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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아이와 나눈 귀신 이야기

 

야간산행을 같이 한번 다녀온 지율이가 묻습니다.

 

하부지는 밤에 산에 다니면 무섭지 않아요?

왜 무섭지?

귀신 나오잖아요.

귀신이 무서워?

예.

근데 귀신은 왜 밤에 나타날까?

글쎄요.

귀신도 사람이 무서워서 그렇단다.

예?

 

할아버지가 귀신에 대하여 설명해줄게 잘 들어.

 

첫째로, 귀신은 절대 뒤에서 나타나지 않아. 항상 앞에서 나타나지. 비겁하지 않다는 뜻이지.

그니까 무섭다고 뒤돌아 볼 필요 없겠지?

둘째로, 귀신은 무기를 들고 나타나지 않아. 귀신이 칼 들고 총 들고 나타나는 거 봤어?

아니요.

셋째로, 귀신은 먼저 덤비지 않아. 그냥 사람을 놀라게 할 뿐이야.

손톱을 길러 지저분하게 해 있거나 낡은 모자를 쓰고 있거나 분장을 요란하게 해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그것밖에 할 줄 몰라.

대충 이해가 되나?

예. 별로 대단하지 않네요.

그럼, 하나도 무섭지 않은 게 귀신이지.

 

근데 하부지 피를 빨아 먹는 무서운 귀신도 있지 않나요? 드라큘라, 뱀파이어, 흡혈귀 같은거.

아, 그건 외래종인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어.

몰래 들어 오지 않았을까요?

걔네들이 들어오면 벌써 들어왔겠지. 황소개구리처럼.. 근데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 피가 애네들하고 맞지 않는 모양이야.

누가 물렸다는 뉴스 본 일 있어?

없어요.

거봐.

 

그럼 만약에 밤에 귀신을 만나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좋은 질문이야.

대개의 귀신들은 마음으로 먼저 들어온단다. 그다음에 실체가 눈에 보이고.

귀신이 보인다는 약한 생각을 가지면 귀신이 그걸 눈치채고 먼저 마음속에 들어온단다.

귀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지.

 

할아버지 이야기 들으니 귀신이 그렇게 무서운 존재가 아닌데요.

정답.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란 말이 있어.

예, 알아요. 담이 형아가 이야기해 줬어요.

그렇듯이 귀신도 별거 아니란 생각을 하고 귀신의 실체를 알면 무서운 게 하나도 없지.

그럼 그냥 인사만 하고 헤어지면 될까요?

안되지. 모처럼 기회인데...

귀신을 만나면, 먼저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저 죄송하지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몇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렇게 인사를 한 다음 평소에 네가 귀신에 대하여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면 되겠지.

알았어요. 별거 아니네.

 

 

 

 

거의 혼자 산행을 다닌다.

어떨땐 산 속에서 5~6시간 이상 아무도 만나지 않을때가 많다.

주변 사람들은 깊고 외딴 산속을 혼자 다니면 무섭지 않냐고 묻는다.

별로 무섭지 않다.

 

밤중에 산에 혼자 있어도 무섭다는 느낌이 없다.

앞산에서 비슬산까지 야간산행도 하고 팔공산 종주도 야간산행으로 해 봤다.

무섭다기보담 길이 보이지 않아 문제였다.

산에서는 밤이나 낮이나 별로 차이가 없다.

근데 이상하게 집에 혼자 있으면 무섭다. 낮에도..ㅎ

 

고소 공포가 심한데 산의 절벽에서는 그리 무섭지 않다.

그런데도 22층 내 집에서는 내려다보지도 못한다.

 

 

 - 용지봉 야간 산행 후 밤중에 혼자 내려오면서 난 왜 무섭지 않을까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일전에 지율이와 야간 산행하면서 나눈 이야기가 생각나...

