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일요일,
산 이름이 특이한 아기산에 다녀 왔습니다.
안동의 아기산(雅岐山)은 해발 591m로서 임동면의 인공호수인 임하호 건너 섬처럼 되어 있는 무실마을 뒷산으로서 임동면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합니다.
산세는 그리 특별한게 없고 수령 20~30년 정도된 소나무들로 가득하여 산림욕을 겸한 가벼룬 산행 코스로 좋은 곳입니다.
조망도 트이지 않아 아랫쪽 임하호와 안동호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등산 코스는 길게 잡아도 3~4시간 이면 끝이 납니다.
등산로는 산자락 가운데 있는 봉황사를 기준으로 좌우 능선으로 나 있는데 크게 볼 것이 없으므로 어느 곳으로 올라도 비슷한 숲 산행이 됩니다. 등산로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도에는 좌측 4코스로 올라서 우측 1코스로 내려오는 시계 방향 등산코스를 추천하고 있지만 별 의미는 없는듯 합니다.
산행 중간쯤에는 미녀목(美女木)이 아닌 미녀목(美如木)이란 이름의 나무가 있는데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참 해석한번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네요. 둘 다 그냥 미인을 닮은 나무라는 뜻인데.. 아래 사진에도 올려 두었지만 우리나라 미녀목으로는 신안 자은도 분계해변에 있는 미인송(美人松)이 가장 그럴듯 합니다.
2시간 정도의 산행을 마치고 봉황사로 내려와 새로 불사를 한 절 입구 누각 남덕루(覽德樓)에 앉아 가을을 한참이나 만끽하다가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밭길을 따라 주차가 된 곳으로 되돌아오니 뭔가 미지근한 한나절 산행을 끝낸듯 하네요.
개운하지 못한 산행 여운을 돌아오는 길에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를 구경하는 것으로 대신했는데 임하댐 상류의 수몰지역에 있던 이 나무를 표고 약 15m 정도 들어 올려 높이는 큰 공사를 하여 현재 건실하게 잘 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령 700년 정도 되었다고 하고 가슴 높이의 나무 둘레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굵다고 합니다. 나무 아래에는 아직도 나무를 지탱하는 쇠붙이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산행코스 :
수곡교 건너 주차장 - 4코스 등산로 진행 - 두루미봉 - 미녀목 - 정상 - 새길목 - 봉황사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시간 : 약 3시간 정도
아기산은 거위 아(鵝)에 산이름 기(岐)를 사용하였는데 산세 모양을 의미하는듯 합니다.
아기산 등산지도
코스는 위의 붉은색 라인입니다.
자가차량의 주차는 수곡교를 건너면 바로 작은 주차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수곡교 건너 주차장 - 4코스 등산로 진행 - 두루미봉 - 미녀목 - 정상 - 새길목 - 봉황사 - 주차장(원점회귀)
얼마전 제 고향 합천호가 담수 후 두번째로 방류를 하였다고 하는데 이곳 임하호도 거의 만수(滿水)네요.
주차장에서 약 5분 정도 걸어오면 4코스 입구입니다.
이곳 저곳 산행 안내판이나 지도가 많이 세워져 있어 코스 찾기에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정상까지 산길은 조금 된비알형 소나무길입니다.
산행 내내 수령이 비슷한 소나무 숲을 지나가게 됩니다.
우측으로는 송이밭을 나타내는 가림막이 세워져 있는데 동네 분들이 관리하는 줄 알고 내다보지도 않았는데 나중 알고보니 봉황사에서 관리하고 있는것 같네요.
그런 줄 알았으면 한바퀴 빙 훑어 볼 걸...
능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봉황사
올랐다가 다시 편안한 능선길을 잠시 걸었다가 다시 올랐다가...
뱀 조심..!!
요즘 뱀들은 능청스러워져서 그런지 스틱 소리나 사람 소리가 나도 달아나지 않습니다.
전체 산행 구간에서 유일한 볼거리.
미녀목입니다.
