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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봄 바다와 함께하는 멋진 걷기길 - 남해 바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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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걷기길이 있습니다.

특히 다가오는 새 봄에 딱 맞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구간이 있습니다.

남해의 다랭이길, 많은 분들이 다녀 가는 곳이고 또 연일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조금 많이 알려져서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곳이지만 열번을 찾아도 지겹지가 않는 곳이고 백번을 걸어도 피곤을 느끼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 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그 자리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 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유치한의 춘신(春信)이라는 제목의 詩인데..

가만히 음미하여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싯귀들이 딱 이맘때 계절에 맞게 와 닿는 시 입니다.


봄인듯 아닌듯 .. 그런 계절입니다. 분명 계절은 겨울인데도 어딘가 봄의 향기가 느껴지는 그런 시기입니다.

이맘때쯤이면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남쪽으로 많이 향합니다.

이른 봄을 일찍 맞이하는 남쪽나라에는 봄의 온기가 벌써 느껴집니다.


남해(南海)는 남쪽바다를 일컷는 말이기도 하고 남해도(南海島)라는 郡을 말하기도 하여 조금 헷갈리는 곳입니다.

아래 소개하는 걷기길은 남해군의 남면 아랫쪽에 있는 멋진 구간으로서 남해군이 이름지은 바래길 구간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1코스 '다랭이 지겟길'입니다. 그냥 통상 남해 바래길을 걸었다고 이야기하면 이 구간을 걷고 왔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바래'라는 말은 남해의 토속말로서 물때에 맞춰 바닷가에 나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1구간의 '다랭이 지겟길'이라는 표현에서 다랭이란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서 산비탈을 깍아서 만든 작은 논과 밭을 말하는데 옛날 이런 논밭을 일구는데 가장 요긴한 운반 도구가 지게였고 이 지게를 이용하여 억척스런 삶의 터전을 가꿨던 선인들의 고달픈 일상을 비유하여 붙인 이름입니다.


지금은 이 구간에 관광객들과 트레커가 걷고 있습니다.

한쪽으로는 늘 맑고 푸른 바다가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이 산과 들, 논과 밭, 그리고 마을을 지난다면 남해 바래길은 바다와 해변, 그리고 마을과 밭길을 지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가슴은 상쾌하여지고 익히 보는 자연 풍경인데도 왠지 가슴이 벌렁거립니다.

새 봄에 가장 멋진 걷기길이 있다면 아마도 남해의 바래길 1구간이 아닐까 합니다.


남해 바래길 1구간(다랭이 지겟길) 코스

평산항 → 유구 범머리 → 사촌해수욕장 → 선구 몽돌해안 → 항촌 몽돌해안 → 항촌전망대 → 가천다랭이마을


구간거리 : 16.1km

소요시간 : 약 5~6시간


특이사항

1. 전체 구간 중 약 10% 정도는 산길 구간으로서 경사있는 오르막 구간도 있지만 그리 대단치 않음. 누구나 쉽사리 걸을 수 있는 곳.

2. 전체 구간 소요시간은 별 의미가 없음. 바다가를 걷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쉬며가며.. 걸으면 이틀이 걸릴수도..ㅎㅎ

3. 전 구간 걷기길 거리가 길어서 조금 피곤하다면 중간에 싹뚝 잘라먹어도 됨.  향촌마을에서 가청다랭이마을까지는 약한 산길 구간이 많은데 이 구간은 잘라 먹고 마을버스 타고 가천마을까지 이동하면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피로도 덜함.

4. 걷기길 안내판이 상세하게 잘 표시가 되어 있지만 간혹 엉뚱하게 내멋대로 갈수도 있음. 이건 일부러 바닷가를 택해 걸을 수도 있고 본인 마음에 드는 곳으로 걸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미아가 되거나 조난을 당해 119를 부를 일은 절대 없음.

5. 이전에는 차가 다니는 도로를 따라 걷는 경우가 있었으나 지금은 도로를 걸어야 하는 곳은 거의 없고 농로나 따로 마련된 걷기길을 따라 걸으면 됩니다.

