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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제2의 인생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 주 ..

퇴근 후 집에 도착을 하니 문 앞에 왠 박스가 있더군요.

 

뭐지 ?  딸 아이들이 뭘 보냈나.. ?

거실 탁자에 올려놓고 개봉을 하니..

막걸리가 한 두병도 아니고 무려 10 병이나 떡 허니 들어 있습니다...^^

 

 

 


 

 

보내주신 분이 누구시지... ?  확인을 하니 두가님 ~^^

감사한 마음보다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지구별 식구님들께..늘 받기만 하는 저는 휴 ~~~


 

막걸리 맛이 너무 궁금하더군요.

예 전 사촌 형수님이 명절이면, 담그시던 막걸리 맛이 생각이 날 정도로 진하고 마시기 좋았습니다. 

그 덕분에 한 병만 마셔야지 했는데.. 2 병을 마셨습니다..ㅋ

두가님~ 고맙습니다 ~~ ^.^


.............


 

제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한 지.. 약 23 년이 됐습니다.

사업이 순탄하게 잘 될 때에도 ..

"나는 사업 체질이 아닌데.." 그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같은 업종 경쟁사와 치열하게 싸워야 하고, 구매부서와 술 자리도 자주 만들어야 하는데..

저는 오직 품질 개선에만 매달렸습니다.

이윤은 모두 품질개선에 투자를 했습니다.. 그 흔 한 땅 투기도 못 했습니다.

 

타사를 비방을 하고, 거래처에 접대를 잘 하는 것보다는 품질만 좋으면 진정한 승부인 줄 알았습니다.

지속되는 불경기에도 오기를 부렸습니다.

 

타 사는 중고 부품도 사용하고, 원부자재도 싼 것만 썼지만 ..저는 늘 최고의 자재만 고집을 했습니다.

언젠가는 알아 주겠지...하는 만용을 부렸습니다.

심지어 제가 만든 기기도 아닌 타사 제품 기기까지 수리를 했습니다.

 

적자 운영 중에도 폐업을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제 회사의 기기를 신뢰를 주신 분들에게 실망을 드릴 수도 없었지만,

국가기관이나 대학 및 대기업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제가 만든 기기의 ..

사후관리를 멈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긍심이랄까.. 대한민국 기초과학 분야에 미미한 힘이지만, 나름 기여를 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나름의 자부심으로, 각 연구소의 연구기자재의 사후관리를 등한 시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갈 수록 재무구조는 부실해지고 빚은 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만 갔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은 성실하다고 하셨지만.. 결론은 무능한 사업주였습니다.

 

물론, 제가 사치를 하거나 노름을 한 적은 없습니다.

유일한 취미라고는 등산과 여행 일 뿐 ..

네.. 이 또 한 구차한 자기 합리화이고 변명에 불과하지만 ..

 

네 ! 현실은 냉혹합니다.

친한 친구에게 " 치열하게 살지말어.." 라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부끄러울 정도 ..한심할 정도로 무능했습니다.

 

경쟁사들이 무너지면서 제 회사는 좀 경쟁능력 생기고, 더 좋아지겠지..하는 막연한 바람과..

20 여 년을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을 차마 내칠 수가 없었습니다.

 

적자가 났다고 해서 정치권을 향해서 삿대질을 하고 원망을 하거나,

세상을 체념으로 바라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이 부끄럽다고 생각을 합니다.


..

 

올 해 까지만 운영을 하고 이제는 모든 걸 내려 놓으려고 합니다.

더 이상 오기로 버팅기기도 힘들고.. 주변 분들에게 피해가 가기 전에...

결심을 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중이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20 여 년 동안 판매한 제품의 사후관리에도 걱정이 되고..

이런저런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제일 가슴이 아픈 건 ..  직원들입니다 .. 

보너스는 커녕 월급도 제 날짜에 못 줄 때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정리도 쉽지는 않습니다... 만..

하나 하나 씩 풀어 가려고 합니다.


지구별에 자주 안부 인사를 못 드려도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 마음이 가벼워지면 ..

..

