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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고산 윤선도가 사랑했던 완도 보길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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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휴 6일간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다가 그 중 김여사 휴일과 겹치지 않는 이틀간은 개인적인 여행으로 계획을 잡았답니다.

장소는 아직 한번도 가 보지 못했던 전남 완도의 보길도.

보길도하면 떠 오르는 인물 고산 윤선도.

 

아주 까칠하고 카리쓰마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 윤선도는 이곳 보길도를 여행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윤선도가 이곳 보길도에 유배를 와서 지낸것으로 착각을 하는 이들도 많은데 그는 보길도에 귀양으로 온게 아니고 자기발로 왔답니다. 윤선도의 일생에서 유배로 보낸 생활이 16년, 당쟁과 시대논쟁에 휘말려 투옥과 귀향살이를 반복한 그에게 이곳 보길도의 말년 생활은 그나마 그가 보낸 가장 멋진 세월이 아닐까 합니다.

그는 이곳에 살다가 그 시대에서는 보기 드문 장수나이 85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굴욕적인 병자호란..

임진왜란보다 휠씬 더 비참하고 참단한 역사적 사건.

오랑캐의 후예 청나라한테 조선 국왕이 3번이나 무릅을 꿇고 아홉번이나 머리를 숙이며 항복을 한 ...

 

이 사건에 열 받은 윤선도가 고향 해남으로 내려와 분을 삭이다가 세월을 등지기로 하고 목적지로 정한곳이 제주도.

그러나 가는 도중에 바람이 심하여 보길도에 내려버린 것이 이 섬이 윤선도와 인연을 가진 계기가 된 것입니다.

윤선도는 13년을 이곳을 드나들었는데 그곳 동네 이름도 부용동(芙蓉洞)이라 짓고, 주 생활 공간이었던 낙서재를 비롯 파티를 즐겼던 세연정, 회수당, 동천석실외 25채의 건물과 정자를 지었는데 연못도 파서 자기만의 멋진 연꽃 정원을 만들었답니다.

이곳에서 그는 천하의 명시 어부사시사도 지었구요.

 

또 하나, 이곳 보길도여행에서 윤선도와 함께 챙겨 봐야 할 인물은 윤선도의 정적 우암 송시열.

윤선도가 81세가 될때까지 귀양을 보낸 장본인이 송시열입니다.

이 송시열도 뒷날 제주도로 귀양을 가게 되는데 그도 이때 날씨가 좋지 않아 이곳에 잠시 머물면서 자신 신세를 한탄하며 바닷가 절벽위에다 시 한수를 적어 놓게 되는데 그게 후대에 송시열의 글씐바위라는 이름으로 이곳 보길도에 남아 있습니다.

보길도에서 꼭 들려봐야 할 여행지이구요.

 

처음으로 들려 본 보길도.

1박 2일의 여행일정으로 떠났답니다.

 

대구 우리집에서 땅끝까지는 정확하게 333km.

비가 쏟아지는 날씨속에 혼자 운전하여 달렸습니다.

4시간 가까이 운전하여 도착한 땅끝마을.

보길표 배편을 알아보려 가니 지금 바로 떠나는 배가 보길도행이라합니다.

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네요.

비는 가랑비로 바뀌고

산도 바다도 모두 운무로 시계 제로입니다.

 

차를 실고 보길도에 들어갔습니다.

드렁크에는 혼자 비박을 할 장비들이 잔뜩 실려있고 손에 들고 있는 지도를 한번 더 살펴보고 오늘과 내일 일정을 정리합니다.

일단 내일은 날씨가 맑기를 빌면서.

 

1박2일 보길도 일정

첫날 : 통리해변 - 글씐바위 - 망끝전망대 - 공룡알해변 - 예송리갯돌해변(비박)

둘쨋날 : 세연정 - 동천석실 - 낙서재 - 곡수당 - (망끝전망대~격자봉~광대봉~청별항까지 산행)

 

둘쨋날 격자봉 산행기는 따로 정리하여 올려 놓겠습니다.

