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친구들 모임 회장직을 2년 동안 맡았습니다.
그중 한 친구의 밀린 회비로 맘고생도 하고 고민도 많았습니다.
회장직을 내려 놓고도 한동안 제 행동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1 대 회장에 이어 2 대 회장으로부터 받은 그 친구의 미납 명세서를..
제 후임 회장에게 또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술자리에서 밀린 회비로 인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더군요.
모임 중 A 친구를 조용히 밖으로 불러냈습니다.
그 친구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두 손을 잡고 간곡하게 부탁을 했습니다.
미납 회비가 부담되면, 조금씩 내 달라고..
그 친구에게 확답을 들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다 내겠다고..
그 다음 달 모임에 B 친구가 할 말이 있다고 하더니 메모지를 꺼내서 읽더군요.
A 친구와 B 라는 친구가 따로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A 친구의 대화 내용을 메모를 했다고..
당당하게 나와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를 못 하는 A 라는 친구도 그렇지만,
둘이 만나서 나눈 이야기를 B 친구가 마치 A의 대변인처럼 하는 행동은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결론은 스스로 모임에서 탈퇴를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착잡했습니다.
왜 내가 이런 몹쓸 짓을 하고 있는지.. 아니 왜 해야 하는지.. ?
B 친구에게 부탁했습니다.
탈퇴는 3 개월 동안 보류를 할 테니 A에게 차분하게 생각을 하라고..
왜냐하면 서둘러서 밀린 회비를 받을 필요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두 찬성해서 결론을 냈습니다.
약 3개월이 지난 후 .. B 라는 친구가 술에 취해서 저에게 하는 말이..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뺐네.. 그리고 약속한 환갑 기념 금반지는 왜 안 줘 ? “ ..
술 취해서 하는 말…. 못 들은 척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모임에 맨 마지막으로 가입을 했으니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만…. ㅋ
찬 공기에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제자리에 앉으니 ..
B 하는 친구가 또 삿대질하면서, 저에게 막말을 합니다.
술 취한 저도 한 성질을.. ㅋ 그래도 회장인데.. 참고 다시 나가려고 하는데..
그때 초대 회장이었던 친구가 벌떡 일어나서 반론(?)을 펼쳤습니다.
”야 ~ B야…. A가 그동안 낸 회비보다 가져간 회비가 더 많아..
그런데 뭐 .. 금반지를 왜 안 주느냐고 ?
그럼 자네가 A 의 밀린 회비를 대신 받아 주거나, 갚아 줄 수가 있냐 ? ..
밀린 회비가 200만 원이고, 금값은 70 만원인데.. "
B 친구는 아무 말이 없이 술만 마시더군요.
야~ 야 ~ 이제 그만하자.
없는 친구 이야기는 그만하고, 즐겁게 마시자…. 하고 저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후 B 친구는 지금까지도 모임에 참석을 안 하고 있습니다.
A 친구는 청년 시절 친구에게 인색했던 친구도 아녔습니다.
B 친구도 절대 어리석은 친구는 아닙니다.
가업을 충실하게 유지를 해서 반듯하게 사는 친구입니다.
아쉬운 점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모순이 있더라도 무덤까지 가져간다는 겁니다.
1대 회장에서 시작하여 3대 회장까지 밀렸던 회비가 약 200 만 원입니다.
그동안 낸 회비보다 A 친구가 가져간 게 더 많은 게 문제는 아닙니다.
속사정을 자세하게 모르지만, 제가 아는 그 친구의 기본 인성은 회비를 안 낼 친구는 아닙니다.
중국에서 하는 사업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습니다.
그럼 안 낸 게 아니라 밀리다 보니 부담이 돼서 못 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문제는 B 친구입니다.
어느 모임이든 회장이 회원에게 밀린 회비를 요청하는 건 당연한 책무입니다.
회장직도 순번대로 돌아 가면서 하는데..
본인은 죽어도 회장직은 안 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밝히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 B 친구에게 문자로 몇 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회원의 회비 납부는 의무가 아닌지 ? 그리고 모은 회비는 친구들 애경사에만 쓰는데..
자네는 의무는 무시하고, 권리인 금반지만 요구하는 이유는 뭔지 물었습니다.
대답은 없었습니다.
B 친구가 회비를 못 낸 A 친구를 옹호하는 건 저도 좋습니다.
하지만 회비를 정상적으로 낸 다른 친구들의 권리까지 무시하는 태도는 절대 용납이 안 됩니다.
더 황당 한 건…. 그만하렵니다. 저를 포함 한 친구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10대 시절부터 만나서 50여 년을 우정으로 다져 진 친구들입니다.
두 친구 때문에 한동안 모임이 몸살을 앓았습니다.
한 친구의 말이.. 우리 나이가 몇 살인데.. 이 지경까지 왔는지 한심하다고…
그 이후 회비를 걷는 건 그만두었습니다.
적립된 회비로 대소사를 치를 수도 있기도 하지만, 회비로 탈퇴를 하는 친구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
친구란 무엇일까요 ?
만나면 의견을 나누다가 다투고 싸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모임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술 한 잔 마시면서 안부를 나누면 그만 아닐까요 ?
네~ 내 주장은 소신이고, 다른 친구의 주장을 고집으로 생각하는 저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의 자리도 무시하고, 아웃사이더처럼 ..
모임 주변에서 맴도는 두 친구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문자를 보내도 읽기만 하고 답은 없고..
이번 달 모임에서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답답하거나 심심하면 나오겠지.. 포기하자~” ...
포기라 ?
저도 솔직히 회장의 횡포(?)가 심한 ** 등산 모임에는 참석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장이 마음에 드는 회원에게는 100을 주고, 마음에 안드는 회원에게는 50을 주더군요.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그러나 탈퇴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월이 지나면 그 모임은 차츰차츰 다듬어지겠지...하는 믿음 때문에 ..
그러나 친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영원히 친구라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미워도…. 좋아도.. 술 한 잔에 다 털어 내는 게 친구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말은 한 번 해주고 싶더군요.
..
임마 ! 자존심 잠깐 내려놓고 술 한 잔 하자 ~
장가 가는 날 신혼 여행지 까지 따라가서 밤새 술 마시고..
아들 녀석이 최전방에 배치 되었다고 해서 음식 싸들고 모두 모여서 면회도 가고..
부모님 돌아 가시면 같이 울어 주었던 놈들 아니냐 ?
..
오늘 모 님의 댓글을 보고 올리는 글입니다.
한동안 가슴이 답답했는데...
만나서 술을 마시고 떠들 시간도 언젠가는 기억도 못하게 되는 날이 올텐데..
우정은 주체이고, 회비는 객체일 뿐 인데..하는
저의 아쉬운 마음을 친구 녀석이 읽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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