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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비슬산의 한적한 산길을 걷다.(관기봉~조화봉~대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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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팔공 남비슬이라고 하여 대구에서는 두 곳의 멋진 산행지가 있는데 사철 붐비는 팔공산에 비해 평소에는 한적하다가 봄철 진달래 시즌에 전국 산꾼들을 왕창 불러들여 통계상 방문자가 더 많은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과 3km 정도 떨어져 있는 대견봉은 해발 1,034m이지만 바로 그 아래 대견사(해발 1,001m)까지 셔틀버스로 오를 수 있는 곳이라 누구나 쉽사리 공짜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유.

 

오늘 산행은 대견봉을 목적지로 하여 평소 산행객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관기봉으로 올라 그 아래 비싼 돈 주고 만든 전망대지만 또한 하루 방문객이 몇 명 되지 않는 금수암에서 조망 즐긴 후 다시 조금 더 내려와 비슬산에서 가장 외로운 용봉석불을 만나고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 조화봉, 대견봉을 거쳐 하산을 했답니다.

 

풀숲을 뚫고 다녀야 하는 구간들이 제법 많아 집에 와서 옷을 샤워기 안에 탈탈 터니 진드기 네 마리가 따라왔네요.

물을 틀어 수장을 시키려다가 이것도 생명체라는 생각에 종이에 담아 22층 바깥으로 날려 보냈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름.

 

 

산행지 : 비슬산

일 시 : 2023년 6월 18일

산행 코스 : 아젤리아 주차장 - 치유의숲 - 관기봉 - 금수암 - 용봉석불 - 조화봉 - 대견사 - 대견봉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6시간

 

 

 

비슬산은 한문으로 琵瑟山이라고 표기를 하는데 글자 안에 임금님이 4명이나 있지요.

그래서 이곳 산자락 아래 4분의 왕이 나온다고 했는데 대략 벌써 4명 다 찼네요.(박,전,노,박)

대구는 이제 별볼일 없는 동네가 되는 느낌.

 

 

오늘 산행 코스입니다.

반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았구요.

관기봉으로 오르는 구간은 등산로는 잘 되어 있는데 이 구간으로 오르는 이는 아주 드물답니다.

관기봉에서 조화봉까지는 여름철에는 풀숲이 아주 우거져 머리, 옷 잡아 땡기고 모자 벗기는 귀신들이 많음.

 

 

대견봉에서 바라보는 오늘 산행 코스

빨간 줄을 그어 보았네요.

하산은 오른편 능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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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젤리아 호텔 앞 주차장이 들머리이자 날머리입니다.

맨 위 상단도 주차장으로 활용을 했었는데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발굴된 공룡알을 가지고 뭔가 꾸밀 듯....

 

곧장 들어가면 자연휴양림을 거쳐 대견봉 곧장 오르는 길입니다.

관기봉은 돌비석 앞에서 우회전.

 

 

치유의 숲 건물이 바로 나타나는데 건물의 좌측이나 우측으로 돌아서 올라가면 됩니다.

 

 

 

올해는 뱀이 이전만큼 보이지 않네요.

족제비가 다 잡아 믓나?

 

 

관기봉까지는 적당한 오름길을 올라가다가 약간 된비알로 오르게 됩니다.

들머리에서 약 3km로 1시간 조금 더 소요.

초반에는 소나무 피톤치드 뿜뿜하는 힐링 지역을 한참이나 오른답니다.

 

 

 

 

 

상당히 큰 소나무인데 천연덕스럽게 바위에 걸터앉아 있네요.

 

 

관기봉은 제법 큰 바위봉입니다.

오르는 코스가 몇 군데 되는데 오늘은 난이도 조금 있는 곳으로 올라봅니다.

 

 

관기봉 오르면서 건너 보이는 파노라마 조망.

비슬산의 모든 봉우리들이 모두 조망 하나는 정말 멋지지만 이곳 관기봉이 정상이나 대견봉쪽을 조망하기에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대견봉에서 흘러내리는 암괴류 조망도 참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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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기봉(觀機峰)은 관기라는 승려의 이름을 딴 봉우리입니다.

비슬산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도성과 관기인데...

이  두 사람의 등장은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나오는 포산이성(包山二聖)에서 시작 됩니다.

