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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톤레삽 호수의 수상가옥 풍경과 쪽배 타고 맹그로브 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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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우리나라보다 1.8배나 큰데 국토 면적의 15%를 차지하는 커다란 호수가 있답니다.

호수 이름은 영어 발음으로 톤레삽(Tonlé Sap)이라고 하고 현지 발음으로는 똔레쌉호수라고 부른답니다.

옆으로 30km, 길이는 무려 150km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호수인데 이는 건기때 이야기이고 우기 때는 이보다 6배나 확장이 되어 세계에서 2번째가 되었다가 3번째가 되었다가 하는 호수이지요.

우기 때는 수위가 10m 정도 더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 호수 주변에는 캄보디아 인구의 1/7인 200만 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수상가옥으로 살고 있기도 하고 수변에 살기도 하는데 이곳에 살면서 농사를 짓거나 호수의 물고기를 잡는 일을 합니다.

이곳 톤레샵 호수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캄보디아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의 60%를 담당하고 있다네요.

 

호수의 물이 우기를 지나 건기가 되면 주변은 호수의 퇴적물이 쌓여 온통 비옥한 땅이 되는데 이곳에서 단 6개월 동안에 벼농사 3모작을 한다고 합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이야기..

 

물 밖에 집을 짓고 살아도 되는데 왜 물 속에서 집을 짓고 살까?

물론 고기를 잡기 쉬운 형태의 주거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거.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호수 투어를 하며 수살 가옥을 구경하고 맹그로브 숲에서 나무배를 타고 카누 체험도 하며 즐겁게 보내지만 이곳을 일상으로 하는 이들은 열심히 고기를 잡으며 먹고살아야 하는 고달픈 현실이기도 합니다.

 

 

톤레삽호수 위치 보기 : 이곳

 

 

 

톤레삽 호수는 건기보다 우기에 투어를 하는게 더 낫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건기에 둘러봤네요.

건기에는 아무래도 물이 빠져 있는 상태라 우기보다는 풍경이 조금 아쉬운 곳이 많답니다.

이번 둘러본 시기는 건기 복판인데도 나름 신기하게 잘 봤습니다.

 

 

톤레삽 호수 투어 시작점.

이곳에는 허름한 유람선 여러 척이 대기하고 있다가 관광객들이 오면 태워서 호수 투어를 한답니다.

우리나라 같이 거의 한배 가득 태워 가는 게 아니고 대략 한 팀 정도면 출발합니다.

 

 

배에는 거의 이런 꼬맹이 두어 명이 따라다니는데 배 운전수(선장)의 자녀 같습니다.

일단 손님 뒤에서 고사리 손으로 안마를 하고 팁을 받기도 하고 배 밧줄을 선창에 묶는 역할도 합니다.

 

 

옆에서 같이 출발하는 배.

몇 명 타지 않았네요.

 

 

호수로 들어가기 전 물줄기를 따라 10여분 이동하는데 수변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수상가옥이 아닌 둑가의 경사를 이동하여 기둥을 세우고 지은 집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곳 수상가옥은 크게 세 가지.

물 위에 배 형태로 집을 지어 떠 다니는 것과,

위 사진과 같이 호수변에 기둥을 세워서 지은 집.

그리고 호수에 기둥을 세워서 물의 높낮이에 따라 집의 높이가 달라지는 형태의 집.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으로 보게 되네요.

가장 와닿는 느낌은 애잔함...

히말라야 아래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라고 하는데 눈앞에 보이는 저곳 사람들도 많이 행복할까요?

 

 

둑 위의 육지에 사는 사람들이 있고 물에 기둥을 박아 사는 사람들이 있네요.

가이드 말로는 물에 살게 되면 세금이 없다고 합니다.

 

 

여러 종류의 가게들이 물 위에 있네요.

 

 

이건 아마 관공서 건물 같습니다.

 

 

 

 

 

이곳 톤레삽 호수는 황토물입니다.

사람의 배설물은 모두 호수에 그대로 쏟아지고요.

워낙 거대한 호수라 자체 정화 작용도 되고 또 우기철에는 엄청난 물이 이동하기 때문에 별다른 이상은 없겠지만은 물속에 드나드는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많이 되네요.

 

 

나가는 유람선 옆으로 투어를 끝내고 들어오는 유람선이 보입니다.

 

 

톤레삽 호수의 어획량은 매년 10억 톤 정도.

이는 세계 3위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으로서 캄보디아 사람들한테는 그야말로 젓줄이네요.

 

 

선상의 집들은 기둥이 상당히 약해 보이는데 그래도 잘 버티나 봅니다.

이런 집은 우기에는 기둥을 다시 세우던지 수심이 얕은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배에는 아빠는 배를 몰고 꼬맹이 둘이 탔는데 그중 동생입니다.

대략 5~6세 정도..

 

 

위태하게 배에 매달리거나 옆구리 난간을 잡고 아래위 오르내리며 자주 놀라게 만드는데 지는 일상인 것 같네요.

 

 

지 형과 놀 때는 잘 노는데...

 

 

수시로 장난이 싸움이 되기도 하네요.

작은놈은 난간을 잡고 버티고 있고 큰 넘은 사정없이 잡아당기고 있는데 자칫 추락할 것 같아 조마조마.

 

 

2층이 위험하다는 가이드 권유로 우리 팀들은 모두 1층에 있고 나 혼자만 2층에 있는데 이넘들이 제 앞에서 완전 과격하게 싸웁니다.

동생 목을 졸라서 거의 익사 직전까지...ㅠㅠ

나도 모르게 고함을 치게 되네요.

 

 

작은 넘은 지 아빠의 운전석 앞에서..

