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그리 좋지 않은 주말에 지율이와 차박 여행겸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산행 장소는 전남 화순의 옹성산.
오후에 비가 예보가 되어 있어 조금 일찍 도착하여 산행을 서둘렀는데 하늘은 구름이 잔뜩입니다.
옹성산 산행하고 내려와서 차를 달려 고흥 거금도 우두항까지 내 달려 그곳에서 차박하고 담날 금당도 들어가서 하루 보내려고 했는데 바람 어마무시하게 불어서 들어가지 못했답니다.
이 이야기는 담에 하구요.
오늘은 옹성산 산행기입니다.
옹성산(甕城山)은 해발 574m로서 산행은 초급 수준으로 별로 어려운 편은 아니나 참나무 잎으로 온통 덮여있는 등산로가 미끄러워서 애를 먹었답니다.
하늘로 치솟아 절벽을 타고 올라가는 재미가 있는 옹암바위와 신비한 구멍이 두 개 뻥 뚫려 있는 쌍문바위가 산행의 백미입니다.
옹성산 정상에서 쌍두봉을 거쳐 내려오는 코스가 정석인데 쌍문바위에서부터 비를 만나 곧장 내려왔답니다.
산행지 : 옹성산
일 시 : 2022년 11월 12일
산행 코스 : 안성저수지 - 능선 - 옹암바위 - 옴암삼거리 - 암자터 - 정상 - 쌍문바위 - 옹암삼거리 - 2주차장 - 안성저수지(원점회귀)
소요 시간 : 3시간 30분
이전에는 지율이와 산행을 많이 다녔는데 이번 가을 시즌에는 한라산 같이 오르는 것도 미뤄졌고 내 휴일에는 지율이가 바쁘고 지율이 휴일에는 내가 바빠 어긋나는 시간이 많아졌네요.
지난주..
이런 톡을 받았는데,
만사 제켜놓고 이번 주에는 같이 차박이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주말을 비워 두었답니다.
근데 날씨 예보가 너무 좋지 않네요.
일단 간단한 산행지로 전남 화순의 옹성산을 택했습니다.
옹성산 산행 지도
위 지도에서 2 주차장을 들머리로 하면 스릴만점 재미있는 옹암바위를 거치지 않는답니다.
안성저수지 앞이나 1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게 좋겠네요.
산행지로 가는 길.
늦가을, 아직 떨어지지 않는 단풍들이 짙은 화려함으로 가득합니다.
안성저수지는 둑 보강공사를 하고 있네요.
산행 들머리에서 지율군 인증사진 하나 남기고....
능선에 올라서니 옹암바위가 올려다 보이네요.
군인들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라 가는 내내 경고판이 몇 개나 세워져 있는데 지율군 이걸 보고 할아버지 이곳 허락받고 들어가야 되요,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되어 있어요. 이쪽으로 가면 군인들 지키고 있나 봐요. 하면서 계속 경고를 주는데 설득하기가 조금 어렵네요.
암튼 경고판 많음.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암바위 오르는 길.
극기(克己)라는 한문 글씨가 보이네요.
또 경고판입니다.
근데 웃기는 건 이 옆으로 등산로 안내판도 같이 세워져 있다는 것.
암튼 지율군의 경고를 무시하고 그냥 올라갑니다.
가을이 넘치는 풍경이 이어집니다.
근데 이 옹성산에는 참나무가 너무 많습니다.
잎이 등산로에 푹푹 빠지게 떨어져 있는데 걸어 올라가기 아주 고약하네요.
암벽 도착.
지율아 겁나지 않아?
예!
사진으로는 보여드릴 수 없지만 아이의 안전 우선을 최대치로 올립니다.
반쯤에서 5초 휴식
올라와서 내려다본 암벽
날씨 탓에 조망이 말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근간 며칠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다시 한 칸 더 올라와서 내려다보니.. 후들후들.
절벽 옆으로 된 난간을 타고 이동.
다시 한 칸 더 올라와서 내려다보니 제법 위태한 절벽길입니다.
다시 오르고...
다시 내려다 보고..
다 올라왔네요.
이 나무는 도대체 왜??
참나무인데 껍질이 인공적으로 벗겨진 채로 약품처리가 되어 있네요.
왜 이랬을까요?
으~아
미끄러워.
이보전진 일보후퇴
또다시 만나는 암벽 구간.
옹암바위 정상 도착.
내려다보는 풍경
사진으로는 아찔한 듯 하지만 별로 겁~나게 아찔하지는 않습니다.ㅎ
방향은 백아산 방향인데 산세로 봐서는 모르겠네요.
옹암봉 정상에 이런 인위적인 바위 구멍이 뚫려 있는데 뭘까요?
조망 좋은 옹암봉에서..
정상으로 이동합니다.
낙엽 천지
산 중턱에 묘하게 생긴 외딴집에 두어 채 있습니다.
고독한 패셔니즘이 살던 집인가?
아주 작은 알프스형 집이 두어 채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네요.
지금은 빈 집 같구요.
고무줄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헷갈립니다.
지나온 옹암바위가 톡 튀어 올라 보입니다.
산행을 약간 지겨워하여 장난을 칠 때는 가만히 지켜봅니다.
암자터 도착
이곳에 보시를 한 이는 누구일까?
그리고 보시한 저 돈을 챙기는 이는 또 누구일까?
조금 가파른 길을 오르고..
우뚝 솟은 모후산이 마주 보입니다.
지율아, 정상 다 왔다.
옹성산 정상
정상에서 다시 내려와 조금 옆으로 이동하면 화순적벽이 내려다 보이는 동복호 지수지가 보입니다.
처음에는 이서적벽으로 소개를 했는데 지금은 화순적벽으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대구에서 새벽에 저곳 구경한다고 달려가서 조금 실망한 추억이..(이곳)
화순적벽
수북이 쌓인 낙엽에 아이는 신이 났네요.
하산은 쌍문바위 쪽으로 합니다.
묘하게 생긴 바위들을 지나가구요.
쌍문바위
커다란 바위에 구멍이 두 개 뻥 뚫려 있습니다.
근데 이곳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바위 아래서 잠시 시간을 보냅니다.
비를 완전하게 피할 수 있는 장소네요.
거대한 바위에 두 개 뚫려있는 구멍이 신기합니다.
비가 조금 잦아드는 틈을 타서 하산을 이어 갑니다.
내가 썼던 모자를 씌어주고..
하부지는 어떡해요?
괜찮아, 나는...
다시 외딴집 있는 곳을 지나 내려가는데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꽃이 한송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조화인 줄 알았습니다.
동백입니다.
예쁘게 핀 동백 한송이가 외딴집을 지키고 있네요.
가을 풍경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능선입니다.
이 풍경이 지나고 나면 만나는,
그 계절을 만추(晩秋)라고 하지요.
고독을 즐기기 너무나 좋은 계절이 되었습니다.
왔던 길의 절벽길이 빗물에 위험할 것 같아 옹암삼거리에서 2 주차장으로 하산을 합니다.
그리 급하지 않는 경사 임도길인데 낙엽이 많아 아주 미끄럽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천천히 내려갑니다.
2 주차장에 도착.
하산 완료입니다.
도로를 따라 차를 세워준 안성저수지까지 걸어 내려옵니다.
위로 올려다보이는 옹암바위
시골 길가에는 감을 따지 않은, 아니 따지 못한 감나무들이 많습니다.
땡감이라고 하는 고목형 감나무들인데 이전에는 이것들도 모조리 입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제 새들의 겨울 양식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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