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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지리산의 속살 탐방 : 영원사~삼정산~상무주암~벌바위(와운카페)~도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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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산청 웅석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조망했는데 오늘은 정확하게 그 반대 방향인 함양 삼정산에서 천왕봉을 보게 되네요.

상층부 구름이 걷히지 않아 지리산 주능선을 말끔히 보지는 못하였지만 능선 자락에서 맞는 바람은 한여름의 그 바람이 아니라 상쾌하게 하루 산행을 하였습니다.

 

이 구간의 산행은 거의 지리산 7암자 탐방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 지난번 7암자 순례길에 도솔암을 거치지 못해 못내 아쉬웠는데 이번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지리산 주능선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이 삼신봉과 이곳 삼정산인데 오늘은 하늘이 말끔하지 못해 조금 아쉬웠구요.

비탐 지역이라 잡목과 풀들이 우거져 스쳐 지나면서 내 몸에 붙는 온갖 벌레들과 전쟁을 치렀다는 점도 기억에 오래할것 같습니다.

지난 산행기 : 지리산 7 암자 순례길

 

산행은 승용차로 진입이 가능한 영원사에서 시작하여 빗기재로 올라 순례길 능선을 타고 가다 삼정산에 오른 다음 되돌아 내려와 바로 아래 상무주암에 들려서 좌선대에서 지리산 구경하고, 다시 빗기재로 되돌아와서 중북부능선을 타고 영원봉을 지나 벌바위(와운카폐)에서 잠시 휴식.

이후 삼각고지로 향하는 능선을 타고 오름길 계속 진행, 1394봉에서 좌틀하여 하산, 도솔암을 거쳐 영원사로 내려와 원점회귀 산행을 하였습니다.

 

능선에 잡목이 우거져 거의 조망이 트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였지만 지리산의 숨은 속살을 온전히 감상하면서 하루를 보냈다는 게 의미가 있네요.

빗기재에서 도솔암 구간은 비탐 지역이지만 길은 뚜렷하고, 사람의 발길이 없는 곳이라 곰이나 산돼지가 언제 튀어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숲길이었습니다.

 

 

산행지 : 삼정산, 벌바위, 도솔암

일 시 : 2021년 8월 15일

산행 코스 :

영원사 - 빗기재 - 삼정산 - 상무주암(되돌아 와서) - 빗기재 - 영원봉 - 벌바위(와운카폐) - 영원재 - 1311봉 - 1394봉 - 도솔암 - 영원사(원점회귀)

산행 시간 : 6시간 30분

 

 

 

낙엽이 살짝 쌓이는 계절이 되면 다시 이곳에 와서 7암자를 한번 더 둘러봤으면 합니다.

지리산은 산에 올라도 좋고 둘레길을 걸어도 좋은데 그것보다 암자 순례길은 색다른 참 의미를 더한답니다.

 

 

제가 걸었던 구간을 지도로 만들어 봤습니다.

위 지도에 빨강색 구간이 제가 탐방한 구간.

(빗기재~영원봉~벌바위~도솔암~영원사는 비탐구간)

 

산행 코스 :

영원사 - 빗기재 - 삼정산 - 상무주암(되돌아 와서) - 빗기재 - 영원봉 - 벌바위(와운카폐) - 영원재 - 1311봉 - 1394봉 - 도솔암 - 영원사(원점회귀)

 

 

지리산 가는 길.

선형이 아름다운 지안재. 이곳을 넘을때는 늘 차를 세워두고 눈자국으로 곡선을 그려 본답니다.

 

 

대구에서 함양을 지나 지안재, 오도재를 넘고, 금계에서 마천으로.

마천에서는 임천다리를 건너 백무동방향으로 오르다가 좌측 백무동을 무시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계고 오르면 세상의 끝동네 삼정마을입니다. 하정,음정,양정마을을 합쳐서 삼정마을이라 한답니다.

세 곳 마을을 지나 꼬불꼬불 경사가 심한 산길을 한참 오르면 해발 920m에 위치한 영원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승용차나 승합차만 진입이 가능하고 거의 교행이 불가능한 산길도로입니다.

