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별 가족의 글

사이비 영업 사원인 촌부

반응형

 

너무 자주 받는 질문..'지루하지 않은지요?'..

제가 아는 지인분들이나 친구 외 동창들 중 귀촌을 한 사람은.. 한두 명 정도?

그러다 보니 귀촌 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이젠 주저리주저리 설명 대신에 간단하게 답을 합니다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다'라고..

 

누군가가 하루 삼시 세끼를 차려주고..

누군가가 설거지와 청소 세탁을 해준다면 지루할 순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일(가사 외)을 혼자 처리하다 보니 솔직히 지루하다는 생각은 자주 하지는 않습니다.

지루하다는 생각보다는 가끔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지루한 일상은 무탈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한 것도 없는 평온한 하루가 저에게는 정말 소중합니다.

 

따뜻한 온수가 잘 나와서 좋고~

따뜻한 햇볕이 거실 깊숙이 들어와서 좋고~

좁은 도로지만 막히지 않아서 좋고~

멀리 가지 않아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불쏘시개 감이 넉넉해서 좋고~

제일 좋은 건 크게 어디 아픈 곳이 없어서 좋습니다.

 

딸들 내려오기 전 날

갑자기 온수가 안 나와서 헤어 드라이기 들고 좁은 보일러실에서 허둥지둥 수리하고..

폭설로 뒤덮인 언덕길을 바라보면 한숨만 나오고..

두부 사러 가려고 시동을 거니 심통을 부리는 배터리..

잔뜩 흐린 날씨로 춥기도 했지만 기분까지 우울..

지루한 일상이지만, 어찌 생각하면 참 소중한 일상입니다.

 

그래도 세월이 가져다준 이 여유로움을 '지루함'이라고 모욕(?)을 할 순 없더군요.

지금의 현실을 저 스스로가 존중을 해주지 않으면 저만 바보가 될 뿐입니다.

네~물론 억지 주장임을 압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 억지 주장이 비록 상식에 벗어나고 논리가 부족해도 이젠 무관합니다.

무관하다는 주장은.. 다른 사람에게 강요를 하거나, 동조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유로움'과'지루함' 사이에 적당한 타협선을 이룬다면 귀촌 생활도 나름 즐겁습니다.

지루하다 싶으면 주변 근교 산행을 하거나 예당호 둘레길을 걷고..

여유롭다 싶으면 이렇게 모니터 앞에서 자판기를 두드리고..

지루함과 여유로움은 본인이 판단을 하는 것이지..

타인이 판단을 할 건 아니라는 게 제 어설픈 주장입니다.

 

가끔은 귀촌 풍경을 담아서 '힐링'을 파는 사이비 영업 사원도 돼 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친절한 사이비 영업 사원으로 봐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오늘도 여유로움을 즐겨 보았습니다~

 

겨울 내내 햇볕이 거실 깊숙이 들어오더니..

요즘은 차츰차츰 그 거리가 짧아집니다.

봄은 왜 그리도 발걸음이 늦은 지... 

 

 

 

반응형


Calendar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Recent Comments
Visits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