6. 중간에 여러곳의 마을들을 지나지만 식당은 거의 없습니다. 종점인 가천마을에 가서야 주막집을 겨우 만날 수 있습니다.

7. 남해 바래길 1구간은 지금부터 4월까지가 딱 제철일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햇볕에 노출되는 곳이 많아 많이 더울 듯..




바래길은 안내판이 잘 설치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길로 걸어가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거의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라 결국은 만나게 됩니다.



남해 바래길 지도입니다.

1구간인 '다랭이지겟길'은 위의 지도에서 녹색원으로 표시된 곳입니다. 남해군 남면의 남쪽 해안이라고 보시면 되고 이 구간의 하일라이트는 종점인 '가천다랭이마을'로서 우리나라 명승지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출발지인 평산항입니다.

전체 걷기길에서 만나는 마을들이 모두 이런 조그만 바닷가 마을들입니다.

아주 평화롭게 보이고 한적합니다.



평산마을에서 이어지는 구간은 오르내림이 없는 평이한 걷기길입니다.

참 걷기에 좋습니다.




안내판과 함께 길바닥에도 이런 표시가 되어 있구요.



건너편으로 여수가 보입니다.

여수 신항부근이 아닐까 합니다.



남쪽바다는 이곳 남해까지는 이렇게 맑게 비춰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더 서쪽으로 가서 여수 앞쪽으로 가면 뻘물이 되어 바다가 조금 탁해 집니다.



봄 여인의 치마자락.. 누군가 이곳 바다를 보고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파도가 '하늘거린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군데군데 해안초소가 있는데 지금은 거의 박물관 수준입니다.



바닷가 마을 앞쪽이 먼바다와 탁 트인 곳은 방파제가 제법 위용있게 설치가 되어 있으나 먼바다의 파도가 막혀있는 곳은 이렇게 간단하게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내판 뒷쪽으로 보이는 높다란 돌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 농번기가 아니어서 바깥 들에 나와 있는 분들의 모습이 여유가 있습니다.

날씨마저 따스하여 더 편안하게 보여지네요.






여수산단으로 가는 배일까요?

암튼 축구장 몇 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배들이 이 앞바다를 이동하는 장면이 자주 보여집니다.

대충 배 형태를 보니 유조선처럼 보여 집니다.

그럼 정유공장에 기름 부루고(?) 돌아가는 배??



남해도 땅이 기름집니다.

중간중간에 만나는 황토땅이 너무나 탐납니다.



이곳 걷기길에서 만나는 해수욕장은 대개가 몽돌해수욕장이 많습니다.

물도 참 맑고 깨끗하구요.

여름에 오면 참 좋겠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군기빠진 칭구들..



숲길도 중간중간 만나게 되나 모두 걷기에 그리 힘든곳은 없습니다.

간혹 조금 오르막길이 있긴 하지만 그리 긴 구간은 아닙니다.

그래도 반드시 운동화나 등산화는 필수입니다.



큰 배 구경을 아주 많이 합니다.



바다가 아주 잔잔이 일렁이는 풍경이 너무 멋집니다.

먼 바다를 지나가는 커다란 배들이 늘 인상적이구요.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용왕제를 지내고 있네요.

조금 기다리면 떡이 생길 것이지만 그냥 통과...



요즘 이곳 남해섬은 현지인과 외지인이 거의 반반이 아닐까 합니다.

바닷가쪽에는 팬션이나 별장 같은 것이 참 많습니다.



보석을,,

꼭 내 몸에 지니고 있어야 내것일까요?

수만개의 보석들이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바닷가에 퍼질고 앉아 유럽 호텔 아침식사 비슷한 간략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내공 테스트...

 


위에 보이는 구간은 정식 구간은 아니고 바닷가 큰 바위들이 많다고 위험하다하여 우회하여 길이 있지만 일부러 이쪽길을 많이들 이용합니다.



뒤로 보이는 나무 두 그루가 응봉상 설흘산 올라가는 입구인 선구마을 위의 320년 된 팽나무.






참 모래가 곱습니다.

자세히 내려다보면 조개류의 조각들이 많습니다.






