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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소풍같은 산행으로 만추의 팔공산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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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팔공산을 찾았습니다.

두가지 이유를 가지고,

하나는 능성재에서 태실봉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능선길을 다시 걷고 싶어서이고 또 하나는 중암암의 해우소를 구경하기 위함입니다.

 

능선재에서 태실봉까지 능선길은 아마도 팔공산에서는 가장 운치있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 가파른 구간도 없을뿐더러 소나무와 참나무 그리고 작은 단풍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걸어내려가다보면 어느듯 중앙암이고 약간 비켜 능선자락을 하나 더 타고 내려가면 은해사 산내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묘봉암까지 만날 수 있어 더욱 멋진 구간입니다.

 

중암암은 그동안 몇번 들락거렸는데 그곳에 해우소가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얼마 전 어느 님의 글을 읽으면서 발바닥의 가려움을 느꼈답니다.

그리고 제가 쓴 댓글에 주신 답글에서..

"일 볼 때 바람이 불면 분수처럼 되려 내 얼굴에 뒤집어 쓴다고 ..."

이게 엉덩이를 들썩이게 했구요.

 

앞 뒤 가릴것 없이 귀한 평일 하루 빼 먹고 부리나케 달려 갔답니다.

중암암 해우소 찾기는 님께서 답글로 주신 퀴즈같은 힌트가 큰 도움이 되었네요.

"해우소 찾기는 엄청 어려울 거예요."

이 글을 보고 빙그레 웃었답니다.

거의 정답을 알려 주셨기 땜에..ㅎ

 

산행은 동화사에서 출발하여 마애불능선으로 올라 갓바위 방향 주능선을 타고 가다 능성재에서 좌측으로 내려가 중암암 들리고, 다시 태실봉 거쳐 은해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 하였답니다. 집에서 지하철타고 아양교역에서 내려 급행1번으로 동화사입구까지, 산행후에는 은해사에서 하양가는 사내버스 타고 하양에서 안심역까지 다시 환승, 그리고 지하철 타고 집까지 왔답니다. 거의 하루가 소비 되었내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되돌아 올때 은해사에서 이것저것 세번이나 갈아탔는데 요금은 한번만 내었다는...

환승이란 제도가 있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저로서는 신기한 현상이었답니다.

 

 

산행코스 :

동화사 입구 - 동화사 - 폭포골 - 모래재 - 마애불능선 - 삿갓봉 - 능성재(은해봉) - 중암암 - 태실봉 - 은해사 - 은해사 주차장

소요시간 : 약 5시간

 

 

 

은해사 위 신일지라는 저수지에 비친 데칼코마니 가을입니다.

 

 

산행지도

주황색으로 그어 놓은 선이 제 산행길입니다.

 

산행코스 :

동화사 입구 - 동화사 - 폭포골 - 모래재 - 마애불능선 - 삿갓봉 - 능성재(은해봉) - 중암암 - 태실봉 - 은해사 - 은해사 주차장

 

 

아침.

시내버스에서 내리니 차가운 공기가 확 와 닿습니다.

동화사까지 타박타박...

 

 

동화사 뒷편으로 팔공산 자락이 병풍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이파리 떨군 감나무는 파란 하늘에 붉은 점들을 찍은듯.. 잔뜩 달려 있네요.

 

 

보살님들이 청소를 하는 시간.

조심스레 절을 한바퀴 둘러 봅니다.

 

 

 

 

 

약사여래대불이 있는 절 아래쪽으로 내려 가 봅니다.

 

 

대불 뒷편으로 팔공산 정상이 보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약사대불의 높이는 30m.

'남북통일을 기원'하면서 조성된 대불이라 하는데 이 의미가 조금 군더더기처럼 여겨집니다.

중생의 질병을 구원하는 약사불께서 시끄러운 통일문제까정...

 

 

폭포골로 올라가다가 계류를 건너 우측 마애불능선으로 오르면 됩니다.

폭포골로 올라가면 뒤늦은 가을 단풍도 구경 할 수 있을것 같으나 날씨가 스산하여 양지쪽 능선으로 올랐답니다.

 

 

모래재 4거리에는 누군가 애써 만든 지도가 박살이 나서 흩어져 있네요.

쪼구려 앉아 보물지도 퍼즐 맞추듯이 딱 맞춰 놓고 왔답니다.

뭔가 좋은일 한 기분...ㅎ

 

 

조망이 트이기 시작 하네요.

대구 방향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은 비슬산.

 

 

대구는 분지라 운무가 가득 가라앉아 있습니다.

뒤로 청룡산이 자리하고 그뒤로 다시 비슬산입니다.

비슬산 우측으로 강우레이더관측소가 희미하게 보이는 조화봉이 있고 맨 우측으로는 KT송출탑이 역시 희미하게 보이는 최정산이 조망 됩니다.

 

 

산자락, 소나무가 없는 곳에 잡목과 참나무들이 대신하여 있는데 털갈이하듯이 옷을 벗고있는 풍경이 화려합니다.

 

 

가장 높게 보이는 동봉.

그 뒤로 정상인 비로봉에 설치된 안테나들이 보이네요.

 

 

 

 

 

삿갓봉 가까이 올라 조망되는 파노라마.

좌측은 골프장입니다.

가운데로 대구 시가지가 조망이 되고 우측으로는 중간쯤 케이블 승강장 종점 봉우리가 내려다 보입니다.

맨 우측은 서봉 동봉의 팔공산 주봉들이 보이구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팔공산 스카이라인 종점.

케이블카 타고 슝하게 올라 막걸리 한잔 할 수 있는 곳.

저곳에 구름다리가 생긴다나...

 

 

아랫쪽으로 동화사 약사대불이 보여 집니다.