 

 

 

 

Comments

  • 지율이와 아주 재미있게 예기를 나누셨네요.^^
    저는 한국 티비에서 높은 아파트나 복도 같은데를 보면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 한국은 아파트 천국입니다.
      요즘은 더욱 고층으로 올라가는 추세라 밑에서 올려다보면 어질어질하답니다.
      그런곳에 어찌 사는지 모르겠구요.^^

    • 여기에도 물론 아파트가 있어요.
      주로 콘도라고...Condominium...불리는데 우리동네는 그렇게 높은 아파트는 없네요.

      반반 정도의 비율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주택을 선호 합니다.

  • 세이지 2022.07.05 2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가님은 덕유산 종주를 하시고
    쏭하아빠님은 우체국도 다녀오시고 생신잔치도 하실 동안
    저는 제 속에 함부로 생긴 작은 산을 넘느라 힘들었네요.
    겨우 일주일도 안 된것 같은데 마치 한 세월이 지난 것 같습니다.
    이유없이 한 며칠 아팠는데 이제 또 슬그머니 괜찮아졌어요.
    지난 글은 잘 읽었지만 답글 쓸 기운이 없어 골프에서처럼
    '공이 떨어진 거기서 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히야~~
    이야기 듣고 있으니 저도 진짜 귀신이 안 무서워졌어요.
    근데 전 이제 시간이 좀 있어 혼자 산에 가고 싶어도
    곰이나 멧돼지가 나타나면 어쩌나 하고 못 가는데
    그런 무서움 좀 싹 가시게 해주세요.

    • 작은 고비로 만들어 진 산이 어느날 갑자기 내 안에서 만들어져 몸살같은 앓이를 하게 되나 봅니다.
      다행히 그 산을 잘 오르고 넘어서 지나 오셨나 보구요.
      늘 자주 보는 사람을 하루이틀 보지 않게 되면 모두가 걱정을 하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세이지님께서도 이곳 지구별에서 많은 분들이 팬이 되어 걱정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아프지 마시길 바랍니다.
      곰이라고 해야 지리산 반달곰인데 그건 사람을 해친 기록이 전혀 없으니 안심해도 되고 멧돼지는 산행 중 기척을 먼저 내면 거의 도망 갑니다.
      그래서 스틱이 필요 하구요.
      그냥 들 일이나 밭일 하면서 멧돼지와 한바탕 했다는 소식은 들어도 산행 중 멧돼지한테 뭔 수난을 당했다는 뉴스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이네들이 산의 주인이라 방문자 입장으로 조금 겸손하면 아무 문제 없답니다.^^

  • 공통점은 딱 하 나 입니다...고소 공포증~~
    군시절 5 분 대기조로 밤을 새우면 전 무덤가가 잔디 때문인지 포근하고 좋았습니다.
    고참들은 그런 저를 보고 겁도 없는 쫄병이라고..
    이해가 안 되는 건 ...혼자서 집에 계시면 무섭다 ?? ㅋㅋ
    지금도 밤 12 시가 넘어서 혼자 막걸리 한 잔 해도 무섭지 않습니다 ^^
    할아버지와 지율이와 대화 내용이 진지 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예서 녀석은 집에 오자마자 하는 말이.."할아버지 술래잡기 해용~~~"
    더 이상 음주 댓글을 위험한 것 같아서 이쯤에서 멈추겠습니다~~~~

    • 별로 무서움을 타지 않는 성격인데 집에서는 이상하게 무서움이 느껴진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상하구요.
      밤 중 무덤가를 지나는 산행도 많이 해 봤는데 무섭기는 커녕 아늑함을 느끼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ㅎ
      여름에는 아이와 산행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아이는 전화가 와서 산행을 가자고 하네요.
      날씨가 덥기만 하면 괜찮은데 습도 너무 높아 아이 데리고 산행하기가 많이 조심스러워 다음에 가자고 합니다.
      이맘때 저는 늘 음주 댓글입니다.ㅎ^^

