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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금정산 산행과 범어사와 산내 암자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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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을 범어사 기점으로 암자 투어를 겸하면서 한 바퀴 돌고 내려왔습니다.

범어사에 주차를 하고, 올라가면서 대성암 금강암을 둘러본 후 북문에서 미륵사를 거쳐 정상으로 오른 다음 하산길에는 내원암 청련암 계명암까지 모두 들린 후 범어사로 내려와 원점회귀 산행을 하였답니다.

오래전 이곳 범어사 암자 투어를 한번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은 전혀 나지 않네요.(이곳)

 

晩秋之情만추지정에 華麗화려함 지난 쓸쓸한 계곡을 오르면서 두어 번 멈춰 섰습니다.

이 가을, 이 느낌, 이때...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지 않겠노라고 늘 속으로 다짐하지만 가끔은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려집니다.

추억과 추억이 겹치는 자리.

이 가을 어느 시기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펼쳐 놓고,

목놓아 울고 싶을 때가 있네요.

 

 

산행지 : 금정산

일 시 : 2022년 11월 19일

산행 코스 :

범어사 주차장 - 안양암 - 금강암 - 북문 - 미륵사 - 정상(고당봉) - 금샘 - 삼거리 - 내원암 - 청련암 - 계명암 - 범어사(원점회귀)

소요 시간 : 5시간

 

 

 

금정산의 해발은 801.5m.

큰 도시의 진산으로서 높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맨바닥에서 시작하는 부산에서는 나름대로 고도감을 제법 느낄 수 있는 산입니다.

접근성이 좋아 늘 많은 산꾼들이 붐비는 곳이구요.

 

등산로는 아주 많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데 조금 빡신 금정산 코스로는,

금백종주와 금정산 4성문 종주길이 있지유. 

 

 

 

금정산 산행지도

위 지도에서 황색 구간이 이번에 다녀온 코스입니다.

범어사 산내 암자로는 10곳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다음에 다시 한번 내려와 정식으로 암자 투어를 한번 해 봐야겠습니다.

 

 

주차를 하고 산행 전 범어사를 먼저 들려 봅니다.

하마(下馬)비 앞쪽에 주차를 했으니 사찰법에 따른 셈이네요.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 범어사 조계문.

사찰의 일주문으로서 이곳 범어사는 특별하게 4개의 돌기둥에 세워져 단칸 형식이 아닌 3칸 형식이 되어 있습니다.

사바세계에서 부처님이 계신 불국토로 들어가려면 보통 3개의 문을 거치게 되는데 삼문(三門)이라고 한답니다.

통상 일주문(一柱門) 천왕문(天王門) 불이문(不二門)을 말하는데 절집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김천 직지사는 일주문, 금강문, 대양문, 천왕문으로 되어 있고 곧장 만세루 지나 대웅전 본당 앞에 도달하게 되어 있답니다.

 

 

대웅전

역시 보물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통도사 해인사와 함께 경남 3대 사찰인 범어사는 신라 때 의상이 창건되었다고 하고 임란 때 소실되어 그 뒤 중건을 했다고 합니다.

대웅전에는 석가부처님을 모시고 있고 호위불로는 미륵불과 가라보살이 좌우로 있습니다.

 

 

보제루 앞에서 보는 가람 배치

명부전, 대웅전, 관음전이 높은 축 위에 한 라인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우측으로는 미륵전인데 특이하게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네요.

마당에 보이는 삼층석탑도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관음전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나무가 인상적입니다.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당간지주도 눈에 뜨이네요.

 

 

단풍은 거의 고스라들고 있지만 멀리서 보는 풍경은 아직도 화려합니다.

 

 

이곳 범어사는 삼문 형태가 뚜렷하여 일주문과 천왕문 불이문을 거쳐야 비로소 불국 영토에 발을 디딜 수 있답니다.

 

 

범어사 경내 구경하고 다시 바깥으로 나와서 좌측 등산로를 따라 오릅니다.

 

 

조금 오르면 곧바로 만나는 대성암.

 

 

대성암 바로 위에 보이는 안양암.

감나무에 감이 엄청나게 많이 달려 있네요.

 

 

대성암은 비구니만 상주하는 참선 도량입니다.

본전에 해당하는 각해선림의 계단을 쓸고 있는 비구니 스님.

 

 

선원 앞의 동백 한그루가 아주 예쁘게 피어 있네요.

비구니 사찰이나 암자는 한눈에 봐도 구분이 된답니다.

