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를 따는데 등은 엄청 따갑고, 이마에는 땀이 주르르~ 하루에 샤워를 서 너번 할 정도인 요즘 날씨입니다.
지난주는 거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선풍기 만으로도 그럭저럭 지낼만했는데..
어제는 정말 숨이 탁 막힐 정도로 더워서 에어컨 신세를 졌습니다.
요즘은 입맛도 없어서 채소만 먹고 있습니다.
가스불 앞에서 국이나 찌개를 요리하기 힘들어 시원한 음식만 찾게 됩니다.
상추쌈만 먹다 보니 입에서 "음메~~" 소리가 날 것 같습니다~^.^
정 기력이 없다 싶으면 어죽과 삼계탕을 먹으러 외출을 합니다.
홍성이라 자주는 못 가지만, 가끔 동네 어르신 모시고 갑니다.
가끔은 사치(?)를 부리고 싶으면, 용봉산행 후 내포신도시 참치집에 가곤 합니다.
요즘 딸들 잔소리는 한결같습니다.
"아빠! 한낮에 텃밭에 나가지 마세요. 식사도 대충 하지 마시고요 ~~"
제 답은.."걱정하지 마.. 삼시 세 끼 잘 챙겨 먹으니.."
막둥이 녀석이 포장죽이나 포장 찌개, 국을 보내 주지만 이상하게 손이 안 갑니다.
귀찮아도 직접 만들어 먹는 게 제 입맛에 맞아서 포장음식을 보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루 종일 어영부영하지만 삼시세끼 챙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상추로만 하루 삼시 세끼를 먹을 수도 없고.. 냉장고 반찬도 약간 질리고..
이 무더위에 즐겨 먹는 건 오이 미역냉국이 만들기도 쉬워서 자주 먹기는 합니다만..
미역냉국도 질린다 싶으면 비장(?)의 재료인 열무로 열무 국수를 먹곤 합니다.
손님이 오시면 시원한 메밀국수도 대접하고..
묵밥도 좋아하는데..
더운 열기 앞에서 묵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서 자주는 못 합니다.
잠시 비가 내려서 텃밭에 나가보니 앙증맞던 애플 수박이 야구공 만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동네 어르신께서 깎아먹는 수박이라고 모종을 주셨는데 인터넷에서 확인을 하니 애플 수박이라고 합니다.
맛이 궁금하지만 아직은 어려서 관상용으로 즐기는 중입니다.
말괄량이 공주님이 내려오면 직접 딸 수 있게 하려고 하루 두 어번 확인을 합니다.
올해 처음 심은 고구마와 옥수수가 제법 무성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 텃밭을 멍하니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억지 주장이기는 하지만..
"부자라는 게 별 거 아니구나.. 여름이면 잘 자라는 작물을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르고..
겨울이면 장작 창고에 쌓인 장작을 봐도 마음도 넉넉하고.. "
세상과 비교를 줄이는 순간 "부자"가 되더군요~^.^
비록 코딱지 만 한 텃밭이기는 하지만..
제게는 건강한 먹거리 재료를 공급해 주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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