 

 

두류선림(頭流禪林)이란 현판이 보입니다.

이전에는 너와집이었다고 하네요.

통일신라 영원대사가 청건했다고 하는데 고승들이 참선 수도장으로 명성을 날리다가 여순반란사건때 모두 불타버렸다고 합니다.

 

 

대웅전격인 두류선림에는 호위불도 없이 석가불만 외로이 앉아 있습니다.

내부는 참으로 단촐하고 꾸밈이 없는데 공물도 수박 한통만 덩그러니 놓여 있네요.

삼배 드리고 봉투에 넣지 않은 생돈을 꺼내어 복전함에 넣습니다.

부처님, 머 과자라도 사 드세유. 배고프겠어유...

 

 

영원사 앞마당의 조망.

삼각고지로 이어지는 삼정능선입니다.

 

 

그림처럼 예쁘게 전지를 한 나무들와 그사이에 수줍은듯 피어있는 상사화 두어송이.

 

 

영원사에서 빗기재(7암자 순례길)로 올라가는 들머리는 좌측 오래된 은행나무 옆입니다.

절마당 말미에 자리하고 있는 흙집.

뭐가 들어 있을까?

 

 

영원사에서 산길로 접어드는 들머리

모처럼 산에서 사람(?)을 만나 동행을 합니다.

광주에서 오신 부부인데 상무주암까지 같은 코스입니다.

 

 

영원사에서 20여분 약간 경사진 등산로를 오르면 만나는 빗기재.

이곳에서 상무주암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계획입니다.

 

 

상무주암까지는 능선길로서 그리 가파른 구간이 없어 걷기 좋습니다.

가을을 살짝 맛보게 하는 바람 한 줄기가 능선을 넘어가면서 얼굴을 스치는데 그게 그렇게 상큼 하네요.

등산로 앞에 버티고 서 있는 가분수 바위를 지나갑니다.

 

 

 

 

 

아주 커다란 바위가 비스듬히 서 있는데..

 

 

키 높이 정도에 작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씨앗이 어떻게 저곳까지 폴짝 뛰어 올랐을까요?

뿌리 있는 곳에 물은 어떻게 공급이 되어 질까요?

 

 

 

 

 

상무주암과 삼정산 갈림길.

이곳에서 삼정산은 왼편 산길을 300m 정도 올라야 합니다.

우측으로 가면 바로 상무주암이구요.

7암자 순례길을 걷더라도 삼정산 정상은 한번 다녀 오는게 좋습니다.

중간에 지리산 주능 조망이 멋지답니다.

 

 

삼정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두어곳 멋진 조망처가 있답니다.

맨 우측이 반야봉이고 좌측이 형제봉입니다. 중간이 삼각봉이라고도 하는 삼각고지입니다.

저곳부터 이곳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중북부능선, 또는 삼정능선이라고 한답니다.

 

 

지리산 천왕봉이 구름모자를 쓰고 있는데 꼭대기는 보이네요.

아래로는 삼정마을이 내려다 보이구요.

 

 

 

중간 오름길 조망처에서 건너다보는 지리 주능선입니다.

좌측 천왕봉에서 벽소령대피소가 있는 곳까지는 구름으로 거의 가려져버려 보이지 않네요.

그 우측으로 형제봉, 삼각고지, 그리고 토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선명합니다.

중간에 연화천대피소도 있겠지요.

다시 되돌아서 가야 할 산길은 사진 중앙에 진행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 끝까지 가야 합니다ㅋ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위 파노라마 사진에서 당겨서 찍은 사진입니다.

갔다와서 사진을 보고 대략의 도솔암 위치를 표기해 보았습니다.

 

 

삼정산 정상.

지리산 주능 조망의 최고 자리라 하는데 여름 잡목으로 조망은 거의 가려 졌습니다.

 

 

지난번 삼정산에서 찍은 지리산 주능선의 풍경.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나무 사이로 천왕봉이 보이네요.

