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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눈꽃 예보에 기대하고 달려간 원주 감악산, 설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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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상청 일기예보는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적중률이 높은데 그래도 가끔은 아주 틀릴때도 있습니다. 이럴때 속된말로 기상청을 구라청이라고도 하는데...


몇일 전부터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뉴스까지도 영서지방에 폭설이 예정되어 있고 강원도 지방에는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뉴스마다 예보를 하구요. 특히 눈은 토요일 밤에 많이 내려서 일요일 새벽까지 집중 되는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이보다 좋을수가..ㅎ


올 겨울, 눈 다운 눈, 제대로 된 설경을 즐기기 못하여 안달이 날 지경인데 이보다 더 반가운 뉴스가 어디 있으랴..

지난번 무등산처럼 국립공원지역으로 달려가면 자칫 입산이 통제 될 우려가 힌계단 낮춰 찾아 간 곳이 원주의 감악산.

하얀 눈이 밤새 왕창 내려서 멋진 눈꽃과 제대로 된 설경을 마음껏 즐긴다는 속셈을 은근히 품고 달려갔는데....


우째 이런일이...


눈이 하나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정말 한방울도...

맹숭맹숭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니 겨우 응지쪽에 지난번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있는것이 전부..

쌩뚱맞게 정상을 지나 하산코스에 접어드니 그때서야 폭설같은 눈이 마구 쏫아져 조망이고 뭐고 모조리 망쳐 놓는데...

이런 구라청...


산행코스도 참으로 잘못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곳 원주 감악산은 대체적으로 창촌리에서 감악산 정상으로 올라 백련사계곡을 따라 감바위골로 하산을 하는게 일반적인데 이렇게 하면 가파른 바위의 로프길이 수월하게 되어 오름길이 그리 힘들지 않는데 꺼꾸로 올라가는 코스를 내려오니 내리 꽂히는 구간이 많아 상당히 위험한 곳이 몇 곳 있었습니다.


특히 들머리를 피재로 잡으니 파도능선이 길고 지루하여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구간으로 생각이 됩니다.

암튼 원주 감악산은 피재로 올라 긴 능선길을 타는 것 보담 창촌리에서 감악산 정상으로 올라 계곡길로 하산하는게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감악산이란 이름의 산지명이 참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경기도 파주의 감악산, 그리고 이곳 원주의 감악산과 경남 거창의 감악산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외 합천 황매산 자락에도 감악산이 있는데 봄철 황매산 철쭉으로 진입로에 차가 많아 막힐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뒷쪽 감악산으로 오르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가 있습니다.


이곳 원주 감악산은 엄밀히 따지면 원주라기보담 충북 제천의 산입니다.

최고 정상인 945m가 제천쪽에 있는데 또 다른 정상석을 원주쪽에서도 마주 보는 봉우리에 세워 두었답니다.

그래서 이곳 감악산은 원주와 제천에서 세운 정상석이 두개가 있는 특이한 산이기도 합니다.

이름도 서로 다르게 지었는데 오리지널 정상인 제천의 감악산은 일출봉(945m). 원주의 감악산은 월출봉(930m)입니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경치도 없고..

조망도 트이지 않아 멋진 산그리메의 풍경도 없고...

멀리 찾아가서 죙일 걷는다고 고생만 실컷한 산,  암튼 그렇게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원주 감악산 등산지도


 

산행코스

피재 - 석기봉 - 일출봉 - 월출봉 - 감악3봉 - 창촌리(황둔2리)

소요시간 : 약 5시간 30분

위험도 : 군데군데 직벽 밧줄, 위와 같은 역코스에서는 매우 위험한 구간 많음






피재.

원래는 이곳에 폭설이 내려 차가 못올라가니 마니.. 걱정을 해야 할 판인데 말끔합니다.



썰렁한 등산로에서 잡목 사이로 바라 보이는 설경



양지는 눈이 녹아 없고 음지에는 겨우 이런 정도의 눈밭이...



멀리 가야할 감악산 정상이 나무 사이로 보여 집니다.



