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외딴 섬 추도(楸島)를 1박 2일로 산행겸 여행으로 다녀 왔네요.
산 두개와 동네 두곳이 있는 작은 섬입니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서 차박으로 하루 보내고 왔구요.
농기구 중에서 가래라는 게 있는데 밭이나 논을 갈 때 사용하는 기구입니다.
추도의 아랫쪽에 있는 샛개란 곳이 가래질 할 때 뾰쪽한 부분과 비슷하여 옛날에는 가래섬이라고 했는데 이걸 한자로 바꿔서 추도(楸島)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통영에서 서남쪽 14.5㎞ 떨어져 있는 추도는 대략 50만 평(1.643㎢) 정도 되고 현재 100여 세대에 14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섬에는 딱 두 개의 산이 있는데 이름도 단순 명쾌하게 큰산(193m), 작은산(150m)입니다.
두 개의 산을 오르내리고 섬의 이곳저곳을 대략 둘러본다면 4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1박 2일 일정으로 들어가서 산행도 하고 섬 구경도 했는데 하루 정도 지나니 그냥 아무 할 일이 없어 그야말로 멍하게 바다만 쳐다보고 있어 봤네요.
산행지 : 통영 추도 큰산, 작은산
일 시 : 2023년 6월 10~11일
산행 코스 : 대항마을 - 수리바위(오리바위) - 작은산 - 추도해수욕장 - 샛개끝 - 큰산 - 미조마을 - 대항마을(원점회귀)
소요 시간 : 3시간 30분.
※ 추도에서 만난 섬사람 이야기, 추도 풍경, 그리고 차박 여행 등의 내용은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 두 번 운행하는 한려카페리호 오후 2시 30분발에 차를 싣고 추도로 출발.
추도까지는 50여분 소요됩니다.
약간 흐린 날씨지만 시계는 말끔하여 추도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여러 섬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산행으로 다녀온 추도 트레킹 지도입니다.
제가 램블러 어플을 이용하기 때문에 요즘 산행기에 다녀 온 트립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곳 추도의 등산로는 올해 초 말끔 정비가 되어 아주 걷기 좋게 되어 있는데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 보니 아마도 머잖아 풀숲으로 뒤덮일 것 같은 안타까움이..
시계 방향입니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커다란 여객선에 가운데 낑겨있는 작은 배가 추도 가는 배.(하얀 원 안)
통영항을 출발하여 추도로..
통영항에서 미륵도를 지나 크게 우회전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앞쪽으로 추도가 다가옵니다.
왼편 뒤로 보이는 섬은 두미도. (두미도 천황산 트레킹)
좌측으로 시야를 돌리면 연화도가 보입니다.
다시 그 왼편에는 국도라는 섬이 있는데요.
몇 년 전부터 꼭 한번 갈려고 벼루는 곳인데 참 잘 안되네요.
종교단체에서 지배하는 섬인 데다 정기여객선이 없습니다.
연화도 오른편으로 수평선에 길게 늘어져 있는 섬은 욕지도.
추도 도착입니다.
요즘 섬 분위기는 이전과는 달리 작은 섬이지만 아주 세련되어 있답니다.
좌측 중간에 보이는 건물은 폐교된 초등학교입니다.
분교가 아닌 본교.
이전에는 얼마나 섬이 번창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구요.
이런 내용들은 추도 여행기편에서 자세하게 소개하겠습니다.
대항마을에 차를 가지고 내려서 바로 이 집 담벼락 앞에다 주차를 하고 섬을 둘러봤습니다.
산행 출발 시각이 오후 4시가 다 다 되어 가네요.
바다 건너 멀리 통영 미륵산이 보이네요.
추도의 등산로는 올해 초 정비를 했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정성을 들여서 예쁘게 등산로를 만들어 두었는데요.
아쉬운 점은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 두었는데 이용하는 이가 아주 드물다는 거...
남쪽 섬 특유의 풍경입니다.
뭍에서 만나는 지긋지긋한 참나무 낙엽도 없고 날카로운 풍경도 없고..
약간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
수리바위 쪽으로 이동합니다.
갔다가 되돌아와야 하구요.
바다가 보이는 끝에..