 

씩씩한 쏭빠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겠습니다 ~~~ ^.^

Comments

  • 글을 읽는 내내 무거운 마음이 가슴을 짓누릅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 드릴 방법도 없고..
    그저 온 마음으로 잘 되기를 늘 빌어드렸는데..
    조금 바쁘다는 말씀을 들으면 너무 기뻤고
    일 때문에 출장이라도 가셨다고 하면
    큰 주문 받아서 더 멋진 기계를 만들겠다고 좋아 했답니다.
    특별히 말씀 안해도
    쏭빠님의 성격이나 성품을 잘 알길래 더욱 더 안타깝고 억울하네요.
    다만..
    인생길에서 또 좀 더 긴 안목으로 앞을 내다보면
    이쯤에서 피곤한 짐 살짝 내려 놓으시고
    조금 쉬어 가는것도 좋다고 생각을 드려 봅니다.
    그동안 지친 마음과 몸,
    자연을 찾아 다니시면서 얼마간 푹 쉬시길 바래 드리구요.
    그리고 또 다시 멋지게 일어나셔서 새로운 인생 설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늘 되새기는 글귀..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를 인용하면서 위로글이 아닌 응원글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 할 때
    근심 없는 날들이 스쳐 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한 동안 너무 힘들어서 가슴에만 담아 두다가 결심을 했습니다.
      희망도 안 보이고 .. 갈 수록 빛만 늘어나고 ..
      이제는 한편으로는 속 시원합니다.
      어차피 접을 사업 미련없이 접기로 했습니다.
      이 또 한 쉽지가 않더군요.
      그러나 차근 차근 풀어가려고 합니다.
      말씀처럼 .. 제 어깨의 짐을 내려 놓을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
      잠시 힘은 들겠지만.. ㅋ
      격려의 글 ...감사합니다 ~~~

  • 사업을 시작하신지가 23년이나 되었군요.
    보통 20년이 넘어가면 어려운 일들이 잘 발생이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아오셨는지 글에 다 나타나는거 같습니다.
    정직한 사람이 존경받고 잘 되어야 하는데 이넘의 사회는 그런 사람들이 설 자리는 자꾸만 줄어드니...ㅠㅠ
    배관공 김씨처럼 살아도 누구나 다 존경하는 세상이 그립습니다.
    결론을 내리고 실행하는 일이 지나온 세월만큼 어렵고 힘들겠지만 제2의 인생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을듯...
    가까이 계시면 막걸리라도 한잔 사드리고 싶네요...ㅎ
    힘 내시고 더 멋진 인생을 위해 화이팅 하세요~~^^

    • 고맙습니다.
      너무 무거운 주제라서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주워진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정리를 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제 친구들도 다들 은퇴를 하고 쉽니다.
      저는 더 일하고 싶지만, 녹녹치 않은 현실에 더 고집을 피울 수가 없더군요.
      싸나이 님 감사 감사합니다 ~~ ^^

  • 하마 2019.09.23 1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ㅠㅠ
    정직하게 한 길만 보고 달리신 분이 왜 이런 결과가 나와야 하는지..
    결정을 내리시기 까지 무척 많은 생각이 오고 갔을것같습니다.
    모쪼록 어려운 결정을 하셨으니 차근차근 정리 잘하시고
    제 2의 인생을 멋지게 시작하시길 간절히 바래드립니다.:)

    • 네...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고민도 많이하고 주위 지인분들께 조언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경기도 불경지이지만, 힘들어 하는 직원들 모습을 더 이상 지켜 볼수가 없더군요.
      하마님~ 그래도 .. 두 딸 모두 시집가서 잘살고..
      저 또 한 크게 아픈데가 없으니..
      50 쩜 인생은 되는 것 같습니다..ㅋ