오늘은 1빅2일 보길도 여행기만...

 

 

※ 아직도 생활거리두기로 코로나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제가 보길도 1박2일 여행을 하면서 5m이내에서 접촉한 사람이 몇 명인지 확인을 해 봤답니다.

 

일단 집에서부터 자가차량으로 출발, 중간에 섬진강 휴게소에서 호도과자 캐시직원과 대면, 땅끝마을 매표소 여직원과 대면, 그 뒤 1박 2일 여행동안 택시기사 1명 대면, 되돌아 오면서 식당 주인 아주머니와 대면, 배 매표소 직원 대면, 그 뒤 집까지 자가운전...

총 5명과 5m 이내 접근이 되었네요.

일요일~월요일 여행이라 섬도 조용하고 산행도 내내 혼자였답니다.

 

 

 

 

 

보길도 지도.

검은 글씨로 적어 둔 곳이 저의 여행지.

파란 선은 제가 다녀 온 등산로

다녀와서 생각하니 이 외에도 놓친 곳이 몇 곳 있지만 한결 여유롭게 다녀왔다고 생각하니 알차게 보낸 느낌입니다.

 

 

해남 땅끝에서 보길도로.

비는 그쳤지만 시계는 거의 막혀 있습니다.

 

 

보길도 어짜냐, 겁나게 좋지야~

 

 

썰물이라 마을의 여자들이 나와서 뭘 채취하고 있네요.

김여사 같이 왔으면 덤벼 들었을듯...

 

 

보길도는 노화도 산양진에 내려서 차를 몰고 들어가야 되는데 노화도의 노록도는 일년에 두어달 신비의 바닷길이라 하여 물길이 얼린다고 합니다.

물이 쭈욱 빠져 있어 혹시나 하여 들려 봤더니 역시나 ... 

 

 

통리해변입니다.

우측이 해수욕장이구요.

 

 

송시열의 글씐바위 가는 길입니다.

주차장에서 약 10여분 걸어가야 합니다.

 

 

 

 

 

커다란 바위밑에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위 사지에서 아랫쪽 약간 검게 보이는 부분입니다.

탁본을 뜬 자국이 남아 검게 보이네요.

 

 

자세히 봐야 보입니다.

 

 

조금 확대하여 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八十三歲翁滄波萬里中    팔십삼세옹창파만리중

一言胡大罪三黜亦云窮    일언호대죄삼출역운궁

北構空瞻日南溟但信風    북구골첨일남명단신풍

貂구舊恩在感激泣孤衷    초구구은재감격읍고충

 

해석을 하면,

 

팔십 삼세 늙은 몸이

푸른 바다 만리 한가운데 있다

궂은소리 한마디가 큰 죄가 되어

세 번 쫓겨나니 이 또한 궁 하구나

북녘하늘의 임금님을 우러러보며

남쪽바다에서 다만 바람만을 믿고 있네,

단비갑옷의 옛 성은 여기에 있어

감격하여 외로이 눈물지우네.

 

이렇게 써 놓은 송시열의 글씨 옆에 또 다른 글씨가 하나 더 있는데 이건 김윤경이 같은 코스로 제주도에 귀양을 가다가 이 글을 보고 적은 것입니다.

 

내용은,

 

東國有尤庵翁題詩白島中  동국유우암옹제시백도중

斯文從古厄大老遭時窮    사문종고액대노조시궁

留墨春秋筆泣貂漢海風    유묵춘추필읍초한해풍

孤臣無限感天日照丹衷    고신무한감천일조단충

 

해석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라에 우암이라고 하는 어른이 있어서

백도에 들려 시를 지었네.

유교문화의 고난과 재액을 따라,

대노 현옹도 조난만은 궁하여서

춘추 필 유묵으로 심사를 밝히니,

거치른 해풍이 눈물로 단비 옷 적시네.