뭔가 아기자기... 정감이 느껴지고요.

 

 

다시 산길을 조금 더 올라서 만나는 금강암.

계곡에는 커다란 바위들로 가득한데 빙하기 시대 작품이지요.

높은 곳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암괴류(돌강)가 이곳 금정산도 대단한 규모입니다.

 

 

금정산 암괴류 풍경

우리나라에서 돌강이 가장 유명한 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 비슬산과 만어산 암괴류입니다.

달성 비슬산과 밀양 만어산, 이곳 금정산, 설악 황철봉, 무등산 등의 암괴류가 대표적이고요.

 

 

금강암의 본당인 대자비전

한글로 커다랗게 적어 둔 편액이 인상적입니다.

기둥의 주련도 모두 한글로 되어 있네요.

용마루에 올려 논 쌍용 조각이 므찌네유.

 

 

이런 단청 그림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화공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섬세함과 불심이 합해져서 이런 작품이 나오겠지요.

 

 

약사전은 석굴 형태로 되어 있고 그 위에 나한전이 있습니다.

 

 

약사전에 들어가 보니 약사불의 호리병에서 약수가 흘러내리네요.

한 모금 얻어 마셔 마음의 병이라도 치유할까 욕심을 내어 보니 꼬뿌가 보이지 않...

 

 

약사전에서 내다보는 세상.

 

 

암자지만 사세 확장이 많이 된 듯합니다.

스님의 염불 소리를 들르며 잠시 부처님과 눈 맞춤을 하여 봅니다.

 

 

도꾸보살의 화두는 절에서 뼈다귀 구하는 것.

나른한 햇살 아래 염불소리가 귀를 스쳐 지나가 버립니다.

 

 

멀리 건너편 산자락으로 오늘 마지막 코스로 들릴 계명암이 보이네요.

 

 

본격적으로 산길을 오릅니다.

범어사에서 북문 올라가는 산길은 거의 고속도로 

 

 

북문에서 성곽으로 이어져 마지막에 고당봉이 솟아 있습니다.

 

 

북문 누각에서 올려다본 고당봉

 

 

당겨 봤습니다.

정상 인증샷 줄이 길게 보이네요. 

 

 

고당봉으로 오르다가 세심정 못 미쳐서 좌측 미륵사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산허리를 20여분 이동하여 미륵사 도착.

금정산 정상 아래 미륵봉이라 불리는 거대한 자연 바위 아래 터를 잡은 미륵사는 부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절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절의 가장 큰 특징은 석간수.

정상 아래 능선에 자리한 절집인데도 솟아 나오는 물은 수도꼭지 튼 것처럼 수입이 콸콸입니다.

이게 참 신기하네여.

이곳 석간수로 각종 국제 행사용 정화수로 사용이 된다고 합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거의 만나는 절집.

그곳을 둘러보다 보면 내 마음이 끌리는 곳이 있고 마음이 가지 않는 곳도 있답니다.

이곳 미륵사에서는 오백전에 마음이 가네요.

염화전이 본당 노릇을 하고 있지만 한켠 옆에 자리한 오백전으로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옮겨 지구요.

 

 

지존 석가불이 중앙에 위치하고 좌우로 재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이 호위하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500 나한불이 자리하고 있구요.

나한이란 부처의 제자 중에서 깨달음의 경지가 최고로 오른 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아라한이라고도 하고요.

보통 절집에서는 나한전이나 응진전이란 전각에 아라한을 모시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별나게 집착하고 있구요.

 

 

미륵사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독성각입니다.

 

 

나반존자가 화강암에 양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아래로는 '나반존자 해동 근본 도량(那般尊者海東根本道場)'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나반존자에 대한 여러 뜻풀이가 있으나 제 개인적이 생각으로는 민속 무속과 불교가 접안이 되어 생겨난 신앙 형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불교 신앙이기도 하구요.

 

 

독성각이 미륵봉 아래 높은 곳이라 조망은 끝빨납니다.

해운대 마린시티가 실루엣으로 보이구요.

 

 

독성각에서 내려와 미륵사에서 이곳 저곳  둘러봅니다.

금정산이나 범어사 투어는 자주 했던 편인데 미륵사는 오늘 처음입니다.

 

 

원효봉과 4 망루가 건너편으로 보이네요.

 

 

미륵사에서 왔던 길(북문 방향)로 50m 정도 되돌아오면 좌측 산길로 올라가는 희미한 등산로가 보입니다.

이곳으로 올라가면 고당봉 빤히 보이는 능선길과 만나게 되구요.

