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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영천 영지사에서 만나는 악착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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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용어로 피안(彼岸)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대로 풀이하면 저쪽의 언덕이란 말인데 쉽게 풀이하면 죽은 다음의 저세상(저승)을 뜻합니다.

죽고 나서 다시 저세상이 있는지 없는지는 안 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현세의 사람들은 내세가 있을 것이라고 하여 각종 종교에 기대기도 하지요.

 

그리고 죽고나서 저승에서는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당연 바라는데 불교에서 극락왕생이라고 합니다.

환타지한 그쪽 세계로 가는 배 이름이 반야용선(般若龍船)이구요.

극락세계로 운행하는 크루즈선이지유.

오늘 주인공인 영천 영지사의 악착보살도 이 크루즈선을 타게 되는데...

이름만큼 사연도 간절하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청정하고 불심이 아주 깊은 사람들을 극락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반야용선이 도착했는데 이 용선을 타야 할 어떤 보살이 자식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길게 나누다가 늦게 배를 타는 곳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이미 배는 출발을 하고 있었구요.

이에 보살은 울면서 배에 태워 줄 것을 간절히 빌자 배의 사공이 밧줄을 던져주었습니다.

보살은 던져 준 밧줄에 악착같이 매달려서 마침내 서방 극락정토로 갔다고 하구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악착보살.

 

줄을 놓치게 되면 바다에 빠지니 한순간도 정신을 놓을 수 없는 지극한 수행의 의미를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악착이라는 말은 작은 이 악(齷)과 이 마주 붙을 착(齪)이 합쳐진 말로써 이빨을 꽉 다문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절집에서 악착보살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은 세 곳이 있는데 청도 운문사, 서울 길상사, 그리고 영천의 영지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악착같이 산다는 것..

자기 삶에 대한 깊은 애착이기도 합니다.

 

 

 

영천 영지사 위치 : 이곳

 

 

 

 

 

 

 

영지사 가는 길에 만난 저수지.

가운데 저 나무는 살아있는 것 같네요.

봄빛이 올라오면 아주 예쁠것 같습니다.

 

 

영지사 도착.

산문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 역대 주지스님들의 부도비.

영지사는 신라 무열왕때 의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처음 절의 이름은 웅정암(熊井庵)이었는데 임란 때 소실되면서 선조 때 영지대사가 다시 지었는데 그 뒤로 영지사가 되었다고 하네요.

전각으로는 대웅전, 명부전, 삼성각, 범종각이 있고 요사채 여러곳이 보입니다.

 

 

구룡산 영지사란 현판이 붙어있는 일주문입니다.

 

 

4천왕 중 양쪽으로 두 명의 천왕만 절을 호위하고 있네요.

금강역사와..

 

 

이분은 나라연금강님.

천상의 역사라고 하지요.

 

 

한적하다못해 적막합니다.

한참이나 이곳저곳 모조리 돌아다니며 절 구경을 하는데도 전혀 인기척이 없네요.

모두 꽃구경 갔나??

 

 

다만 진돌보살이 애틋하게 맞아 주네요.

 

 

일주문 지나 가장 가까이 있는 범종각

2층 누각으로 되어 있는데 그 앞에는 새로 불사를 한듯한 석등 2기가 세워져 있습니다.

보통 대웅전 마당에 서 있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본전 외 바깥에 석등을 세웠네요.

 

 

이곳 법종각의 가장 큰 특징은 내부로 일반인의 출입을 막아두지 않았다는 것.

모처럼 법종각 구경을 세세하게 하여 봅니다.

 

 

새로 만든 법고 외 이건 오래된 것이네요.

옆모습이 타원형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범종각 내부 벽에는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로 이황의 제자인 조호익의 시가 걸려 있습니다.

 

풀이 내용은 다음과 같구요.