하늘에 해만이 임 향한 단심 비쳐주네.

 

 

이곳 절경이 보길도 3대 명승이라고 하는데 정말 경치 좋습니다.

아래로는 아찔한 절벽이구요.

 

 

다음코스로 들린 공룡알 해수욕장입니다.

말 그대로 둥글고 커다란 공룡알 형태의 바위들이 널려 있습니다.

이걸 주워가는 넘이 간간 있다고 하네요.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침식으로 바닷속으로 밀려 갔다고 합니다.

포크레인 한번 불러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포크레인으로 해결이 될까 속으로 생각해봤답니다.

 

 

암튼 장관입니다.

하지만 애들 데리고 올 곳은 아니네요.

 

 

보옥리에서 망끝전망대로 가는 길.

산에서 지 멋대로 풀을 뜯어 먹고 내려 온 염소들이 길 옆에서 무리지어 있습니다.

야생일까 주인이 있을까 아직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네요.

망끝전망대는 위에 보이는 정자에서 100m 정도 뒤에 있습니다.

보길도 일몰 명소이구요.

추자도와 제주도가 손에 잡힐듯 보인다고 하는데.... 날씨가...ㅠㅠ

 

 

 

 

 

오늘밤 머물곳인 예송리 해수욕장으로 이동합니다.

동네로 내려가기전 정자에서 잠시 내렸습니다.

해수욕장 앞 배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이순신의 군단처럼 떠 있습니다.

이 장면은 다음날도 계속 되었는데 참 신기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아지네요.

이곳 정자가 보길도 유일한 일출맞이 장소입니다.

 

 

저녁을 먹고..

장보고막걸리 두병과 보해쏘주 한병으로 입가심을 하고나니 아무 할 일도 없습니다.

바닷가에 앉아 있으니 파도에 쓸려가는 갯돌소리가 음악으로 들려 집니다.

예송리 해변은 보길도에서 가장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펜션도 많네요.

갯돌해수욕장도 유명하고 기념물로 지정이 된 상록수림도 멋진 곳입니다.

 

 

갯돌과 파도가 만들어 들려주는 음악, 잠시 감상하여 보세요.

 

 

 

 

다음 날 아침.

새벽 4시부터 잠이 깨어 작은 텐트 바깥을 내다 보는데 일출은 틀린것 같습니다.

바다에는 해무가 산에는 안개가 가득 합니다.

 

 

그래도 해는 가끔씩 달처럼 고개를 내밉니다.

바다가 참 아름답게 보여 집니다.

 

 

예송리 갯돌 해수욕장

 

 

 

 

 

 

 

 

예송히 해변의 상록수림.

 

 

이제 본 이순신 군함식 배들

방향이 모두 동쪽인데 신기합니다.

나중에 산 위에서도 이 장면을 계속 보게 되는데 특이한 장면입니다.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일찍 산에 오르고 나서 하산하여 들릴려고 했던 세연정.

산이 온통 안개로 가득하여 안개 걷힐때까지는 여행일정으로...

 

 

세연정 들어가는 입구

이른시간이라 사람 그림자도 없습니다.

 

윤선도가 가장 공들여 꾸민 인공정원 세연정.

사진으로 구경합니다.

 

연못 이름은 회수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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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바위에 올라가면 세연정이 아주 잘 보일것 같습니다만,

자칫 잘못 올라가다 추락하면 연못에 빠질 우려가..

발 딛을 곳이 없어 올라가기도 내려오기도 약간 난해하고..

그러나 난 산악인(ㅎㅎ)

올라갑니다.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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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움푹 꺼진곳은 아궁이에 불을 넣으면 따뜻해 지는 곳입니다.

 

 

어부사시사를 음미하면서...

그가 앉았던 자리에 한번 앉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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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연정 뒷편에 있는 옥소암이란 바위.

