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제 주변 인물들 중 유별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심리를 취미(?) 삼아 유심히 파악을 하곤 합니다.
산악회 회장인 한 후배님의 유별난 행동을 한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습니다.
어느 날 산악회 버스 안에서 선글라스 자랑을 귀가 아프게 합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제 눈에는 운동용으로는 무겁게 보여서 오히려 불편할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자서부터 선글라스에 고급 등산복.. 멋쟁이라서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뭐.. 그건 그 후배님의 취향이라 넘어가는데.. 어느 날 월 말 결산서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산악회 회원 중 대소사가 있으면, 늘 회칙에 정해진 금액으로 축의금이나 조의금으로 지출을 했는데..
한 회원의 자녀 결혼식에 기준 금액의 2 배가 넘는 축의금을 회비에서 지출을 했더군요.
또 어떨 때에는 기준 금액의 반을?? 도대체 회칙은 뭐 하러 만든 건지?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어서 공개적으로 산악회 총무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답장을 기다리는데.. 산악회 총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통화 내용은 지금 제 질문으로 인하여 산악회 간부들이 모두 모여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어휴~ 제가 또 일을 벌인 것 같아서 질문 글을 내렸습니다... 참았어야 했는데..
결론은 회장 단독 지시로 이루어졌고, 공식 사과문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어허~ 이런 사안을 공식 사과문으로 끝을 맺어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산악회 간부들의 처신에 한숨만 나오더군요.
어느 모임이든 회칙이 있거늘.. 회장이랍시고 마음대로 지출을 했다는 게 제 눈에 거슬렸습니다.
회원의 친분관계를 떠나서 공정하게 정해진 금액으로 지출을 했어야 하는데.. 요즘도 저런 사람이 있다는 게 답답했습니다.
그 이후 그 산악회는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너무 멀어서 참가할 수도 없지만..
그 일 이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한 회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회장이었던 그 후배가 자신의 여식 결혼식에 회원들도 안 오고..
산악회 공식 축의금도 적다고 산악회에 거센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본인은 타 회원들 대소사에는 전혀 참석을 안 했으면서도..
축의금 또한 단 한 번도 입금을 한 적 없었다고 합니다.
멍청이도 아니고.. 어린 나이도 아니고..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더군요.
본인에게는 아낌없이 투자를 하던 그 후배.. 동기들에게도 술 한 잔 산 적도 없다고 합니다.
술 한 잔 안 샀다고 뭐라고 할 순 없지만, 문제는 단 한 번도 뒤풀이에 빠진 적은 없다는 거..
그 건 그 후배의 인생철학이니 제가 뭐라고 할 순 없지만, 그 후배 친한 친구 한 명 없다는 말을 이해를 하겠더군요.
..
산악회 버스에 탑승을 하면 늘 뭔가를 나눠 주는 후배님이 있습니다.
어떨 때에는 사탕을.. 어느 날은 쵸고**를 또 어느 날은 삶은 계란을 하 나 씩 나눠 줍니다.
그 후배가 궁금하여 알아보니 모 은행에서 근무 중 건강에 이상이 있어서 명퇴를 하고 쉬고 있다고 합니다.
이 후배님은 정말 밉지 않은 짓만 골라서 합니다.
산악회 버스에 타면 먼저 기사님께 음료수를 드린 후 모든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곤 합니다.
저는 뭐 대충 건성 얼렁뚱땅~~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도시락은 3단 찬합으로 점심때면, 그 후배 주변에 모두가 모일 정도입니다.
전 딸랑 밥만~
언젠가 뒤풀이 때 제 옆에 앉은 그 후배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왜 버스에 탑승을 하면 사탕을 나눠 주냐고"
그의 답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산악회 전 날 집 근처 마트에 가서 사탕을 한 봉 사면 너무 즐거워서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점점 더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는 과연 저런 즐거움을 가져 본 적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억지적 표현이지만 "나눔의 기술"도 있는 듯합니다.
저는 그 후배님의 배려나 친절에 반응을 하고, 소통을 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궁금했습니다.
버릇없는 후배에게는 화를 내면서도.. 친절한 후배에게는 경직된 마음은 아니었는지...
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보면 그의 행동에 늘 투덜거렸지만..
단 한 번도 '분명 장점은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더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투덜 맨'이 된다는 거...
뉴스를 봐도 투덜.. 운동 경기를 봐도 투덜.. 드라마를 봐도 투덜..
한 후배님처럼 저는 '나눔의 기술'이 매우 부족합니다.. 배려와 이해도 나눔의 일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제 주제는...
너무 극단적인 비교지만, 실제로 우리네 주변에서는 흔한 현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우리는 필연적으로 주변인들과 교류를 쌓고 관계를 유지해야 살 수 있는 현실입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분들과 좋은 경험, 좋은 감정으로 교류를 한다는 건..
결국은 "나눔의 기술"이란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결론은?
저는 저 두 후배님들의 중간쯤은 아닐까... ?? 아닌가요? 뭐.. 큰 상관은 없습니다만..
오늘은 그렇다고 여겨 주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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