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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한겨울에 봄날같이 즐긴 무등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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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무등산에 폭설이 내리고 아직도 눈이 조금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쏴한 겨울바람과 함께하는 설경을 기대하며 갔는데 따스한 날씨에 눈은 거의 다 녹아 사라지고 겉옷 벗고 아지랑이 일렁이는 능선에서 봄날 같은 산행을 즐기고 왔답니다.

1월 중순이면 일년 중 가장 추울 때인데 뭔 날씨가 이런지..

 

산행은 무등산 코스 중에서 처음 가 보는 규봉암 쪽으로 올라서 정상 대신하는 서석대에서 증심사로 하산했습니다.

올 9월부터는 무등산의 진짜 정상인 천왕봉이 상시 개방이 된다고 하니 억새 필 무렵 한번 더 와야 할 것 같네요.

 

 

산행지 : 무등산

일 시 : 2023년 1월 10일

산행 코스 : 도원마을 - 규봉암 - 지공너덜 - 석불암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중봉 - 중머리재 - 증심 주차장

소요 시간 : 5시간

 

 

무등산은 겨울 설경이 일품이고 가을 억새가 이품인데 오늘날을 잘못 잡아 눈이 다 녹아 버렸네유.

그래도 무등은 무등잉께 국립공원 명품 산답게 즐거운 산행지임에는 틀림 없구요.

산에 그늘이 별로 없어 여름에는 조금 더운 곳이랍니다.

(무등산 설산행 구경 : 이곳)

 

 

무등산 등산지도

도심 근교 산이라 등산코스 무지 많습니다만 대략 위만 쳐다보고 오르면 서석대라 크게 헷갈림 없습니다.

위 지도에서 빨간색이 제가 다녀온 코스이구요.(우측에서 좌측으로)

 

 

도원마을 입구.

도원명품마을이라는 타이틀이 있습니다.

무릉도원에서 마을 이름을 따 왔다고 합니다.

이곳부터 무등산국립공원입니다.

 

 

방문자센터 뒤로 무등산이 올려다 보이네요.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산 이름은 별산

가까이 있는 산인데도 미세먼지가 약간 있어 멀리 보입니다.

 

 

규봉암까지는 2.2km 정도 되는데 가파른 오름길 연속입니다.

 

 

땀 잘 흘리지 않는 겨울 산행인데 이마에서 땀이 떨어지네요.

대략의 기온은 영상 5˚ 전후일 것 같습니다.

 

 

 

 

 

규봉암 도착.

작품 사진에 많이 등장하는 곳이라 한번 와 보고 싶었답니다.

이곳도 차량 진입이 되지 않는 곳이라 노가다 고행을 해야 하는 곳이네요.

옛날 절을 지을 때 자재나 도구 운반을 어떻게 했을지 참 궁금합니다.

 

 

외계인의 작품처럼 보이는 담장 막새 풍경입니다.

 

 

규봉암 입구에 거대하게 솟아 있는 주상절리.

이름은 단순하여 규봉암 석문입니다.

중간에 낑긴 저 돌뺑이는 어떤 연유일까요?

 

 

절집은 볼 것 별로인데 절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주상절리가 완전 명품이네요.

 

 

절 마당 좌측에는 새로 조성이 된듯한 관음상이 있습니다.

처사 한 분이 관음상 앞의 눈을 삽질로 열심히 치우고 있는데 그냥 놔두면 오늘 다 녹을 것 같다는 말을 입속에서만 맴맴 했답니다.

 

 

관음전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햇살이 비치는 연꽃 조각 꽃문살도 예쁘네요.

근데 자세히 보니 고스런 느낌은 없으유.

 

 

광석대라고 이름 붙여진 뒤편 주상절리입니다.

 

 

실제 보면 규모가 상당하여 암자와 아주 멋지게 어우러지네요.

 

 

규봉암 전체 풍경입니다.

무등산 3대 주상절리가 입석대와 서석대 그리고 이곳 규봉암인데 규봉암 뒤 광석대를 별도로 지칭하지 않고 그냥 규봉암 자체를 주상절리로 부르고 있습니다.

암자가 주상절리와 곁들여 명소가 되는 곳이구요.

무등산의 최고 절경이라는 이곳 규봉암인데 오늘에서야 올랐네요.

 

규봉암은 신라 때 조성된 절집인데 창건주는 절집 전문인 의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뒤 한국전쟁으로 소실되었다가 관음전과 요사채등은 근간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대구에서 예까정 믄데서 왔다구 축하 비행이 ..

 

 

규봉암에서 한참이나 시간 보내다가 되돌아 나옵니다.

 

 

규봉암에서 나와 장불재 가는 길은 두 갈래인데 우측으로 올라와 지공너덜과 석불암을 지날 수 있답니다.

지공너덜은 무등산의 주상절리가 부서져 흘러내린 것을 말하구요.

암괴류와 비슷하게 보이는데 형성 방법이 다르네요.

이곳에서 등장하는 지공은 인도에서 온 지공스님을 말합니다.

 

 

지공스님이 수양을 했다는 석굴입니다.

지공대사가 이곳 머물며 좌선수도를 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인데 현물이 있으니 전설이 아니고 사실로 보여지는 곳입니다.

청산혜요 아이무어의 나옹선사가 지공의 제자여서 이곳에 와서 설법을 자주 들었다고 합니다.

지공너덜이란 명칭도 나옹이 지었다고 하구요.

 

 

석굴 안에서 바라본 풍경

좌선수도로도 멋진 장소지만 연애하기도 좋은 장소네요.