 

 

다시 능선길까지 내려와서 상무주암으로...

 

 

옛날에는 정말 은둔의 암자였는데 어느날부터 이곳이 지리산 7암자 순례길이 되어 탐방객들이 자주 지나는 길이 되었습니다.

 

 

상무주(上無住)의 무주(無住)라는 의미는 머무름이 없다는 뜻이니 중생과 달리 수행자는 물욕과 번뇌의 어리석음에 머물지 말고 그 위(上)에서 놀라는 뜻이라고 제 나름 분석(?)합니다.

 

 

암자 마당으로 들어가는 삽작문에는 두어개 막대기가 엄중하게 막혀있어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저 아래 세상에서 이곳까지 수단은 오직 지고 이고 오는수밖에 없습니다.

대략의 채소는 자급자족을 해야 할것 같구요.

수행스님 세분이 밭을 일구고 있네요.

 

 

좌선대.

참선대라고 해도 될것 같네요.

이곳에 가부좌로 앉아서 지리능선과 대화를 나누면 내 속에 담아두고 풀지 못했던 화두가 정리 될까요?

 

 

천왕봉은 말이 없습니다.

"니, 내려가면 다시 맹탕거리믄서 술 먹을끼제!"

속으로 ..

"예" 하고 내리깔고 대답합니다.

일순 정직해진것만 하여도 선계에서 곁에 잠시 머문듯 ..

 

 

다시 빗기재까지 되돌아 왔습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출금 표지판을 넘어가면서 순식간에 투명인간이 됩니다.

 

 

산죽들이 제초제를 뿌린듯 모조리 꽃을 피우고 죽어 있습니다.

일시에 한 능선에 있는 산죽들이 같이 말라 죽는다는게 신기하네요.

덕분에 진행하기는 조금 수월 합니다.

 

 

귀한 석이를 보면서도 그냥 지나치구요.

욕심 많은 김여사가 듕국에서 싸다고 잔뜩 사 온 석이가 아직도 냉장고에...ㅠㅠ

 

 

영원봉까지는 산죽터널을 지나갑니다.

말라버린 산죽으로 인해 이곳 능선길에서는 그래도 수월하게 자나가는 편...

 

 

영원봉 도착.

삼각점이 있습니다.

앞쪽으로 조망이 트이구요.

 

 

 

 

 

좌측이 지나 온 삼정산, 그리고 중앙부터 우측으로 지리 주능선...

아래는 삼정마을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영원봉에서 조금 진행하면 만나는 벌바위봉, 일명 와운카페라고 합니다.

구름도 산을 베고 누워 있다는 와운마을이 바로 아래에 있는데 그 마을의 운치를 가져와 붙여진 이름이 와운카페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좁은 낭떠러지 길을 돌아가야 하는데...

나중에 보니 우측 석문을 지나 올 수도 있는 길이 있습니다.

 

 

봉화의 달바위산이 생각나는 좁은 절벽길입니다.

 

 

건너 가다가 아래로 흘러 버리면 클 납니다.

 

 

와운카페.

옆의 작은방에는 고기굽고 파티하는 서너명이 있네요.

머라칼수도 업꼬...ㅠ

 

 

 

와운카페 조망.

주능선이 구름에 가려 아쉽습니다.

 

 

진행방향입니다.

맨 앞쪽 높은 봉우리까지 가야 합니다.

주능선 촛대봉이 좌측 능선에 보이네요.

 

 

벌바위봉 위에 올라 봤습니다.

커다란 바위지대입니다.

 

 

동쪽으로 서북능선이 이어집니다.

만복대와 정령치가 한눈에 들어오구요.

정령치 휴게소가 하얗게 보이네요.

좌측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노고단입니다.

아래로는 와운마을이구요.

 

 

당겨서 본 와운마을

명품송 할머니소나무가 보입니다.

 

 

벌바위를 나와서 다시 삼각고지방향 삼정능선을 이어 걷습니다.

비탐인데도 군데군데 밧줄을 걸어 둔 보살같은 산꾼님이 있네요.