  • 맞습니다. 모든 것은 다 마음속에서 시작되지요.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겠지만, 조그맣게 생긴 불안의 틈은 어떻게 아는지 스멀스멀 들어와 점점 더 그 틈을 넓혀가는 것 같습니다.
    밤은 낮과 똑같지만 단순히 불이 꺼진 것뿐이다고 스스로 되뇌이지만 언제나 아무렇지 않은 건 또 아니더라구요.
    저는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인가 봅니다 ㅋ

    • 인간의 나약함이 귀신이라는 걸 만들고 죽음이 모든 종교를 만들고..
      암튼 세상만사는 마음먹기 달렸지 않나 생각됩니다.
      죽을라고 맘 먹으면 임금 부랄을 못 잡아 땡기나..
      육체도 건강해야겠지만 마음도 건강해야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삶을 건강하고 바르게 살아야 하는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저는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습니다 ㅎ

    밤중에 산 길을 가면 넘어질까 무섭고 산 짐승들이 무섭습니다 ㅎㅎ

    높은데도 살짝 무섭구요

    무서운 게 많습니다 ㅋ

    • 공공님 말씀이 정답니다.
      그 어느 것보다 사람이 가장 무섭고 간사하고 위험한 동물입니다.
      배신을 하고 상대를 이용하는 것도 사람밖에 없지요.
      캄캄한 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두려움이 생기는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에 밝은 랜턴 하나 지니시고 인근 전망대 한번 올라 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음부터는 밤길 무서움은 사라질것 같구요.^^

  • 귀신이 무서워 요즘 이런 더위에도 밤에 잘때 창문을 철갑을 치듯이하고
    잠을 자는 저같은 사람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지율아~ 그런데 귀신은 말야 머리를 산발을 하고
    입가에 피를 질 질흘리며 "내 다리 내놔~ 내 다리 내놔~(옛날 영화의 한장면..)
    이러고 나타나는데 안 무섭냐?!..
    엊그제쯤 이 내용과 비슷한 대화가 있었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고 자는 식구가 창문과 방문까지 닫고 자는
    저를 보면서 흉을 보기에 답변이 궁한 제가 하는 말이
    담이할아버지는 산속은 밤중에도 하나도 안 무서운데 집안에 혼자 있으면
    그리 무서운 생각이 든다고 하니 식구가 어이 없어 하더군요....ㅎ ㅎ
    그런데 저의 경우를 돌이켜 생각하면
    당시 어린아이때 주변의 환경탓도 한몫을 한 듯 합니다.
    아우님 처럼 알아 듣기 쉽게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으련만
    당시에 어른들 아이들 놀려먹는 것도 그때는 오락의 하나였기에
    아주 장난스러운 이야기를 꾸며서 해 준탓이 아닐가 생각합니다.
    덕분에 바로 위 누이 밤에 변소에 갈때 문앞에서 보초 서주고 용돈벌이도 있었군요.
    아주 더운날씨라 해도 시골은 한밤에 창문만 열고 있어도 괜찮은데 그 귀신 생각에
    오늘도 창문은 꼭~~잠그고 자야 할 듯합니다.......^^

    • 형님글을 읽다보니 그런 환경적인 영향이 정말 많이 미치는듯 합니다.
      제 경우를 되돌아 봐두요.
      국민학교 3학년 10살 시절에 텅빈 학교 귀퉁이에 있는 교장 사택 아랫채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답니다.
      방 한켠에는 그때 점심으로 나눠주던 커다란 옥수수 빵이 가득 쌓여 있었구요.
      아마 그때 단련이 된 것 같습니다.
      그때 운동장 마주 건너 소사집에 있었는데 그 집 아이가 나이는 같은데 한학년 위..
      수십년 지나 대구 어느 직장에서 어느날 만난 그 아이는 수주를 주는 큰 바이어가 되어 있었는데 참 도움을 많이 받았답니다.
      지율이와 산행을 하면 지율이가 의도적으로 많은 질문을 한답니다.
      그냥 무작정 오르면 힘들고 피곤하니 일부러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면 지도 덜 피곤하고 시간가는줄을 모르니 아마도 그것에 재미를 붙인듯 합니다.
      그래서 저도 같이 산행 출발 전에는 옛날 이야기 몇개를 준비 해 간답니다.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무서운 일들을 몇 덩하기도 하고 겪기도 했는데 모두 생각해보면 귀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네요.
      오늘은 그냥 거실 창문과 방 창문 활짝 열어놓고 한번 주무시길 바래 드립니다.^^