 

 

당겨서 본 고당봉

 

 

고당봉을 뒤통수로 올라갑니다.

 

 

고당봉에서 조망되는 파노라마.

우측으로 낙동강 건너 신어산이 보이고 좌측으로 금백종주 능선길이 한눈에 보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고당봉 뒷편으로 오르는 길

 

 

낙동강 건너 신어산

 

 

오봉산 뒤로 토곡산

에덴벨리 바람개비도 보이구요.

 

 

금정산 정상 고당봉

그너므 인증샷이 뭐길래...ㅎ

 

 

고당봉에서 내려다보는 금샘

마지막 코스 계명암도 멀리 보입니다.

 

 

금샘은 모처럼 샘이 되어 있네요.

 

 

금샘 뒤로 북문에서 원효봉으로 이어지는 성곽길

 

 

금샘에서 고당봉 아래 삼거리로 이동하여 하산 코스로 접어듭니다.

20,30대 여성분들은 99% 레깅스 패션.

본인의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분들도 간혹 보이네요.

 

 

늦은 단풍을 간간 구경하면서 편안한 길로 하산을 합니다.

 

 

 

 

 

내원암 도착.

 

 

운치 있는 암자입니다.

암자 내 자그마한 둘레길을 만들어 두었네요.

누구 아이디어인지 엄지 척!!

 

 

조화 같은 핑크 장미가 울고 있는 듯 고개를 숙이고 피어 있네요.

시인 정숙자는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술잔을 비우고 장미로 안주하다

꽃의 독소 퍼진들 어떠랴

그것이 해롭기로니 사랑의 독보다 더할까보냐

 

 

 

바람 없는 고요 속에 풍경소리가 환청으로 들립니다.

 

 

주불전에는 근간에 봉안된듯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안치되어 있네요.

오리지널 천수천안으로 보여 집니다.

 

 

천수천안관세음불을 모신 대자비전 전각도 근간 작품인 듯 깔끔하구요.

 

 

내원암 바로 아래에는 청련암이 있는데 범어사에서 가장 독특한 암자가 아닐까 합니다.

볼거리면에서는 최고이구요.

주 법당 쪽보다는 바로 오르면 만나는 지장원이 볼만 합니다.

가운데 지장보살이 우뚝하고요.

 

 

지장보살 주변으로는 빙 둘러 엄청난 수호신들로 가득한데 뭔가 압도감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중간 사이사이 동자승 계모임 장면들도 몇 곳 있구요.

 

 

이곳 청련암은 선무도 수도장이라고 하는데 경주 골굴사와 연관이 된 듯합니다.

 

 

청련암을 나와서 조금 내려와 우측 산길을 오릅니다.

계명암 올라가는 길입니다.

대략 20여분 정도 올라야 하는데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입니다.

 

 

 

 

 

숲 사이로 청련암과 내원암이 내려다 보이네요.

 

 

계명암 일주문

 

 

법당 역할을 하는 보덕굴

유리벽으로 되어 있고 안쪽은 상당히 널찍합니다.

 

 

바로 옆의 약사전

비구니 스님 한분이 참배 중입니다.

 

 

마스카라 자국이 보이는 약사불

누가 입맞춤을 했을까?

 

 

계명암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암자 한쪽 뜰에 피어 있는 꽃인데 이름을 몰라 곁에 있던 분한테 물어보니 바늘꽃이라 합니다.

예쁜 꽃의 자태에 비해 이름은 조금 까칠하네요.

 

 

아래쪽으로 범어사가 내려다 보이고 산 능선 위 우측으로 고당봉이 건너 보입니다.

 

 

 까마귀 떼 엄청나네요.

 

 

계명암에서 내려가는 숲길이 참 운치 있습니다.

 

 

다시 범어사로.

행사가 있네요.

 

 

삼보일배 행사입니다.

일반인들의 신청을 받아 오늘 행사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지난번 읽은 김영화의 라싸에서 길을 묻다.. 에서 티베트의 불교 신자들은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를 동시에 하면서 라싸까지 이동을 한다고 하는데 나도...

사족이 움직일 때 그렇게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나 자신을 누군가에 맡겨 보고 싶네요.

 

 

하루 일과가 마무리됩니다.

내 나이쯤 되는 계절입니다.

화려함보다는 쓸쓸함이 가득한 시기.

 

 

저 문을 나서면 다시 저잣거리

오늘 잡고 있었던 화두를 내려놓고 다시 번잡한 도시속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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