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경쟁업체이었던 모 회사에서 가끔 일거리를 줍니다.
처음에는 얄미워서(?) 냉정하게 거부를 했지만, 이제는 모두 지난 일..
대단한 일은 아니고, 주문형 기계 설계와 제 나름의 노하우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일하면 밤을 새우는 버릇 때문에 어제도 새벽 3시까지 일하고 늦잠을 잤습니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나만의 산책로가 있습니다.
물론 동네 분들이 과수원 관리로 자주 오가는 길이지만..
그 길을 산책로로 이용하는 건 동네서 건달로 소문(?) 난 저뿐이기 때문입니다.
텃밭에 심은 고추가 어설픈 촌부의 손길에도 기특하게 잘 자랐습니다.
비닐도 씌우지 않고.. 비료도 안 주고.. 농약도 한 번 안 쳤는데..
겨울에 먹을 고추 장아찌도 넉넉합니다.
이제는 말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김장용으로 15 포기 심었습니다~^^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올 긴 장마에 잘 견딘 벼들이 신통방통 합니다.
붉게 익어가는 사과를 보면 마음이 풍요로워 집니다.
떨어진 사과를 보면 왠지 안쓰러운 마음도 들기도 하지만..
산책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뭉근한 동네 풍경이 나에게 말을 걸어 옵니다.
자네 눈에 보이는 풍경을 여유있게 넉넉하게 바라 보라고~~
처음 이곳에 왔을때에는 너무 낯설었던 이 길이 ..
이제는 푸근하게 다가 섭니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이제는 온전한 내 삶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나 자신에게 부탁을 합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마시게나.. 과거에는 지금의 내가 없었다네..
미래 걱정도 하지 마시게나.. 지금의 내 삶이 더 중요한 법이니..
혼자 중얼거려 보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사다리에 올라서서 일하시는 이장님께서 저를 보시고.." 어디 다녀오슈~~? "
하시면서 잘 익은 사과 하나를 포물선을 그리면서 던져 주십니다.
"상처 난 사과지만 달고 싱싱해유~~ " ~^.^
"어디 가슈~~? " .. 목소리는 들리는데 ? ....
아~ 할머님 한 분 께서 고추밭에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필요하면 깻잎도 따가슈~ .. 혼자 밥하구 찬꺼리도 시원치 않을텐데.."
"에구구~ 울 아들도 여직 장가두 못 가서 내가 속이 타는디.. " (아드님은 저랑 동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고추밭에서 10 여 분 할머님에게 붑잡혔습니다..^^
올 긴장마에 무너진 언덕..
그나마 칡뿌리로 인해서 피해가 덜 해 보입니다.
집 입구에 씨도 안 뿌린 임자없는 호박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덕분에 좋아하는 호박잎 쌈을 잘 먹고 ~
주먹보다 약간 큰 호박 하나를 따왔습니다.
점심때 새우젓 넣고 끓여서 먹으려고~^^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가끔 일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편 합니다.
변함없는 일상에서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사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미에 또 다른 의미를 더 해도 좋겠지요.
다소 늦은 점심을 먹은 후..
한 동안 듣지 못했던 라디오 음악도 들으면서 오수를 즐기려고 합니다.
게으름도 피우고~
가끔 밤을 세우면서 일도 하고..
늦은 밤 출출하면, 직접 만든 장떡에 막걸리도 한 잔 하고..
저 .. 요즘 이러구 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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