중간 중간에 화장실은 있으나 매점 같은 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남해의 명물은 마늘과 시금치인데 올해 겨울 날씨가 유달리 포근해서인지 마늘이 많이 웃자라 있습니다.

올라와 있는 상태로 봐서는 거의 뽑아야 될 것처럼 많이 자라 있네요.



사촌해변

멀리 뾰쪽한 산은 고동산



군데군데 매화가 많이 피었습니다.

봄 향기가 가득하다는 느낌. 이런 표현이 그리 낯설지 않네요.






아직 잎이 나지 않은 나무들도 움이 돋아 올라오고 있고 동백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선구몽돌해변

돌들이 아주 멋집니다. 가져가지 말라는 경고 표시도 간간 보여 집니다.



긴 몽돌해변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향촌마을

요즘 시골에는 거의 연세드신 어르신들만 계신데 이런 표시가 참 정겨움으로 다가 옵니다.



어딜가나 만나는 돌담. 밭과 논, 그리고 집들의 담들이 작은 돌로서  쌓은 곳이 많습니다.

그 아래로는 아직도 배추들이 자라고 있네요.

따스한 남쪽이라 겨우내 이렇게 들판에 놔 두어도 얼지 않아 그 맛이 정말 좋겠습니다.

돼지 수육에다가 막걸리 한잔과 겸하면 ....



남해마늘은 정말 유명합니다.

의성마늘이 약간 매운맛이라면 남해 마늘은 단맛이 난다고 하네요.



이제까지는 도로를 위로하여 밑으로 걸었는데 이제부터는 도로를 아래로 내려다 보며 걷는 길입니다.

빛담촌입니다.



바다와 바닷가에 이어져 있는 도로들이 어디를 봐도 한폭의 그림입니다.






일회용 비옷이 허수아비로 둔갑..






커다란 배 사진이 많습니다.

이거 실제로 보면 아주 커 보입니다.









목적지인 가천마을에 도착 하였습니다.

대략 5시간 정도를 걸었습니다.

가천 다랭이 마을은 오래전에는 별 대단찮은 그냥 보통의 시골마을이었는데 지금은 이곳 외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남해의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남해군에서도 그에 맞춰 여러가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홍보를 하고 있구요.

우측 바닷가를 끼고 있는 계단식 논들이 가천다랭이논인데 이 논이 명물이 되어 이 마을이 전국구가 되었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다랭이 논

뭔가 심어져 있는 것은 마늘입니다.



바닷가 쪽

아주 여러번 내려 가 본 곳이라 그냥 멀리서 사진만 찍고 내려가는 건 생략.



초록색 마늘밭과 바다의 풍경이 잘 어울립니다.



가천마을 암수바위

마을 중간에 이런 바위가 있는데 참 신기합니다.

하얀 천을 두르고 있는 바위 중 왼편이 숫바위 오른편이 암바위.



가천마을은 바다를 향하여 경사가 심한 마을인데 각 집들에는 특이한 문패들이 달려 있습니다.




갈치회무침을 안주하여 유자막걸리 한잔 하면서 제 친구 이야기를 잠시 들려 드립니다.


이곳 남해를 보물섬이라 하는데..

청정지역으로서 비교할데 없이 아름다운 풍경과 쪽빛 바다가 있어 그리 했겠지요.


조그만 사업을 하는 제 친구 고향이 남해의 바닷가 마을입니다.

이 친구의 고향마을 이웃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바닷가 마을을 떠나면서 전답을 외지인한테 팔면 뭔가 죄를 짓는듯하다면 이 친구한테 떠맡기다시피 팔았는데 그때 대략 평당 5~10만원 정도로하여 매입했답니다. 그것도 그때는 그 분들한테는넉넉한 금액이었나 봅니다.

이 친구 별 생각없이 이웃 어른들의 강매에 못이겨 그것들을 하나 둘 사들이다 보니 고향마을 집 주위의 전답이 제법 많이 이 친구 소유가 되었는데...


세월이 흘러서...


작년에 이 친구가 제한테 그러더군요.

본의 아니게 부자 되었다구..

그 땅들이 지금 다 100만원 전후로 올라 있답니다.

그래서 남해는 또 다른 의미의 보물섬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어디 남해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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