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도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온통 빙판이고 눈길이었지만 그래도 포근한 3월의 햇살에 얼음물은 조금씩 녹아 내리고 있었고 천왕봉 추위를 걱정해 가져같던 겉옷들은 입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비록 쌀쌀한 바람은 불고 온 몸을 감싸는 냉기는 여전하였지만 그래도 3월이었습니다.
지리산 당일치기는 대개 중산리에서 올랐는데 이번에는 함양의 백무동에서 올랐습니다. 백무동에서 올라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에 오른 다음 다시 장터목으로 되돌아 내려와 세석까지 능선으로 이동하여 백무동으로 하산을 할려고 하였는데 장터목에서 세석구간이 산불경방기간으로 통제가 되어 올라갔던 길을 그대로 내려왔습니다.
산행 코스
백무동 주차장 - 하동바위 - 참샘 - 소지봉 - 망바위 - 장터목 - 제석봉 - 천왕봉 - 다시 올라왔던 코스로 하산
소요시간 : 5시간 40분
백무동 08 : 50분 출발 - 장터목 11: 00 도착 - 천왕봉 12 : 00 도착 - 30분 간 식사 및 휴식 - 하산 - 백무동 도착 14 : 30분
이번 구간은 제가 이제까지 지리산을 당일로 올라 갔던 구간과 거의 비슷한 구간이기 때문에 사진도 중복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근데 신기한 것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비슷한 코스를 올라 매번 봐도 늘 새롭고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처음 보는 것처럼, 처음 느끼는 것처럼... 첫 연인같은 지리산. 마음 속에 그리움을 담아두고 그것들을 몽정처럼 느끼는 감회. 그것이 나의 지리산인가 봅니다.
위에 적어 둔 소요시간을 혹시 참고하여 같은 구간을 오르시는 이가 있다면 이번에 제가 좀 빠른 걸음으로 진행을 하였기 때문에 아마도 이보다 1~2시간 정도 더 늘려 잡으시면 맞을 것 같습니다. 전 구간이 빙판길이고 눈 구간이라 미끄럽기도 하고 지난 겨울에 눈이 쌓여 등산로가 높아져 나무들이 머리에 걸리적거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산과는 달리 지리산에 오르는 이들은 베낭이 조금 커 보이는데 이는 사전 준비를 많이 하여 오르는 경우도 있고 대피소에서 숙박을 하는 경우 짐이 많아 지기도 하는데 이와는 다르게 요즘 산에 오르다 보면 그냥 동네 뒷동산 공원에 오르듯이 산에 오르는 이를 많이 보게 되네요. 지리산도 마찬가진데 오늘도 청바지에 물병 하나 달랑 들고 위험한 빙판길에 아이젠도 없이 오르는 이가 있었는데 이 정도 되면 완전 프로 아니면 완전 초보겠지요.
지리산 천왕봉의 당일치기는 중산리가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운데 가까운 만큼 경사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칼바위부터 시작되는 경사는 법계사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바위를 걸쳐 오르는 구간이 많아 무릅각이 커지기 때문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게 합니다. 대신 오늘 오른 함양의 백무동 구간은 경사는 중산리 구간보다 완만하나 거리는 조금 더 긴 편입니다. 아무리 경사가 완만하다 하여도 지리산은 지리산이겠지요.
지난 겨울에 내린 눈이 쌓여있는 지리산도 새 봄의 훈풍으로 계절의 옷을 갈이 입을 것입니다.
늘 그렇듯이 아득함으로 느껴지는 마음 속 情人을 품는 마음으로 다시 지리산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리산 등산지도, 백무동 등산지도
<지리산 가는 길>
함양에서 마천면 가는 길의 지안치. 오도재 가는 길에 있습니다. 고불고불...
야경사진 촬영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
오도재 너머 조망공원에서 바라 본 지리산
천왕봉마고할미상과 그 뒤로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지리산 조망공원에서 바라 본 지리산 전체능선 풍경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백무동 도착
표시판이 되어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세석방향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산불경방기간이라 통제가 되어 입장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길은 오직 하동바위, 참샘을 통하여 오르는 이 길뿐..
중간에 샛길이나 갈림길이 전혀 없으므로 이 길만 따라 오르면 장터목에 도착 됩니다.