  • 창파 2019.09.23 2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주변 부족한 제가 이럴때는 무슨말을 어떻게 꺼내야하는지 난감합니다.
    쏭빠님의 마음을 적어 놓은 글을 읽다가 제목을 보고 예상하였던 것과는
    아주 다른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에 마음이 덜컥합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가끔 하시는 것을 들으면서도
    요즘 모든 사업자들이 그런 실정이고 또 때로는 바쁜 일정을 말씀하셨기에 예사로 넘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글은 생각밖에 소식이라 놀라고 있습니다.
    이곳 지구별에서 대화가 오고가는 몇분들과는
    그냥 온라인에서 끼리끼리 대화나 나누는 사이가 아니였기에....
    친구같고 집안에 동기간 같은 생각으로 대하여 왔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기에는 너무 마음이 않좋습니다.
    물론 쏭빠님도 그런 마음이였기에 이런 결정을 하신것을
    이곳에 이야기하시면서 또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준비하심을 이야기하여 주시는 것으로 믿고있습니다.
    어쨌든 깜짝 놀라 글을 읽다가 안식구를 불러 아래쪽 글을 읽어 주며
    함께 쏭빠님 이야기하다가 그래도 저희부부는 걱정과 염려보다는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두가님의 말씀대로..
    "인생길에서 또 좀 더 긴 안목으로 앞을 내다보면
    이쯤에서 피곤한 짐 살짝 내려 놓으시고
    조금 쉬어 가는것도 좋다고 생각을 드려 봅니다.
    그동안 지친 마음과 몸,
    자연을 찾아 다니시면서 얼마간 푹 쉬시길 바래 드리구요.
    그리고 또 다시 멋지게 일어나셔서 새로운 인생 설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기회에 가끔씩 남쪽 여행을 하시려면 하루이틀씩 저희집에 묵으시면서 때로는 저도 함께......진심입니다.

    • 창파 형님 감사합니다.
      벌써 몇 년 전 부터 동창들이나 친구들이 퇴직을 하거나..
      아니면 자식들에게 하던 일을 물려주고 있어서 저도 언젠가는 일을 놓아야지 마음을 먹었습니다.
      허나.. 사람 욕심이 뭔지.. 아직은 건강하니 더 일을 해야지 하는 욕심 때문에 좀 많이 지나쳐 온 것 같습니다 ^^
      아직도 3개월이라는 기간이 있어서 차분하게 정리를 하려고 합니다.
      형님 형수님 두 분께서 담아주신 격려는 항상 잊지 않고 잘 간직을 하겠습니다.
      네~ 남쪽으로 여행이나 산행을 가면 꼭 찾아 뵙겠습니다 ~~^.^

  • euroasia 2019.09.24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쏭빠 성님 화이팅입니다.
    가슴아프시겠지만 훌훌터시고 직원들 좋은 업체로 보내드리시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것 하시면서 새롭게 시작하십시요.
    마음고생보다는 훌훌터시면서 함께 나눕시다.
    이번주는 시골가고 다음주에는 산행이라도 하시면서 막걸리 한잔합시다.

    저도 2월 28일 명퇴를 합니다.
    12월 31일날 호주의 태즈메니아라는 곳으로 탐험 ? 트랙킹을 떠납니다.
    25일 정도 호주와 태즈메니아 여행하고, 뉴질랜드가서 남섬 루트번 루트 트랙킹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마침 친구의 딸 결혼식이 2월 6일이라 오클랜드서 한잔하면서 친구와 오랫만의 시간을 갖을 계획이구요.

    두가 성님이 저한테도 금정산 산성막걸리를 보내주셨습니다.
    강화도 교동도 화개산 가서 정말 맛있는 막걸리로 뽐내고 자랑질 신나게 하였습니다.

    텐트도 있고, 버너 코펠 모두 있으니 10월 초에는 이불 한채(침낭)만 가져오셔서
    강화도 외포리 망양돈대 선착장서 기러기와 밤새 대화를 나누면서 막걸리 한잔했으면 합니다.

    그동안 마음걱정, 몸걱정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 네~~ 화이팅 "기" 감사합니다 ^^
      유라시아님도 명퇴를 앞두시고.. 착찹하시겠습니다.
      호주에 이어 뉴질랜드까지 여행을.. 부럽습니다..ㅋ
      여행 준비 잘 하시기를 바랍니다.
      두가님께서 보내주신 막걸리 맛이 평범치 않습니다....진하고 뒷끝도 전혀 없고..저는 아껴서 마시는 중 입니다..ㅋ
      당분간은 이런저런 해결할 일들이 많아서 쉽게 약속을 잡기는 힘들 것 같지만 틈을 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