 

 

뒤돌아 본 벌바위(와운카페)

 

 

당겨 봤습니다.

둥근 원 안이 와운카페.

 

 

낑낑거리며 올라야 하는 구간이 몇 곳 됩니다.

구간의 난이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오직 문제는 벌레들..ㅠㅠ

10여분 온갖 잡목과 풀을 헤치고 나가서 멈추면 모자와 팔토시에 작은 벌레들이 가득(진드기도 있고..).

모자를 벗어 온 몸을 탈탈 털고 다시 진행.

 

 

한참 진행하여 돠시 되돌아보는 벌바위봉.

벌바위봉 좌측 옆으로 서북능선 끝봉인 바래봉이 솟아 보이네요.

 

 

영원봉 전까지는 산죽들이 모두 말라 죽었는데 이곳은 싱싱합니다.

덕분에 벌레수집은 더해진듯 하구요.

 

 

 

 

 

 

 

 

숲 사이로 삼정산이 가까이 보이고 멀리는 삼봉산이 조망 됩니다.

 

 

야생화 중에서 겨우 알고 있는 며느리밥풀꽃.

요즘이 제철인지 등산로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주능선인 삼각고지(삼각봉) 가기 전 마기막 봉우리에 도착.

이곳에서 도솔암은 좌회전입니다.

별다른 표식이나 안내판 없구요.

위 사진에 보이는 토끼 귀처럼 생긴 바위 있는 곳에서 좌회전 산길로 내려가면 되구요.

 

 

토끼 귀처럼 생긴 바위에 올라가서 본 조망입니다.

반야봉이 건너 보이고 바로 앞 능선은 심마니능선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

 

 

도솔암으로 떨어지는 하산길은 잡풀과 잡목이 없어 지리산 속살을 느씨기에 가장 안성맞춤.

참 멋진 길입니다.

 

 

도솔암 도착.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인기척이 전혀 없습니다.

참선암자라 선뜻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입구 돌탁에 앉아서 한참이나 눈으로만 둘러 봅니다.

지난번 7암자 순례길에서 이곳 하나를 빠뜨렸는데 이제 제대로 채웠네요.

비탐지역에 있는 곳이라 일년 중 부처님오신날에만 국립공원 묵인하에 드나들 수 있는 곳.

많이 와 보고 싶은 곳이었답니다.

 

해발 1200고지.

이럼 높은 곳에 이처럼 너른 절마당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참으로 고요한 곳입니다.

그냥 잠시 머물러도 마음이 온통 비워질것 같네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눈에 뜨입니다.

가운데 전각 위 언덕에 자라고 있는 우뚝한 소나무와 ...

좌측 마당 가장자리에 인위적인 가꿈으로 자라고 있는 소나무.

 

 

 

 

 

험한 산길을 헤쳐오다보니 배낭 옆구리에 끼워 다니던 코브라 삼각대 꼭지가 사라지고 없네요.

할 수 없이 커다란 돌을 두어개 포개놓고 그 위에 카메라 얹어 셀프 타이밍으로..

언제 다시 이곳을 올 수 있을까....

 

 

근데 마지막 사진을 찍으면서 보았답니다.

본당 맨 좌측 창 안에 스님이 가부좌로 참선 중이었다는 걸.

집에와서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크게 보니 모든 사진에 스님이 창 안에 가부좌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도솔암에 내가 들렸을때부터 나갈때까지 그 스님은 고요히... 계셨던 것이네요.

물론 나도 발자국 소리 하나 내지않고 머물다 왔으니. 

 

 

도솔암에서 영원사까지의 숲길은 오늘 산행에서는 거의 고속도로.

지리산 속살의 숲길을 만끽하면서 걸어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중간에 ..

이건 뭥??

반달곰 똥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민달팽이 입니다.

크기가, 흠마!

 

 

계곡 건너면 바로 영원사 올라가는 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지리산 속살 탐방이 끝이구요.

 

 

 

내려오면서 뒤돌아 본 양정마을.

요즘 시골마을 풍경이 거의 별장촌으로 변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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