그냥 바위가 하나 있네요.
이게 수리바위(오리바위)입니다.
탁 트인 바다 건너 멀리 소매물도가 보이네요.
밑으로는 시퍼런 바다...
좌측으로 멀리 매물도와 소매물도가 보이고 등대섬도 조망 됩니다.
되돌아 나와서 작은산 오르는 길.
살짝 경사가 있네요.
매여놓은 안전로프가 굵어지고 있는 나무속으로 파고 들어갔네요.
작은 산 오르는 길
작은산 정상에는 하얀 등대가 있습니다.
조망은 없구요.
등대옆에 나무들이 많이 자라서 불빛이 가려지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작은산에서 큰산으로 갈려면 다시 동네까지 주욱 내려가야 합니다.
정말 예쁜 숲입니다.
육지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묘한,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숲이구요.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곳곳에 벤치도 여러 곳 설치되어 있습니다.
나라가 살기 좋아지지 이런 외진 섬도 이처럼 변신을 하네요.
다시 마을로 내려가는 길
효성당(孝誠堂)을 만나게 됩니다.
성황당으로서 이전에는 바다일을 하는 분들이나 섬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 모두 이곳에서 제를 지냈을 것인데 지금은 완전(!) 방치되어 있습니다.
거의 귀신 모임 장소처럼 보입니다.
안타깝네요.
내부에는 산신과 용왕신을 모셔두고 있는데 왜 이 건물이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아마도 섬 주민들은 연세가 많아지고 어업도 요즘은 되지 않아 이곳을 관리하지 않는 듯한데 그래도 이런 곳은 지자체 차원에서 깔끔하게 보수를 하여 옛 유지를 이어가게끔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이것도 아마 이번 등산로 정비에 맞춰 설치한 것 같습니다.
레디액션~! 슬레이터로 만든 안내판이 섬 이곳저곳에 설치되어 있답니다.
근데 내용이 너무 수준 높네요.
단박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큰산 아래 추도교회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폐교된 추도국민학교가 보입니다.
추도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아주 큰 선인장을 만나게 됩니다.
이전에는 이것보다 키가 두 배 더 컸다고 하는데 차가 와서 박아버려 잘라 냈다고 합니다.
일부는 가시가 위험하여 일부러 자르구요.
추도에 와서 유일무이하게 찍은 인증 사진이네요.
부산에서 거주하다가 낚시 취미로 이곳에 들어온 살고 있는 ㄱ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기념이라며 한 장 찍어 주네요.
ㄱ씨의 소개로 만난 아랫집 ㄴ씨.
집은 허름한데 마당이나 옆뜰에는 수억 원(?)은 될듯한 수목들이 많이 있네요.
인기척에 바깥으로 나오고 있는 ㄴ씨가 보이는데,
얼씨구나 오늘 모처럼 외지 사람 만나 입을 열 수 있네,, 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좁은 섬에만 있다 보니 이렇게 바깥에서 들어와 이야기를 건네는걸 아주 반기고 좋아하네요.
보이는 나무는 개동백.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하여 개字가 붙었네요.
아주 멋진 분재형 나무.
이거 화분에 꽂아두지 않고 이렇게 밭에 심어 버리면 확 커버립니다. 하며 아는 척을 하니,
그 아래 화분이 묻혀 있다고 합니다.
추도해수욕장.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엔 조금 소스가 약하지만 그래도 이곳 추도에서는 바닷물에 마음 놓고 뛰어들 수 있는 곳.
다시 되돌아서 도로로 올라가야 하지만 그냥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가 보기로..
반대편 보이는 곳이 등넘선착장
바닷가 절벽을 타고 이동하는 구간이 살짝 위험합니다.
해안가에는 떠 밀려온 부유몰로 지저분한데 바닷물은 아주 깨끗하네요.
다시 도로로 올라왔습니다.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건너편으로 추도의 최고 명품 볼거리 샛개가 보이고 주변으로는 오래된 집들 뒤로 귀촌을 하여 새 집을 짓고 있는 곳이 몇 있습니다.
샛개는 대항마을 지켜주는 천연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네요.
