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농협에서 일을 보고 나오는데 전동 카트를 타신 할머님께서 코를 막고 하시는 말씀이..
"여~ 마구라 구녕 좀 막어봐유~".. ??
충청도 사투리는 심하지 않은데...??
정확한 의미의 말씀이신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눈치로 알겠더군요.
시동을 건 포터의 매연 냄새가 심했습니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할머님의 '마구라' 는 마후라로 짐작을 해 봅니다.
즉, 매연이 심하게 나오는 머플러를 조이라는 의미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웃음도 났지만, 포터의 심각한 상태로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국어사전
‘목도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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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어
머플러(muffler)(1) |
(2)
[기계] ‘소음기(消音器)’를 속되게 이르는 말.
요즘 들어서 장터를 가다가 정지 신호에 서있으면, 옆 차량 운전자가 저를 흘끔 쳐다보고 인상을 쓰면서 창문을 닫습니다.
저 역시 출발 전 마당에서 시동을 걸면 매캐한 매연 냄새로 머리가 아프고..
한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수명이 다 할 때까지 낡은 포터를 배신(폐차)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수준의 매연으로 인하여 주변에 민폐를 끼쳐서 더 이상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번 딸들 방문 시에도 사위가 준 용돈 봉투 금액이 예상외로 너무 많아서 전화를 하니..
"아버님! 나중에 차 바꿀 실 때 보태세요".. 휴~
소문을 낸 덕분에 지인분 소개로 짐도 싣고, 다용도인 차량으로 교체를 했습니다.
연식도 적당했지만, 주행 거리가 생각보다 맘에 들어서 생각 없이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16년 동안 정들었던 포터가 떠나는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큰 고장 한 번 없이 우직하게 열심히 뛰어 준 녀석인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누군가는 그럴 겁니다... 차가운 쇳덩어리에 불과한데 뭐가 아쉽냐고..
큰 고장도.. 큰 사고 한 번 없이 듬직하게 제 성능을 다 해 준 녀석이라서 비록 쇳덩어리지만 정이 들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 후 자가용으로도 이용하고, 간혹이지만 장작을 나르거나 동네분들 농사일도 도와드렸지요.
이제는 포터 녀석의 아우인 저 녀석을 잘 관리를 해서 오랜 세월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딸들의 응원도 한몫을 했습니다.
막둥이 녀석은 자신이 타던 승용차를 타라고 했지만, 시골 생활에서는 승용차는 불편합니다.
간혹이지만 장작이나 무거운 물건도 취급을 할 일도 있는데..
"아빠! 이젠 좀 편하게 지내셔요.. 고집 좀 꺾으시고요~"
좋기는 좋더군요.. 수동에서 오토로 운전을 한다는 게.. 참 얍삽한 촌부의 적응력입니다.
문제는 예전 포터가 노후 차량이라서 도심에는 못 들어간다는 이유로 모임에 참석을 안 했는데..
이제는 소중한(?) 핑계가 없어졌다는 게 조금은 아쉬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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