 

 

석굴 앞에는 무너진 해우소가 있는데 바로 앞이라 변향이 석굴로 전해질 가능성이 있는 장소구요.

 

 

이곳 주상절리가 부서지지 않고 제대로 살아 있었다면 정말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문화 자산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멀리 장불재가 보입니다.

 

 

석굴 조금 지나면 곧바로 석불암인데 주석하는 스님 한분과 백구 견보살 두 마리가 있습니다.

사람을 무척 반기네요.

 

 

오늘은 따스하지만 겨울에는 엄청나게 추울 것 같은 작은 암자.

그래도 이곳저곳 디테일한 작품들 구경이 쏠쏠합니다.

 

 

 

 

 

 

 

 

암자의 뒤편에는 초라한 전각이 있고 그 안에는 마애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조성 연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제 강점기 시절이라 합니다.

결가부좌한 아미타 여래불로서 나름 정성이 가득한 작품인데 뒤편 광배를 음각으로 되어 있네요.

백호가 크게 보여지고 귀의 크기도 엄청납니다.

조명을 아주 특이하게 해 놓아서 약간 신비스럽게 보이는데 부처 전체를 두르는 큰 염주가 돋보입니다.

 

 

마매불 구경하고 뒷머리에서 뭔가 쟁그랑하는 청명한 소리가 들렸는데 돌아보니 풍경이네요.

이 외진 암자에서 뒤편 한 곳에 조용히 매달린 이 풍경은 언제 제 소리를 낼까 생각이 드는데 저처럼 그 소리를 찾아오는 이들이 있을 것 같구요.

 

 

이곳 스님과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암자를 나왔습니다.

장불재로 가면서 뒤돌아 보는 석불암.

 

 

눈길 위에 걸쳐 있는 목교 이름은 피안교.

피안이란 게 이승의 모든 잡티를 이겨내고 해탈하여 그야말로 열반의 경지에 오르는 것인데 그 티끌의 티끌만큼도 벗어나지 못한 못난 중생이 피안교를 건너니 참으로 미안한 마음입니다.

 

 

가을 억새 풍경이 쥑이는 백마능선이 건너 보입니다.

 

 

장불재

무등산의 명동쯤 되는 곳이구요.

위로 입석대와 서석대가 올려다 보입니다.

 

 

당겨서 본 입석대

 

 

당겨서 본 서석대

 

 

미세먼지 선이 뚜렷하고 그 아래 광주시가지가 가라앉아 있네요.

 

 

서석대로 오르는 길.

봄날 산행과 거의 비슷한 풍경입니다.

 

 

해발 1,017m의 입석대에 먼저 도착.

 

 

실제 보면 아주 위용적인데 사진으로는 별로...

해발 1,000m 이상에서 주상절리가 있는 곳은 이곳 무등산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내려다보는 백마능선 쪽 풍경

 

 

입석대 지나 서석대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입석대에서 서석대까지는 500m.

 

 

군시설로 통제가 되어 있는 정상 천왕봉

올해 가을에는 완전 개방이 된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당겨서 본 천왕봉

천왕봉이란 정상 이름이 있는곳이 많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속리산 천왕봉, 비슬산 천왕봉, 무등산 천왕봉.....

 

 

올라온 구간의 도원마을 코스입니다.

바람개비 뒤로 솟아 있는 산이 모후산. 정상에 시설이 있어 한눈에 구분이 됩니다.

그 뒤로 선암사가 있는 조계산이 보입니다.

 

 

서석대 정상

 

 

내려다보이는 장불재

 

 

우측으로는 서석대 상단과 중봉이 보입니다.

광주 시가지는 뿌옇구요.

 

 

올 가을에는 저곳 천왕봉에 가 봐야져.

 

 

가을에 보자, 천왕봉.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만나는 서석대

사진에서는 규모가 가늠되지 않아 별로입니다.

 

 

 

 

 

중봉으로 하산

 

 

중봉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무등산.

우측이 장불재이고 최상단에 정상인 천왕봉.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중봉

 

 

중봉에서 중머리재로..

 

 

올려다보이는 서석대와 천왕봉

 

 

멋진 주상절리 기암들을 지나서...

 

 

 

 

 

 

 

 

중머리재 도착

중머리재는 말 그대로 중대가리고개..ㅠㅠ

한문으로 쓰면 僧頭峯

넓은 고개만디가 흡사 스님의 두상 정상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아이젠 벗고 봄길 같은 하산길을 쏜살같아 내려 갑니다.

겨울 날씨가 그리운 하루.

 

 

어디 기대면 곧 잠 올 것 같습니다.

 

 

조금 내려오니 특이한 장면이 눈에 뜨이네요.

몇 대의 대포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앞에는 연출이 아닌 .. 진짜 열매와 꽃 네 종류가 피어 있습니다.

망개 열매, 피라칸타, 동백, 홍시 감...

아마도 뭔 특이한 새가 날아와 앉나 봅니다.

 

 

이 계절에 보기 힘든 특이한 조합이네요.

 

 

증심사 지나쳐 내려와 문빈정사입니다.

그 앞에 에어청소와 등산화 세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습니다.

 

 

산행 마치고..

무등산 입구 도착입니다.

무등산(無等山)의 무등(無等)이란 말은 평등하다고 할 때의 그 평등조차도 사라져 모든 것에 등급이 없다는 불교 언어인데 요즘 세상은 더욱더 세와 빈의 등급이 심해지고 있네요.

이 세상이 무등(無等)이 되는 그날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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