사진 오른편에 보시면 대문 부로꼬에 대나무를 끼워 잠금 장치를 해 둔것이 보입니다.
샛개 가는 길.
풀이 무성하여 걷기 불편하네요.
하지만 바로 옆 도로가 새로 형성이 되고 있는데 그곳을 이용하면 샛개 들머리까지 쉽사리 갈 수 있을 듯..
산딸기 계절이 도래 했네유.
샛개는 주변이 절벽들로 형성이 되어 있는데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내려다보면 멋집니다.
다만 조망이 아쉽게 트여 실제 멋진 곳은 사진으로 건질 수 없네요.
샛갯끝 가는 길
샛개하고 하는데 끝이 붙으믄 샛갯끝이라고 표현들을 하네요.
절벽들이 많아 옆으로 쳐다보면 옴마야~
샛갯끝입니다.
건너편 바위 쪽으로 넘어갈 수 있을듯한데 현재 시각으로는 물이 차 올라 힘들듯 하네요.
썰물일 때 재주 부려 건너갈 수 있을 듯은 하구요..
샛개에서 바라보는 작은산
거의 거북이 모양입니다.
샛갯끝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있는 작은 어선 한 척이 다가옵니다.
본의 아니게 몰래 뷰가 되었네요.
어부는 두 명, 할범과 할멍.
뭘 건져 올리는데 아무것도 따라 올라오는 게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표식을 던져 놓고 자리를 떠네요.
이 모든 일은 할멍 혼자서 다 하구요.
샛개에서 도로까지 되돌아나와 본격적으로 큰산 산행입니다.
데크 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산행 시작.
숲 속의 공주가 나올듯한 분위기
작은 섬에서 만나는 엄청나게 큰 나무.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내려다본 작은산.
'작은 산'이 아니고 고유명사 '작은산'입니다.
올봄 정비를 한 등산로인데 다니는 이가 거의 없으니 다시 숲에 묻히기 시작합니다.
참 아쉽네요.
작은산 너머 매물도와 거제도 뱡향
대항마을에서 곧장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게 됩니다.
대항에서 곧장 이곳으로 오르면 시간 얼마 걸리지 않을것 같네요.
전망대라고 쓰인 곳이 큰산 정상 바로 아래쪽.
앞쪽에 나무들이 너무 자라서 전망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망대 가기 조금 전에서 오히려 전망이 탁 트이구요.
전망대에서 50여 m 높은 쪽으로 올라가면 정상입니다.
시간이 오후 6시가 훌쩍 지났네요.
정상에는 이런 산불감시카메라만 설치되어 있고 아무런 표식 없음.
다시 되돌아내려 오는 길에서 조망되는 샛개 풍경
멋진 파노라마.
중앙이 작은산이고 좌측 뒤로는 거제도 쪽. 우측은 연화도와 욕지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당겨서 본 샛개
미조마을로 하산합니다.
미조마을 앞의 용두도와 멀리 두미도.
오늘 일몰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계획했는데 헛사 분위기로 급변이네요.
미조마을로 내려와 용두도에서 일몰을 본다는 야심찬이는 물속으로 풍덩...
하산하는 길에 만난 ... 갈대도 아닌 억새도 아닌..
꽃도 아닌 것 같고..
미조마을과 만나는 등산로 날머리에 있는 멋진 후박나무.
약간 어둑해지는 시간에 건너편으로 보이는 사량도.
일몰 구경은 날 샛꼬...
도로를 따라 대항마을로 털럭털럭 걸어갑니다.
구름이 잔뜩이라 일몰은 사라졌지만 여운은 제법 있네요.
미조에서 대항까지는 걸어서 약 20여분 소요됩니다.
천천히 30분.
섬을 오르내리고 빙 두르고하여 한 바퀴 돌아와 만나는 곳.. 뭔가 반가움이..
대항마을 바닷가 화장실
벽면의 남녀 표식을 한 아티스틱하고 클래씩한 문양이 인상적입니다.
날씨가 더운 데다 약간 습하고 늦은 시간에 부리나케 걸었더니만 땀이 많이 났네요.
어디서 샤워를 하냐구요.
당연 화장실이져.
누가 오면?
절대 올 사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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