  • 궁금한게 많은 지율이 질문과 현명한 대답을 해주신 두가 할부지의 재밌는 대화내용입니다.^^*
    앞으로 지율이는 어느 누가 귀신이야기를 하더라도 웃고 넘길것같습니다.
    군시절 행군하고 새벽녘 어느분의 묫등에서 잠을 잔적이 있는데 너무 포근하게 잘잤던 기억이.. 역시 명당이었나 봅니다.
    그때 선임하사님께서 귀신은 해병이 다 잡아가서 없다고... 우스게 소리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22층 자택에서 고소공포를 느끼시면서 산의 절벽에선 무덤덤하신 두가님이 아이러니 합니다. 역시 산사람이십니다.^^* ;)

    • 아직 어린애라서 대충 속아 넘어가는 것도 있긴 한데 어떨땐 일부러 속아 주는척 하는것도 많은거 같습니다.ㅎ
      아마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도 지 속으로는 걸려서 듣지 않을까 생각이 되구요.
      그래도 같이 이야기 나무면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담대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랍니다.
      이전에 시골에서 여름방학때 소를 멱이러 다니는데 한마리 부족하여 오밤중에 마을 사람들 같이 소 찾으러 산에 올라가면
      거의 묘 옆에 소가 누워 있답니다.
      묘 옆에는 그 주인공이 귀신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외 잠귀신은 일체 없고
      그 귀신과 조금 친해지면(?) 더 없이 평온한 자리이기도 하지유.
      22층에서 내려다보면 아파트가 곧 넘어가고 있답니다. ㅎ
      습도많은 장마철, 건강 잘 챙기세요. 하마님.^^

  • 귀신에 대한 정의가 너무 명백한데요 ? ㅎㅎ
    저는 야간산행을 회사 행사때 해본게 다인데 하필이면 일때문에 혼자서 올라갔던적이 있습니다.
    그때 깊은산 등산로 옆에 있는 산소를 지나갈땐 정말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서는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가장 어려운건 너덜길을 만났을대인데 도대체 어디가 길인지 알 수가 없는...ㅎㅎ
    올여름엔 저도 나홀로 야간산행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ㅎㅎ

    무더위에 건강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저도 어떨땐 밤중에 어쩌다가 버리가 쭈빗 서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머리가 서 있나 만져 보기도 한답니다.ㅎ
      근데 그렇게 쭈삣하게 머리가 서는 그 느낌이 나쁘지 않구요.
      야간 산행은 길 완전히 모르면 정말 곤란합니다.
      한바퀴 빙빙 돌다가 제자리 오는 수가 있구요.
      싸나이님 계시는 창원 뒷산을 이번 여름에 꼭 한번 야간 산행으로 가 볼려고 하는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싸나이님도 건강 유의 하세요.^^

  • 곶감 2022.07.07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율군과 나눈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딱~~
    담론(?)의 깊이가 대단하고 아주 유익한 내용입니다.~~ㅎ
    아주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셔서 듣는 나도 ~~

    그냥 동네이야기로는 귀신보다는 사람이 무서운거 아니가 합니다만....
    그래도 밤길 산행은 귀신보다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두가님~~♡

    • 고오맙습니다. 곶감님.
      사실 귀신 보다 사람이 훨씬 더 무섭답니다.
      산에서 고요한 숲길을 걷다가 앞에 멧돼지나 오소리가 나타나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드는데
      불쑥 사람이 나타나면 엄청 놀라고 일순 무서움이 든답니다.
      밤에는 시야가 좁아 이런저런 안전사고 위험이 많은데 늘 긴장하고 조심하여 산행을 하고 있답니다.
      건강한 여름나기 이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