 

 

팔공CC..

 

 

날씨도 쌀쌀한데 골프치러 오는 X이나, 이런날 산에 올라 능선에서 공 치는 거 구경하는 X이나...

 

 

마애불능선에서 가장 기묘하게 생긴 바위.

이 바위로 인해 능선 이름이 지어지지 않았나 추측..

 

 

삿갓봉 도착... 했는데 금줄이 쳐져 있네요.

이 구간은 뭐 어떠구 저떻구 해서 출입금지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럼 들어가는 입구에 쳐 두어야져. 다 올라 왔는데 어떻하라구??

 

 

갓바위 방향입니다.

앞쪽에 능성재가 보여 지구요.

멀리 갓바위 앞 노적봉이 솟아 있습니다.

 

 

팔공산 주능선 능성재 중심으로 좌우 파노라마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멀리 조망되는 보현산.

 

 

대략 270˚정도 되는 파노라마입니다.

클릭하면 아주 크게 보여 집니다.

 

 

서리는 아닌듯하고 눈 같은데 ..??

 

 

내 발자국 소리만 들으며 홀로 걷던 능선길이 소란해 졌습니다.

능성재에 도착하니 충남 서산에서 오신 여성산악회분들이 갓바위 투어를 오셨는지 선본사 기점으로 한바퀴 돌고 있는것 같습니다.

단체 사진 한장 찍어 드리고 얼릉 앞서서 냅다 달립니다.

일행 중간에 낑기면 여간 곤란한게 아니라서..

 

 

당겨서 본 갓바위

부처님 갓이 살짝 보여 집니다.

 

 

중암암 도착,

먼저 만년송 안부부터 챙겨 보구요.

근데 이런 틈을 빠져 나가야 만년송을 만날 수 있답니다.

양반걸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고 트위스트 추듯이 헤집고 나가야 합니다.

 

 

반가운 만년송.

 

 

만년송 옆 바위에 올라 조망놀이를 잠시 즐깁니다.

북서쪽.. 아마도 군위 화산이 아닐까 짐작하여 봅니다.

 

 

당겨서 본 보현산이구요.

 

 

삼인암도 반갑게 둘러 봅니다.

 

 

여긴 극락굴.

윗쪽이 천정이고 아랫쪽이 바닥입니다.

위 아래 찍은 여러장의 사진을 붙인 것입니다.

앞쪽으로 입구가 보여 지네요. 요리조리 다니다가 낑기기도 하고 빠져나가기도 한답니다.

 

 

중암암 일주문.

자연석으로 양쪽에서 기대 겹쳐진 특이한 곳입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그 안으로 아주 작은 대웅전이 있고 그 아래 요사채 하나가 전부랍니다.

그러고 보니 대웅전 옆에는 어울리지 않는 용왕전도 있네요.

그 옆 석간수 물맛은 언제 마셔도 좋답니다.

 

 

 

 

 

작은 법당이지만 부처님 삼배 후 정각은 우주로 내 달립니다.

미소 띤 부처님은 드문데 편안하게 눈을 맞출수가 있네요.

 

 

중암암 해우소.

오늘 이걸 보기 위해 예까지 왔는데 한마디로 멋집니다.

종이가 발리지 않은 저 문틀은 어디서 날아와 이곳에 달려 있을까요?

 

중앙에 써 둔 글귀가 더욱 와 닿네요.

'문화재 보호를 위하여 해우소 사용을 금합니다.'

제 눈에도 틀림없는 문화재 맞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아랫쪽에 있는 구멍 아래도 얼굴을 바짝대고 저~어기 아래를 내려다 봤습니다.

깊고 깊습니다.

자연 친화적으로 고임 장소가 없구요.

 

절벽 끝에 매달린 해우소..

뉴턴의 중력에 의해 자유낙하하던 거시기가 저기 아랫쪽 계곡에서 솟구쳐 오르는 트위스트 사이클론에 의하여 가던 방향을 꺼꾸로 되돌아 와 내 엉덩짝에 철썩 달라 붙으면...

 

아마도 절간에서 이 점을 염려하여 사용금지를 한 것이 아닐까 짐작을 해 봅니다.

 

 

해우소 틀 없는 작은 창으로 내다 보이는 세계.

그곳도 늦은 가을이군요.

 

 

백홍암쪽으로 내려 가다가 능선길로 계속 갑니다.

오늘은 인종 임금의 태실을 보기 위하여 태실봉을 경우 할 생각입니다.

 

 

참으로 호젓하고 걷기 좋은 길입니다.

곁이 허전하다는 게 아쉽기도 하구요.

 

 

올 가을 산행에서는 봄 꽃 구경을 자주 합니다.

단풍이 든 잎과 함께 피어있는 진달래.

 

 

태실봉

조선 인종의 태실이 묻혔던 곳인데 일제 강점기 파헤쳐졌던걸 근간에 복원 한 것입니다.

뒷편이 복원된 태실이고 앞쪽에 깨여져 있는 석물들은 아마도 그때 파괴된 것들이 아닌가 짐작 됩니다.

 

 

산행 거의 마무리하고 내려와 만나는 신일지

저수지에 투영되는 산자락이 멋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저수지 앞 팔각 정자에 앉아서 가을을 독차지 합니다.

가져간 빵을 야금야금 먹으며 바라보고 있으니 ..

그리움 하나가 수면 위에 비쳐 집니다.

 

 

 

 

 

은해사에서 붉게 타는 단풍 하나를 만납니다.

 

가을아,

기다려 줘서 고맙다.

 

 

 

 

 

 

 

 

 

 

 

그렇게 화려하던 가을은 이제..

이파리를 소복히 떨어뜨리고 晩秋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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