 

 

올라가니 바다쪽이 보이고.

 

 

바로 아래로 세연정도 내려다 보입니다.

 

 

옥소암에 있는 이 바위 아래를 통과하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대나 ...

 

 

다음코스로 작정한 동천석실입니다.

멀리 산자락 중간에 보이는 암벽이 그곳입니다.

 

 

당겨서 보니..

오늘 빡센 산행이 계획되어 있는데 오프닝으로 한번 몸풀기 할 것 같습니다.

 

 

그리 길지 않는 숲길이고 아늑하여 참 좋습니다.

 

 

동천석실 아랫쪽에 있는 침실

고산이 이곳에서 잠도 잤다는 얘기입니다.

 

 

멀리 아랫쪽 건너편으로 낙서재와 곡수당이 보이네요.

저 산 안개가 어서 물러가야 산행을 할텐데....

제가 타고 온 차도 아랫쪽으로 보여 집니다.

 

 

동천석실

돌로 만들졌나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네요.

이곳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 보면 詩도 저절로 읊어질것 같지만 술맛도 꽤 날 것 같습니다.

 

 

술상을 보는 바위라고 하는데 아랫쪽으로 술상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홈을 파 두었습니다.

뒷편으로는 꽤 높은 절벽입니다.

바로 아래로는 석간수를 받아서 만든 연못도 있습니다.

 

 

사진 좌측에 오똑 솟은 바위가 제가 지은 이름 술상바위입니다.

이곳 설명에는 차바위라고 되어 있구요.

아랫쪽에서 도르레를 이용하여 이곳까지 물건을 올렸다고 설명이 되어 있네요.

 

 

동천석실에서 내려와 맞은편 산기슭에 있는 낙서재와 곡수당을 찾아 갑니다.

 

 

일단 윗쪽에 있는 낙서재로 먼지 올라갑니다.

곡수당은 내려오면서 들리기로 하고..

 

 

철이 약간 지나가는 유채꽃이 어우러지는 곡수당

 

 

낙서재

 

 

윤선도가 주 기거했던 집입니다.

1671년 이곳에서 세상을 떠났구요.

 

 

낙서재앞에 있는 거북바위

이 바위는 발견된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고산이 달구경했다고 하네요.

 

 

귀암(거북바위)과 건너편 산자락에 있는 동천석실

 

 

낙서재 아래에 있는 곡수당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하여 카다란 연못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고산의 아들을 위하여 만든 집입니다.

인위적인 운치가 있긴 한데 너무 요란합니다.

 

 

보길도 나오면서 이곳 특산물로 황칠나물과 전복을 조금 구입하였답니다.

그리고 산행 후 식당에 들려서 아주머니께 이곳 와서 꼭 먹고 가야 하는게 뭐냐고 하니 전복비빔밥이라고 합니다.

밥을 비비기 전 비주얼이 완전 멋졌는데 그때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암튼 맛 좋습니다. 15,000원.

 

 

1박 2일의 보길도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 나옵니다.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내년 동백이 필 때...

그때 꼭 다시 한번 더 오고 싶네요.

 

 

멀리 땅끝 전망대가 보입니다.

 

 

뭍의 땅 끝...

표시석 뒤로 보이는 바위는 아주 진한 추억이 있습니다.

 

 

 

이곳 바위는 이전에 이렇게 생기지 않았답니다.

앞쪽 뭍과 붙어 있었답니다.

아주 오래 전..

어떤 약속의 쪽지를 이곳 바위 틈벽에 묻어두고..

어느 세월 뒤 같이 와서 확인하자고 했는데,

 

그 언약은 잊혀지고..

많은 세월 흐른 뒤 ..

이곳에 와 보니 이 모양으로 변해져 있었답니다.

세월은 모든것을 안고 간답니다.

 

 

격자봉 산행 : https://duga.tistory.com/3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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