꼭히 미녀목(美女木)이 아닌 미녀목(美如木)으로 표시를 하여 인지도(?)를 높였네요.
왜 미녀목인지는 나무를 보면 대충 이해가 갑니다.
수령이 300년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 상당히 큰 나무입니다.
중간 틈새 구녕으로 낮빤대기 더다밀고 인증샷 찍으믄 딱입니다.
아기산 미녀목과 비교하여 올린 사진인데 이건 신안 자은도 분계해변에 있는 유명한 미인송입니다.
제가 본 미인송 중에서 가장 늘씬한(?) 소나무이구요.
아기산 정상입니다.
약간 돋움을 하여 두었는데 아마도 제를 지내기 위하여 그리한듯 합니다.
반대쪽에서 본 정상
하산길입니다.
소나무 숲길을 타박타박 걸어 내려 갑니다.
조망이 없다는게 참 아쉽네요.
봉황사 부도전을 지나칩니다.
다마(?)는 어디쯤에 숨겨져 있을까? 두껑에? 몸통에? 하단에?
오늘 같이 산행한 눈탱이와 키득거려 봅니다.
요사채 옆 봉황사 대웅전 뜰 앞의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무 한그루가 이채롭습니다.
봉황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웅전
신라때 창건되었다고 하는데 임란때 모두 불타고 남아 있는건 이 대웅전과 요사채였는데 지금은 주변 건물들을 새롭게 많이 불사를 하고 있네요.
대웅전 앞에 모셔져 있는 석조좌상인데 불두를 결실하여 지금은 둥글둥글한 화강석으로 대신하여 두었네요.
불두를 새로 다듬어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구요.
아마 근간에 새로 불사를 한 건물 같습니다.
누각인데 이름은 남덕루(覽德樓).
신발 벗고 안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안쪽 처마밑에 옛 남덕루(覽德樓) 현판이 걸려 있네요.
시원한 남덕루 안에 편하게 앉아서 바라보는 대웅전
솜털이 흩어져 있는 가을 하늘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
산행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 온 무실마을
전주류씨 종택이 있습니다.
수곡교 다리를 건너 왔던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임하호 수변을 따라 달리는 도로를 타고 용계리 쪽으로..
드라이브 길이 참 좋습니다.
임하호의 깨끗한 풍경이 내려다 보이구요.
용계리 은행나무 도착
멀리서 봐도 아주 큰 은행나무입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구요.
수령 700년, 높이 37m. 가슴둘레가 무려 14.5m로서 우리나라 나무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
임하댐 건설로 나무가 수몰 될 위기였는데 그 자리에서 위로 15m를 돋아 올려 다시 심은 것입니다.
현재도 아래쪽 둥치에는 나무를 지탱하는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역광으로 빛나는 은행나무 전경
은행나무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이 되어 있어 쉼자리로도 멋집니다.
이런 친구도 보이구요.
뒷편으로는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관리인은 없지만 들어가서 볼 수 있습니다.
소원지를 적은 은행잎 모양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네요.
거대한 은행나무를 어떻게 들어 올렸을까 궁금했는데 이곳에 공사하는 사진들이 여러정 전시되어 있습니다.
좌측 사진에 보면 유압장치가 보이는데 저걸로 조금씩 들어 올렸나 봅니다.
은행나무를 들어 올리는 공사 중인 장면입니다.
이건 수몰되기 전 이전 마을 풍경이구요.
가을 하늘이 은행나무 위로 가득 합니다.
맑은 가을 하늘에 학의 날개짓 같은 구름 두 조각...
사진 두어컷 찍고 나니 그새 스러지고 없네요.
그래서 인생은 뜬구름 같다고 했는지요?
다른 쪽 하늘에 또 다시 나타 난 신기하고 멋진 구름
리얼 내추럴입니다.
마음도 몸도..
늘상 바빠지는데 .
그냥 한나절 모든 생각 다 내려놓고 이런데 앉아 지나가는 바람이나 구경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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