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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갓바위 오르는 돌계단 개수는 몇 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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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월요일.

지율이와 전날 같이 산에 가자고 약속을 하기는 했는데 날씨가 별로라 어떡할까 물어보니 그래도 가자고 합니다.

미적대다가 12시쯤 되어 집을 나서고..

같이 찾아간 곳이 가까운 팔공산 갓바위.

오늘 산행 프로젝트는 갓바위 올라가는 계단 개수 확인하기.

준비물로는 유성메직 2개.

 

갓바위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가 좀 더 많이 내리네요.

우산하고 비옷도 챙겨오긴 했는데 등산로가 거의 나무 밑이라 비를 바로 맞지 않아 그냥 오르기로 했습니다.

단풍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는데 올해 단풍은 가을비가 잦아 아주 곱게 잘 들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산행지 : 팔공산 갓바위

일 시 : 2022년 9월 12일.

산행 코스 : 갓바위 주차장 - 관봉 갓바위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3시간.

 

 

1년 365일.. 낮과 밤, 어느 때 올라도 항상 기도를 하는 사람이 있는 곳.

갓바위는 대구쪽 관암사 코스는 모두 돌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2km 코스로서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조금 쉽게 오르려면 뒤편 선본사 코스로 오르면 되는데 30분 정도 소요.

수입이 엄청 많은 갓바위가 서로 지꺼라고 대구 쪽 관암사와 경산 쪽 선본사가 대판 붙었는데 결국은 선본사가 이겼답니다.

선본사는 영천 은해사 말사였다가 이런 엄청난 수입 때문에 지금은 조계종 직영이 되어 있고요.

갓바위 부처님이 보면 우스운 일들이 자기 발아래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갓바위 공영주차장은 공짜 아닌 공짜 같은 주차장.

하루 요금이 1000원인데 돈통에 지폐를 알아서 넣는  셀프 지불입니다. 카드는 X.

주차하고 올라가는 길가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네요.

 

 

갓바위 시설지구에서 관암사까지는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도 되고 우측 산길을 따라 올라도 됩니다.

돌계단은 관암사에서 시작된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 산불 위험도는 제로.

 

 

갓바위 올 때마다 느끼는 게 있는데 연세 드신 분이나 몸이 성치 않는 분들은 일부러 앞쪽 관암사 돌계단 코스로 오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뒤편 선본사로 오르면 아주 수월한데도...

연세 드신 할머니가 공양미를 지고 돌계단을 하나씩 오르는 걸 보면 숙연해지기도 한답니다.

 

 

입구 매점에서 강냉이 하나 사서 뜯어먹으며 오르는 지율군.

중간에서 칭구를 만났습니다.

 

 

 

 

 

 

 

 

제법 한참 오르면 만나는 관암사.

 

 

이곳부터 돌계단 시작입니다.

대구시에서는 1,365계단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맞는지 틀리는지 오늘 확인을 해 봅니다.

 

지율군, 매직 꺼내고..

출발.

 

 

100계단 단위로 체크하며 오릅니다.

 

 

갓바위 계단은 경사도 심하고 겨울에는 얼어서 미끄럽기도 하답니다.

계단 돌들이 모두 날카로워 조심해야 하구요.

 

 

100계단 단위로 계속 기록을 하면서 오르는데 주변 등산객들이 아주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하네요.

 

 

600계단 통과..

 

 

700..

 

 

드뎌 1,000계단.

남은 계단이 과연 365개인지만 확인하면 되네요.

 

 

계단이 가팔라집니다.

 

 

 

 

 

드디어 1,265개

이제 100계단 남아야 되는데..

 

 

갓바위 부처님 도착하니 비가 조금 많이 내립니다.

근엄한 표정으로 오늘도 갓바위 부처님이 내려다보고 있네요.

 

한발 한발 체크 하면서 올라 온 갓바위 계단 개수는?

정확하게 1,405개입니다.

따라서 1,365개라고 1,000+1년에 빗대어 스토리텔링한 내용은 엉터리.

 

 

비가 내리는 날씨인데도 많은 분들이 올라와서 소원을 빌고 있네요.

 

 

장군바위가 있는 명마산 능선입니다.

용주암도 내려다 보입니다.

 

 

당겨서 본 용주암

 

 

용마산 능선 뒤로는 환성산이구요.

 

 

약사불로 알려져 있지만 기록상으로는 미륵불인 갓바위 부처님.

어느 순간 대중들에게는 소원을 비는 약사불이 되어 버렸는데 마음의 짐을 털어놓고 내 속 깊음을 주고받는데 어느 부처님인들 어떠리오?

 

 

요즘 아이가 크려고 그러는데 핼쑥합니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사라지면 누가 걱정하지 않으리오.

소원 빈다고 소원이 이뤄지면 누가 이곳 올라 빌지 않을까요.

다만 누군가에게 내 절실함을 전해 준다는 의지만 보일 뿐.

 

 

비가 그칠 때까지 갓바위 한 계단 아래 자동판매기 앞에 앉아 놀다가 지율이 뜬금없이 부처님 하나 갖고 싶다고 하여 그 옆 기념품 가게에 들러 좌불상 하나 사서 선물로 주었습니다.

누렇게 반짝반짝하여 아이한테,

지율아, 이거 금 아니데이.. 하니.

알고 있어요.라고 하네요.

 

 

하늘이 걷히는 틈을 타서 하산합니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여 아이 손을 단디 잡고 하산.

 

 

길 중간중간에 새 모이를 놔둔 곳이 많은데 이게 야생동물한테는 결코 이로운 게 아닌데...

비둘기 뒤에 작은 새가 기회를 엿보고 있네요.

 

 

늦은 시간인데 씩씩하게 오르는 분들도 있네요.

아마도 능선을 잇는 산행을 할 모양입니다.

 

 

다시 관암사 내려와 절 구경한 후.

 

 

 

 

 

미끄러운 나무에 올라가는 걸 말렸는데도 기어이..

 

 

올라갔네요.

 

 

하산길은 호젓한 산길로 내려왔답니다.

 

 

그 사이 가을은 조금 더 다가와 단풍이 살금 더 짙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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