정상을 1km 쯤 남기고 만난 이정표.

요부골..

골의 이름이 심상치 않은데 유래가 사뭇 궁금합니다.






감악산의 바위들은 대개가 이런 형태입니다.

호떡바위라는 고상한 이름을 붙일수도 있고 소똥바위라는 거시기한 이름을 붙여도 될 것 같습니다.

경상도에서 이런 바위를 썩바위라고도 하는데 곧 무너질것처럼 위태한 곳이 많습니다.

봄철에 특히 조심하여야 겠습니다.









제천쪽 정상부 바위군






선녀바위라고도 하고 일출봉이라고도 하는 제천뽁 정상부




바위가 군데군데 위험한 곳이 많습니다.

요즘 국립공원에서는 이런 위험바위들 틈새 균열을 관찰하는 장비를 부착하여 두었던데 이곳은 그런 관리조차 되지 않는 곳이라 자칫 인명 피해가 날 우려가 있는 곳이 몇 곳 있어 보입니다.



감악산 정상이라 표기가 되어 있는 곳은 정상이 아니고 이곳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타고 올라야 합니다.

일출봉이라고도 하고 선녀바위라고도 하는 제천쪽 정상입니다.



정상부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면 괜찮은데 눈이 내려 있어 올라가기에 아주 위험했습니다.

안전로프나 난간 전혀없고 아래쪽에 위험구간이라고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판만 세워져 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곳 정상부에 제천에서 오석으로 각지게 만든 정상석을 세워 두었다는 것 ....

정상석을 아래로 내려 놓든지.. 아니면 안전시설을 하든지..



일출봉.. 선녀바위...

암튼 이런 이름이 붙은 감악산 제천의 정상입니다.

오석에 새겨진 정상의 높이는 수정한 자국이 있습니다.






건너편으로 바로 앞에 동자바위라고도 하고 원주에서 월출봉이란 이름을 지어 붙인 원주의 정상이 보여 집니다.

그 뒤 원주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는 3봉이 보여 집니다.






일출봉 정상 아래로 등산로가 있는데 위로 쳐다보니 바위들이 아찔합니다.

곧 굴러 내릴것 같은....

많이 위험합니다.

어떤 안전조치를 꼭 해야 할 듯..



등산로 옆에 이런 석문이 있어 포토존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냥 사진으로는 별 것 아닌듯 보여지는 로프구간.

실제 제법 위험한 곳이 많았습니다.



원주에서 세운 월출봉인 정상석.



원주 정상석이 있는 월출봉에서 바라 본 제천의 일출봉 정상



부처도 보이고 악마도 보이고 ...



좌측이 제천의 일출봉 정상

중앙이 동자바위로서 원주의 정상

우측이 제3봉으로서 원주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곳.

중앙의 동자바위는 올라갈 수 없습니다.



등산로 좌우측이 쏫아져 내리는 급 경사구간이 많아 아찔함을 느끼게 합니다.



배려...


소나무 가지가 길게 길게 너무 자라 쳐지는 바람에 돌에 얹어지게 되었는데.

바람이 불면 힘 없는 가지가 돌에 스쳐져서 아랫부분이 닳게 되었습니다.

곧 이 가지는 제 수명을 못하고 닳아 부러질 지경인데 .

지나는 이가 작은 돌로 받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지나는 이가 돌을 빼내고 작은 나무가지로 받쳐 놓았습니다.






하산지점부터는 폭설이 내리기 시작 합니다.

구라청의 예보가 하루 빨랐습니다.






이런 위험구간은 사실 사진으로는 흥미가 없습니다.

평면으로 보는 사진은 직벽의 로프구간이 평길로 변하여 버렸습니다.



눈이 다시 내려 근시적인 풍경은 아주 좋아 졌습니다.

흑백의 수목화가 펼쳐지구요.



산행 마무리.

긴 산행을 마무리는 했는데 뭐 그리 남는게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이번 겨울 눈꽃 갈증은 이렇게 그냥 지나가야 하나 봅니다.

이번주를 또 기대해 볼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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