 중 터널 파는 건 세계 최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진드기 털어 내면서 올라 온 재안산.
다람쥐 형상입니다.
산자락 아래 온통 밤나무 단지라서 아마도 밤톨을 쥐고 있는 다람쥐를 만들어 둔 듯 하네요.
잡목으로 조망은 전혀 없습니다.
조금 더 진행하여 뒤돌아 본 능선길.
멀리 월여산 2봉과 3봉이 보여 집니다.
어릴때 많이 따 먹었던 다래.
다래랑 머루가 시골 동네 뒷산에는 지천으로 많았답니다.
또 다시 정글같은 하산길.
요즘 어딜가나 산딸기 천지.
이제 거의 끝물입니다.
지리지리하게 내려와서 만나는 신기마을 옛 터.
이곳 개울가에 집들이 모여살고 있었는데 큰 홍수로 집도 떠내려가고 인명 피해도 있어 동네 전체를 아랫쪽 개울 위로 이주를 했답니다.
옛 집들이 남아 있네요.
신기마을 골목의 벽화.
잘 그린 그림들은 아니지만 정감있는 벽화들이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한국전쟁때 피아간의 모두 적이 되어버린 산골동네 양민들.
이곳 신원면에서는 어린이 350여명을 포함한 죄없는 민간인 700여명이 우리 국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학살된 곳입니다.
잊혀진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이구요.
그 비극의 현장을 모두 보았을 월여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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