"형아가 내 목 쫄라서 직일라 캤따 아니가.." 하면서 하소연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톤레삽의 호수가 보입니다.

물 색깔만 다르고 파도만 없다 뿐이지 바다랑 똑같습니다.

 

 

수상마을이 이어지고 있구요.

 

 

온갖 거 다 있다고 합니다.

학교, 병원, 교회, 돼지도 키우고 닭도 키우고...

 

 

한쪽 귀퉁이에는 베트남촌도 있는데 이들의 운명이 기구합니다.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이 1960년부터 1975년까지 전쟁을 했는데 처음에는 내전 비슷하게 하다가 미국과 외세가 개입하면서 판이 엄청나게 커졌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인이 참여를 했지요.

그러다가 미국이 자국의 이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을 빼서 철수를 해 버렸고 다른 나라들도 모두 베트남 전쟁에서 빠져나왔답니다.

그 후 북 베트남이 남 베트남을 접수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답니다.

그 시기에 남베트남에 있던 공무원과 지식인들이 숙청을 피해 달아났는데 그중 일부가 이곳 톤레삽으로 오게 되었고 그들은 베트남에서도 캄보디아에서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유랑민 신세가 되어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 주민들은 기분 따라 이사하기는 쉽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골치 좀 아프다면 호수 가운데로 나가서 외롭게도 한번 지내보고...

 

 

대개 이곳 호수에서 지내는 이들은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라 하는데 이곳에서 열심히 고기를 잡아 돈을 벌어서 육지로 나가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거의 바다 분위기.

 

 

교회가 보이네요.

 

 

옴마가 꼬맹이 둘이 데리고 어딜 가는데...

 

 

어딜 가나 했더니 가게로 갔습니다.

뭘 파는 가게인지는 확실치 않은데 꼬맹이들 맛난 거 사주러 갔나 봅니다.

 

 

한참을 달려서 쪽배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에 도착을 했네요.

이곳을 캄퐁 플럭(Kampong Phluk) 마을이라고 하는데 쪽배, 또는 카누라고 하는 조그만 배를 타고 수상마을을 구경하거나 맹그로브 숲을 작은 배로 여행을 하게 됩니다.

 

 

쪽배들이 많이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노를 젓는 이들은 모두 싱싱한 젊은 분들, 대개 총각들 같네요.

30여분 투어를 하는데 노를 젓으려면 아무래도 힘 좋은 젊은이들이 필요할 것 같네요.

 

 

맹그로브 숲 속을 쪽배로 이동합니다.

맹그로브는 나무 이름으로서 열대 갯벌 등에서 많이 자라는데 이곳은 담수 맹그로브 숲입니다.

 

 

맹그로브 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뿌리.

갈퀴처럼 생겼는데 이게 진흙 뻘 속에서 깊게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우기에는 물속에서 살고 건기에는 물 밖에서 사는 나무이구요.

 

 

숲은 정말 멋집니다.

물이 많이 차면 쪽배로 나가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쪽배 하나에 두 명이 타게 되는데 뒤에서 노를 젓는 젊은이의 숨소리에 괜히 미안해집니다.

 

 

 

 

 

운치 백 단 맹그로브 숲.

 

 

쪽배는 숲을 빠져나와 다시 수상가옥을 지나게 됩니다.

김여사 머리에 화관은 제가 준 게 아니고 노 젓는 사공의 선물입니다.

 

 

 

 

 

 

 

 

어디선가 꼬맹이들이 다가옵니다.

 

 

쪽배에 쿵하고 부딪치는데 사공이 대여섯 먹은 꼬맹이네요.

 

 

모두 손가락을 내밀며..

"1달라.. 1달라..."

 

 

고무 다라이를 타고 와서도 1달라...

 

 

눈빛..

우리가 60년대 저리 하지 않았던가..

 

이곳 쪽배 투어를 하면서 아마도 한국의 6~70대가 오면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깝지 않게 몇 달러를 써도 좋을 것 같구요.

 

 

아마도 아이들 나름대로는 어떤 제스처를 해야 수입이 좋다는 걸 만들어가고 있겠지요.

 

 

선상 점빵

 

 

삶의 종류와 삶의 질...

외형적인 삶의 질에서 30년 정도의 격차를 둔 이곳에 와서 한국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네요.

 

 

 

 

 

 

 

 

 

 

 

 

 

관광객들이 지나는 길에는 이런저런 가게들이 많습니다.

 

 

 

 

 

쪽배는 다시 맹그로브 숲으로 들어가구요.

 

 

쪽배 위에는 양산, 부채 등이 준비되어 있네요.

 

 

대개의 식물들은 소금물에서는 살 수 없는데 맹그로브 나무는 나무껍질에 특수한 필터가 있어 염수를 걸러내고 물만 흡수한다고 합니다.

이 장치를 잘 연구하면 바다에서도 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이곳 맹그로브 숲은 그런 장치가 필요 없는 담수이구요.

 

 

 

 

 

참 신비감이 느껴지는 숲입니다.

 

 

김여사 머리에 장식된 화관은 노젓는 뱃사공의 선물인데 이것과 함께 하트 모양으로 접은 캄보디아 최소단위 지폐를 받았답니다.

덕분에 팁으로 2+1 줬구요.

추가 1달러는 제 몸무게가 보트 뒤쪽을 가라앉게 하여 뱃사공이 조금 고생을 더 한듯하여..ㅎ

캄보디아 여행을 간다면 톤레삽 호수와 이곳 쪽배 투어는 꼭 권하고 싶네요.

일정이 꼬여서 톤레삽 호수의 일몰을 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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