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다 절이 더 유명한 곳이라 백암산을 백양산으로 부르는 분이 더러 있답니다.
빼어난 경치로 예부터 조선 8경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고요.
전남북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백암산은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합니다. 백양사에서 올려다보는 백학봉의 풍경이 흰색 바위봉이라 백암산(白巖山)이란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원래는 봄 경치가 빼어나 봄 백양 가을 내장이라고 하는데 이곳 들려 본 분들은 가을 애기단풍의 고운 자태는 내장산 못잖게 예쁜 곳이라 감탄한답니다.
가을 단풍의 화려함이 말미로 접어드는 시기,
백양사 쌍계루의 데칼코마니와 함께 애기 단풍의 예쁜 자태를 구경하러 백암산을 찾았습니다.
사람들도 많고 단풍들도 곱게 물들어 그야말로 刻露淸秀(각로청수)에 晩秋佳景(만추가경)을 즐긴 하루였네요.
산행지 : 백암산
일 시 : 2022년 11월 6일
산행 코스 :
남창탐방지원센터 - 남창골 - 새재 - 사자봉(왕복) - 상왕봉(정상) - 백학봉(왕복) - 백양계곡길 - 약사암 - 영천굴 - (되돌아 내려와서) - 백양사 - 주차장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 백학봉~영천굴 구간이 낙석사고로 통행금지되어 거꾸로 빙빙 둘러 다닌 구간 많음.
백암산은 사실 산행으로는 크게 매력적인 곳은 아닙니다.
볼거리와 절경은 모두 백학봉과 그 아래 백양사 인근이라고 보면 되구요.
위 본문에는 조선팔경 중 하나라고 소개가 되어 있는데 어떤 곳에서는 대한팔경으로 소개를 하기도 합니다.
근데 사실 실제 조선팔경과 대한팔경에 이곳 백양사나 백암산이 포함되어 있는 근거는 나타나지 않는데 어디서 연유가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남창탐방지원센터입니다.
백양사 입장료와 주차료를 절약할 수 있는 곳이구요.ㅎ
산행은 남창계곡으로 올라서 사자봉 아래 새재삼거리 도착 후 사자봉 왕복, 다시 내려와서 백암산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상왕봉으로 오른 다음 능선길을 타고 백학봉으로..
근데 근간에 백학봉과 영천굴 사이에 낙석사고가 생겨 이 구간 통행이 금지되어 있네요.
할 수 없이 백학봉을 왕복으로 다녀오고 기나긴 계곡길로 하산한 후 약사암과 영천굴로 다시 올라서 전체적인 탐방 일정에 미련 자국을 두지 않고 모두 둘러보았네요.
위 지도에서 빨간색 마킹 자국이 산행코스입니다.
남창계곡 입구
백양사는 이맘때 엄청나게 붐비는 곳이지만 이곳 남창 쪽은 그나마 한산한 편입니다.
남창계곡으로 오르는 길가에는 단풍으로 온통 울긋불긋.
몽계폭포.
등산로에서 50m 정도 내려가야 합니다.
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는 마른 폭포 바위 구경만 하고 되돌아 올라옵니다.
남창 계곡길이 운치 백 단입니다.
긴 계곡길이 지겹지가 않아 걷기가 참 좋네요.
마지막으로 나무 계단길을 한참 오르면...
상왕봉과 사자봉 갈림길 새재입니다.
곧장 상왕봉으로 올라도 되지만 온 김에 사자봉도 들려 보기로..
왕복 400m 급 경사입니다.
한국의 산은 인증샷 천국
bac 인증샷이 유행을 하면서 100 명산이나 이런 곳 인증샷을 위한 산행을 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생각되네요. 산행 문화에서 찬반 여부가 있기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 많이 와닿는 현상은 아닙니다.
사자봉에서 건너보는 상왕봉.
상왕봉 정상.
인증을 위한 줄이 대략 50m 정도 이어져 있는데 그 와중에 중간에 낑겨 들어 옆에서 정상석 사진 찍는 이들로 난리법석.
재빨리 통과.
이곳부터 백학봉까지는 순한 능선길입니다.
중간에 멋진 백학송이 있구요.
이전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하나 지어 놨네요.
날씨가 한낮 중간에 살짝 뿌옇게 변했지만 곧 말끔해졌답니다.
백학봉을 거쳐 곧장 내려가야 하는데 영천굴 사이에 낙석사고가 있어 통행이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백학봉까지는 갈 수가 있어 그곳까지 왕복으로 다녀옵니다.
왕복 800m.
백학봉 조망
이곳에서 내장산 방향 조망이 트이는데 아직 날씨가 말끔해지지 않네요.
그래도 단풍은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백학봉으로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서 길고 긴 계곡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백학봉에서 영천굴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계곡길을 따르는 바람에 짙은 단풍 구경을 한참이나 더하게 되네요.
내장산과 백암산의 가을 백미이자 명물, 애기 단풍 풍경입니다.
계곡 주욱 내려와서 다시 약사암과 영천굴로 오릅니다.
제법 가파른 길이구요.
조금 바쁘게 오르다 보니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오네요.
약사암 빨리 가면 30분, 천천히 가면 10분.
정신이 번쩍 듭니다.
내 인생을 단축하려는 부질없는 노력..
요즘 가끔 느끼고 있답니다.
천천히...
많이 보고 느끼면서 즐기면서.
약사암.
내려오면서 약사암에서 조금 쉬기로 하고 곧장 영천굴로 오릅니다.
이곳에서 100m 거리.
영천굴
이전에는 이런 집이 없었고 그냥 뻥 뚫린 굴만 있었는데 새로 건물을 하나 지었네요.
안쪽에 유명한 영천암 약수는 그대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약사불
인사를 드립니다.
다시 약사암으로 내려와서 잠시 세상의 시계를 멈춰 봅니다.
내려다보는 백양사
백암산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꼽으라면 백학봉에서 내려다보는 백양사와 이곳 약사암 인근의 풍경, 그리고 백양사에서 올려다보는 백학봉의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약사암에서 하산을 합니다.
백양사 도착.
이곳부터는 단풍 구경 온 분들이 무척 많습니다.
올려다보는 백학봉
절집에서 올려다보는 백학봉은 참으로 절경입니다.
아래쪽 커다란 바위 아래 약사암이 있습니다.
뒤편에 있는 8층 석탑과 백학봉.
정말 멋진 그림이 되는 곳입니다.
어느 사진이든지 백학봉이 들어가야 제대로 그림이 된답니다.
지붕 귀퉁이에 영천암이 보이네요.
겨울 지나고 이른 봄에 수많은 진사분들을 불러 모으는 백양사 고불매.(내용은 이곳)
가을 백양사에서 빠질 수 없는 사진 명소 쌍계루.
쌍계루와 백학봉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같은 풍경 겨울에 보기 : 이곳
가을 복판에서,
백양사의 가장 돋보이는 포토핏.
쌍계루와 백학봉 풍경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풍경을 사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붉은 가을도 조금씩 시들어 갈 것이고..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쳐다 봅니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한데.
뭐가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요?
뒤돌아 올려다보는 하나의 산.
올랐다 내려오고 또 오르고.
그리고 걷는다.
나는 지금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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