포산은 지금의 비슬산이구요.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包山二聖

羅時有觀機·道成二聖師, 不知何許人同隐包山. 郷去 所瑟山乃梵音, 此云包也.機庵南嶺, 成䖏北穴. 相去十許里, 披雲嘯月每相過從. 成欲致機, 則山中樹木皆向南而俯如相迎者. 機見之而徃. 機欲邀成也則亦如之皆北偃, 成乃至, 如是有年. 成於所居之後髙嵓之上常宴㘴. 一日自嵓縫間透身而出, 全身騰空而逝, 莫知所至. 或云至壽昌郡 今壽城郡指骸焉, 機亦継踵歸真.

 

해석을 하면,

 

포산이성(包山二聖)

신라 때 관기(觀機)·도성(道成) 두 명의 뛰어난 스님이 있었는데, 어떠한 사람인지 알지 못했으나, 함께 포산(包山)에 은거하였다. 관기의 암자는 남쪽 고개였고, 도성은 북쪽 굴에 거처하였다. 서로 10리쯤 떨어져 있었으나, 구름을 헤치고 달을 읊으며, 매일 서로 친하게 지냈다.

도성이 관기를 부르려고 하면, 곧 산속에 나무가 모두 남쪽을 향해 구부려, 서로 맞이하는 사람 같았다. 관기는 그것을 보고 (도성에게) 갔다. 관기가 도성을 만나려 하면, 곧 또한 그것과 같아서 모두 북쪽으로 쏠리니, 도성은 이에 (관기에게) 이르니, 이와 같음이 몇 해였다.

도성은 사는 곳 뒤의 높은 바위 위에서 항상 참선하였다. 하루는 바위가 갈라진 사이에서 몸이 뛰어나오니, 온몸이 하늘에 올라 날았는데, 다다른 곳을 알 수 없었다. 어떤 이는 말하길, 수창군(壽昌郡) 지금의 수역군(壽域郡)에 이르러 몸을 버렸고, 관기도 또한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

 

 

사진에 보이는 빨간 원이 도성이 있던 곳입니다.(현재 도성암과 도통바위가 있음)

서로 교류를 한 건 분명한 것 같은데 아마도 곡차 생각이 나면 도통바위와 관기봉에 올라서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게 현실적인 생각이구요.

 

사진 가운데 톡 튀어 오른 곳이 금수암전망대.

다음 코스입니다.

 

 

당겨서 본 금수암전망대

금수암은 암자가 아닌 바위를 의미하구요.

 

 

관기봉 정상의 파노라마.

이곳은 찾아오는 이가 거의 없는 곳이라 한적하게 조망 즐기며 시간 보내기 정말 좋은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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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와 미먼이 조금 차서 뿌옇네요.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유가와 현풍, 그리고 낙동강.

 

 

달성 소방 헬기 한대가 빈 물통 매달고 빙빙 돌아다니네요.

산불 시즌도 지났는데....

왕년에 달성군 기자 할 때 한번 타 본 경험이... 시동 한번 걸면 500만 원 날아 간다등가..

 

 

관기봉까지는 길이 참 좋은데 이후는 별로입니다.

뭐가 내 머리채를 잡아 땡기고 옷을 낚아채고, 뒷다리 붙잡고 늘어지고...

 

 

관기봉에서 700m 진행 후 좌회전.

직진하면 990m 봉 지나서 조화봉으로.

 

 

삼거리에서 약 400m 정도 내려오면 만나는 금수암전망대

좌측 옆구리 데크 계단을 타고 돌면 약수터가 있는데..

마셔도 된다고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금수암에서 올려다본 관기봉.

 

 

당겨 봤습니다.

 

 

금수암 전망대 조망

좌측부터 정상인 천왕봉, 대견봉, 대견사, 조화봉, 990등이 한눈에 조망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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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01m인 대견사와 그 아래로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비슬산의 명물 암괴류(돌강)

 

 

당겨서 본 도성암과 도통바위

유가사에서 저곳 좌측을 지나 오르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암자 쪽으로는 철책이 쳐져 있답니다.

도성암은 수행암자라서 일반인이 방문하는 걸 극도로 싫어 하구요.

 

 

다음 방문코스인 용봉석불이 내려 보이네요.

 

 

금수암에서 데크 계단을 내려와 만나는 포장임도에서 아래쪽으로 약 200여 m 내려가면 우측으로 용봉석불로 올라가는 길을 만나게 됩니다.

 

 

석불을 찾는 이는 거의 없어 이곳 오르는 길은 넝쿨들이 많습니다.

 

 

용봉석불

 

 

용봉석불에서 올려다보는 금수암전망대

 

 

이 부처님은 정말 외롭답니다.

비슬산에 이런 돌부처가 있는 걸 아는 이도 그리 많지 않구요.

