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란 것..
엄밀히 따지면 현재라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은 멈춤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미래는 현재라는 찰나의 순간을 곧바로 통과하여 곧장 과거가 되어 버린답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은 시간을 이야기하는데..
오늘 소개하는 "늙어가는 길"이란 이 시는 중장년을 지나는 분들께는 마음 가득 공감이 되는 시입니다.
깊이 생각하며 읽지 않아도 그냥 읽으면서 가슴을 적시게 만드는 시 이구요.
'처음 가는 길'이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이 길'에서 '시리도록 외롭거나' '아리도록 그리울 때'가 있다는 구절에서는 가슴이 철렁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두렵고 불안한 늙음의 길에서 차분함으로 미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
해돋이 못잖은 저녁노을..
'앞길이 뒷길보다 짧은' 그런 인생의 황혼을 아름답게 걷고 싶다고...
To Treno Fevgi Stis Okto
늙어가는 길
윤석구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 가는 이 길은 너무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 발 한 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 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윤석구 시인은 1940년생입니다.
충남 예산 출생이구요.
시인이면서도 동요작가입니다.
작년(2025년)에는 문화훈장까지 받았습니다.
한국동요문화협회장, 한국동요박물관 명예관장등의 이력이 있구요. 특이한 이력으로 에이스침대 대표도 역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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