이곳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는 5.8km. 천왕봉까지는 7.2km.입니다.
등산객이 별로 없는 기간이라 조용한 편인데 단체로 온 40여명의 산행객이 몇 백m에 걸쳐 길게 오르기 때문에 이들을 제쳐 치고 오른다고 초반에 헛 힘을 조금 뺏습니다.
이들을 모두 지나치고 나니 그야말로 산길이 조용하고 한적하여 참 좋습니다.
겨울내 내린 눈이 녹았다 얼었다하여 모두 빙판길.
이는 하동바위 이후로 정상까지 이어집니다.
하동바위
하동사또하고 함양사또가 고스톱을 치다가 함양사또가 크게 졌다네요.
뭐 내기를 하고 줄 것도 없어 이 바위를 가져가라 했더니 하동사또가 가져가지는 못하고 이름을 하동바위로 지었다나 어쨌다나...
고스톱이 아니고 장기라 카등가?
한참을 올라 만나는 참샘
물 맛이 그야말로 물 맛입니다.
담이 오줌 줄기보다 휠씬 더 가늘게 나옵니다.
누구 한사람 마시고 나면 그 뒤 한참을 기다려야 물 맛 볼 수 있을 듯...
소지봉
여기서 부터난 잡목 사이로 지리산 능선이 어렵풋이 보여 집니다.
뒤로 천왕봉과 중봉이 조망 되네요.
아직도 장터목은 2.8km 남았습니다.
지리산 능선이 조망되는 지점입니다.
멀리 반야봉이 보여 지네요.(중간 나무 오른편 뒷부분)
장터목이 앞쪽에 보여 집니다.
장터목 대피소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여기서 차단이 되어 있습니다.
산불경방기간이라 통제가 되어 있는데 이 덕분에 요즘은 지리산 종주 불가능 합니다.
장터목에서 세석가는 길을 막아 놓은 차단기가 전방에 보여 집니다.
제석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
옛날에는 이곳에 나무가 무척 많았는데 벌목꾼들이 불을 질러 이 모양이 되엇다고 하네요.
뒤로 보이는 지리능선
남쪽방향
날씨가 맑으면 남쪽으로 광양 앞바다가 조망이 되는데 오늘은 운무가 좀 끼었습니다.
제석봉 지나면 전방으로 천왕봉이 보여지기 시작 합니다.
당겨서 본 천왕봉 오르는 길
천왕봉 가는 길
북쪽방향
덕유산과 거창방향의 산들이 조망되어야 하는데 가스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등산로에 눈이 많이 쌓여 등산로가 평소보다 약 1m 정도 높아져 있으니 키가 좀 큰 사람은 나무가지에 자주 받힘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통상 1시간 거리.
중산리 방향
천왕봉 정상부
정상석 부근은 늘 붐비고 소란스러운데 오늘은 모처럼 정면사진 하나 찍었네요.
정상에서의 파노라마 조망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아래는 천왕봉에서 찍은 동영상인데 대개 천왕봉에 오르면 이 정도 소란스럽습니다.
사람이 좀 적은 편이네요.
(동영상은 나중에 지명을 넣어서 다시 수정하여 놓겠습니다.)
하신길이 올랐던 길과 같으니 좋은 점도 있습니다.
올라올때 뒤통수로 보여지던 풍경들을 정면에서 불 수 있으니..
산에서는 간간 뒤를 돌아 보라고 하는데 그저 앞만보고 오르면 뒷 풍경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일컷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제발 곰 한번 만나 봤으면....
되돌아 나오는 길,
칠선계곡입구 금계마을에서 올려다 보는 지리산과 천왕봉의 풍경입니다.
맨 우측 하얀 눈을 쓰고 있는 봉우리가 천왕봉
금계마을과 동강 사이에 있는 채석강에는 커다란 부처님의 얼굴 모습이 조각이 되고 있는데 몇 년전부터 이 모습을 계속 지켜 보면서 지게 뭐 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이제는 거의 얼굴 윤곽이 완연합니다.
채석강의 뒷 부분 돌을 파 내고 있는 현장에서 특이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하부 모습까지 모두 조각이 되어지면 높이가 100m는 될 것 같은데 이곳에서 떠 다른 명물이 되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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