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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봉평 메밀꽃축제(2013 평창효석문화제)를 다녀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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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흔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시처럼 아름다운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이효석의 대표작입니다.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봉평 메밀꽃밭은 늘상 그리움의 장소여서 언제 한번 가 보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 시간에 맞춰 축제기간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소설속의 분위기를 만끽하려면 달밤에 찾아와 거닐어 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사진찍는 장소처럼 알려진 메밀꽃이 눈꽃처럼 핀 너른 축제장소를 찾은 것입니다.

축제기간은 9월 6일부터 22일까지이니 아직은 꽤 남았습니다.

 

봉평메밀꽃 축제의 공식이름은 '평창효석문화제' 올해로 15번째로 열리니 제법 묵은 향기가 나는 축제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축제장을 가득 채운 메밀꽃밭과 이효석의 생가, 그리고 효석문확관을 둘러보는데는 약 두어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꽃에 취하여 이곳 저곳에 자리한 주막집이라도 들릴라치면 이보다 더 시간을 여유롭게 잡아야 할 것 같네요.

 

하얀 달빛이 비추는 칠십리길을 자신의 아들일지도 모를 동이와 동행을 하며 봉평 처녀와의 하룻밤 짙은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허생원의 긴 이야기가 메밀꽃밭에 숨겨져 있고 길고 긴 세월 뒤 또 한 사람의 나그네가 이 곳을 찾아 다른 사랑 이야기 하나를 숨겨 놓고 갑니다.

 

 

 

 

 

개울 이편에서 저편의 축제장으로 건너는 섶다리와 징검다리

 

 

 

 

 

 

 

 

 

 

 

 

 

 

 

 

 

 

 

 

 

 

 

 

 

 

 

 

 

 

 

 

 

 

 

 

 

 

 

 

 

 

 

 

 

 

 

 

 

 

 

 

 

 

 

 

 

 

 

 

 

 

 

 

 

 

 

 

 

 

 

 

 

 

 

 

 

 

 

 

 

물레방앗간

 

 

 

이효석의 생가

 

 

 

 

 

 

 

 

 

효석문학관 입구 천정에 걸려있는 커다란 원고지

 

 

 

효석문학관

 

 

 

 

 

 

 

 

 

 

 

 

 

 

 

효석과 그의 친구 ... 두가

 

 

 

 

 

 

문학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메밀밭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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