통일신라 작품이고 오른손에 약함을 들고 있어 약사불로 보입니다.

얼굴의 윤곽이 많이 문드러져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온화하게 보입니다.

뒤편의 광배를 나타낸 형태도 아주 아릅답습니다.

 

 

가까이 보면 상체 주변으로 작은 부처가 5곳 조각되어 있는데 좌측은 마모가 심하여 알아보기 힘듭니다.

주위에 조각된 작은 부처에 관한 내용은 이 불상의 어느 설명에도 나와 있지 않는데 설마 내 눈에만 보이는 건 아니겠지요.

 

 

이곳 들리면 반갑게 맞아주는 처사가 한 분 계셨는데 오늘은 없네요.

커피 한잔 얻어 마시고 세상 이야기 들려주는 걸로 품앗이했는데 약간 아쉽습니다.

대신 지렁이 한 마리가 독탕으로 사용하고 있는 샘터를 깨끗이 청소해 놓았답니다.

물맛이 아주 좋은데 가만히 생각하니 이곳 물을 대견사로 퍼 올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석불에서 우거진 숲길을 오르면,

 

 

대견사 올라가는 임도와 다시 만난답니다.

임도를 따라 500여 m 진행하다가...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갑니다.

이곳부터 조화봉까지는 바로 옆의 임도와 나란히 하여 걷게 되구요.

 

 

중간에 잠시 트이는 조망처에서 바라본 대견봉과 대견사, 그리고 우측의 조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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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본 대견사

저 집 마당이 해발 1,001m.

3m만 더 돋우지....

 

 

조화봉까지도 숲길이 약간 거친 편입니다.

군(郡) 경계선이라서 그런지 관리가 부족합니다.

 

 

머리가 깨지나 돌이 깨지나..

중국에서 관광지 별난 바위들에 머리를 많이 부딪치는데 바위 부서지면 크게 무라(?) 줘야 된다며 가이드가 엄포를 놓는답니다.

 

 

 

 

 

축구공이 가까이 보이네요.

 

 

대견봉이 솟아 보입니다.

 

 

다시 당겨서 본 대견봉과 대견사

 

 

조망 트인 바위봉에서 

좌측으로 올라와서 우측으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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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봉.

이곳은 청도 땅이지유.

앞쪽이 보이는 머리가 천왕봉.

 

 

조화봉 뒤편으로 살짝 내려가면 멋진 바위들이 많답니다.

그늘도 좋구요.

여럿 오면 사진놀이하기 좋은 곳.

뒤편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990봉(좌)과 관기봉(우)

 

 

우람한 대포도 있답니다.

 

 

멀리 보이는 관기봉

 

 

강우레이더관측소 건물

6층이 전망대인데 누구나 올라가서 구경하면 됩니다.

엘리베이터부터 시원한 에어컨 되어 있구요.

 

 

전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천왕봉과 대견봉

 

 

 

 

 

조화봉(관측소)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칼바위(톱바위)

 

 

4월 중순이면 분홍빛 천상화원인데 오늘은 초록 카핏이네요.

 

 

저 벼랑 끝에서 어떤 여인네가 거문고를 탔다고 하여 비슬산(琵瑟山).

 

 

대견사 뒤편에서 바라보는 조망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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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사도 부처님 사리를 모신 곳이라 불상이 없고 보궁만 있습니다.

적멸보궁(대견보궁) 뒤로 보이는 사리 계단.

 

 

대견사 구경하고 다시 올라온 대견봉.

이 정상석은 원래 현재의 천왕봉 자리에 꽂혀 있던걸 빼 와서 헬기로 날라다가 이곳에다 심은 것입니다.

다만 뒤편은 한글 대견봉은 지우고 한문으로 大見峰이라고 새겨 두었구요.

 

 

대견봉에서 조망되는 조화봉

 

 

대견봉 조망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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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봉에서 곧바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경사가 상당히 심합니다.

 

 

염불암지 3층석탑을 지나구요.

 

 

거의 하산을 완료하여 곧장 도로로 내려가면 되지만 그러면 기나긴 포장도로를 따라가야 합니다.

내려가지 말고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내려가면 되는데 비슬산의 명물 돌강을 몇 번 건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소재사 앞이 되는데 이곳에서 좌틀하여 도로로 나오면 되구요.

 

 

비슬산 대견사에서 22년 주지를 했다는 일연스님.

그의 작품으로 삼국유사가 있습니다.

 

 

되돌아 보이는 대견봉.

아주 뾰쪽해 보이는 봉우리 뒤편으로 능선이 연결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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