 

翠峽寒潭影動搖(취협한담영동요) 푸른 골 찬 못에 그림자 흔들리니

笻聲時度小溪橋(공성시도소계교) 지팡이 집고 가끔 시내 다리 건너누나

春將寶雨花成界(춘장보계화성계) 봄날에 비 내리자 지천으로 꽃은 피고

雪閣高峯玉有苗(설각고봉옥류묘) 눈이 녹는 높은 산엔 옥이 싹을 내미누나

一酌未應知冷暖(일작미응지냉난) 한 잔 술로 인간 세정 알 수가 없을 거니

幾生曾向此逍遙(기생증향차소요) 몇몇이나 이곳 와서 서성이며 걸었던가

老來猶及搴三秀(노래유급건삼수) 늙어서도 오히려 삼수 뽑을 수 있기에

白髮靑山興亦饒(백발청산흥역요) 흰머리로 청산 드니 흥취가 또한 많네

 

이곳 영지사 올라오는 곳에는 조호익을 기린 도잠서원이란 사당이 있습니다.

 

 

불자가 절집에 들리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본전에 들려서 부처님께 인사를 하는 것인데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예의상 절에 들리면 먼저 대웅전에 들려 인사를 하는데 오늘은 순서를 조금 미루게 됩니다.

대웅전에 있는 악착보살을 천천히 맨 나중에 만나기 위해서..

 

 대웅전은 아담하고 그 앞에는 기단이 없는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대웅전 단위에 올라서 본 범종각 풍경.

 

 

대웅전 옆에 있는 삼성각 내부를 슬쩍 들여다봤네요.

말 그대로 삼성을 모시는 곳.

나반존자님..

 

산신령님, 칠성님..

 

 

다음 둘러본 곳은 명부전.

흔히 죽고 나서 죄를 심판하는 곳이구요.

절집에서 분위기 가장 살벌한 곳입니다.

 

 

문고리가 잠겨 있길래 고리를 빼고 아무리 잡아당겨도 열리지 않습니다.

에라 모르겠따하고 힘껏 잡아당기니 열리네요.

문이 틀어져서 어디 걸리나 봅니다.

 

 

가운데 근엄(?)하게 생긴 분이 지장보살.

명부전의 넘버 원입니다.

이곳은 죽은 사람 심판하는 곳.

죄지은 것들을 살펴보고 극락으로 보내든지 지옥으로 보내든지 결정.

현대판 속된 용어로 이분한테 잘 보이면 극락 가기는 쉽지용.

 

 

무섭게 생겼네요.

 

 

그 옆으로는 시왕들이 호위하고 있는데 이 중 염라대왕도 있습니다.

염라대왕은 이곳에서 서열 5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큰 사진으로 따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

 

 

대충 주변의 전각들을 둘러보고 대웅전으로 들어갑니다.

 

 

주불 뒤편으로 보이는 탱화도 지방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네요.

 

 

이 사진에 악착보살이 보입니다.

찾아보세요.

대웅전에서 부처님만 인사를 하고 나가면 만날 수 없는 악착보살입니다.

 

 

반야용선에서 내어준 밧줄에 악착같이 매달려 있는 악착보살.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겪는데 악착동자처럼 악착같이 버티고 모질게 살아야겠습니다.

 

 

악착같은 마음.

집념. 의지. 끈기.

 

 

운문사 비로전이나 서울 길상사에도 악착보살이 있는데 가장 제대로 보여주는 곳은 이곳 영지사 악착보살입니다.

가끔 내 자신을 되돌아보며 악착보살을 만나서 마음을 다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악착보살께 인사를 하고 대웅전을 나섭니다.

 

 

 

 

 

경내 풍경

범종각, 요사채, 대웅전, 명부전이 순서대로 보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지고 큰 사진으로 별도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

 

 

곧 새 잎들이 돋을 것 같네요.

하늘빛이 곱습니다.

 

 

되돌아 나오는 길.

동자승이 턱을 고이고 쳐다보고 있습니다.

 

 

동자스님이 묻네요.

처사님, 머 좀 얻어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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