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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조약도 삼문산 정상에서 보는 황홀한 일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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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약산면 조약도.

약산도(藥山島)라고도 하고 조약도(助藥島)라고도 하는데 모두 약(藥)자가 들어 있습니다.

섬에 약재가 많이 자생한다고 하여 그리 부른다고 하네요.

인근에 고금도와 신지도가 있는데 이전에는 모두 섬이었다가 지금은 연륙교로 연결이 되어 차량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 산행지는 약산도의 최고봉인 삼문산(三門山, 399m)

 

완전 더운 날씨였습니다.

오후 4시 무렵부터 산행을 했는데도 산이 펄펄 끓는 느낌이었답니다.

뒷주머니에 가만 넣어둔 손수건이 물수건처럼 되어 둘둘 말려 축 처질 정도...

저는 습도만 없으면 얼굴에는 별로 땀이 나지 않는데 온몸은 땀 범벅입니다.

늦게 산행을 한 이유는 산정에서 일몰을 보기 위함이었구요.

 

삼문산은 올여름에 아무도 오르지 않았는지 잡초, 잡목으로 등산로가 묻혀서 진행하는데 애로가 많았습니다.

발밑이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

뱀 머리를 밟으면 다행이지만 자칫 꼬리를 밟으믄 큰일..ㅠ

그보다 더 고생한 것은 거미줄.. 이건 말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스틱 아니었으면 거미줄에 꽁꽁 묶일 뻔.

 

산행지 : 조약도 삼문산(망봉)

일 시 : 2020년 8월 30일(여름의 끝을 잡고, 나홀로)

산행 코스 :

죽선마을 주차장 - 신선골 약수터 - 장용산 - 상여바위 - 삼문산(망봉) 정상 - 토끼봉(등거산) - 다시 삼문산 정상으로 되돌아와 - 일몰 구경 - 삼문산자연공원 - 삼문산 둘레길(임도) - 죽선마을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약 4시간(일몰 감상 포함)

 

 

 

 

 

 

 

 

삼문산(망봉) 등산지도

빨간색 라인입니다.

 

산행 코스 :

죽선마을 주차장 - 신선골 약수터 - 장용산 - 상여바위 - 삼문산(망봉) 정상 - 토끼봉(등거산) - 다시 삼문산 정상으로 되돌아와 - 일몰 구경 - 삼문산자연공원 - 삼문산 둘레길(임도) - 죽선마을 주차장(원점회귀)

 

 

장흥에서 고금도를 거쳐 약산대교를 건너면 조약도인데 처음 만나는 입구 회전교차로의 조경이 이채롭네요.

약초먹고 자란 흑염소 두마리가 마중을 나와 있습니다.

대구에서 이곳까지 꼬박 4시간이 걸리네요.

 

 

죽선마을에는 공용주차장이 있고 아주 깨끗한 화장실도 있습니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마을 윗쪽으로 약간 올라갑니다.

가스보관창고라고 쓰인 건물 뒷편으로 장용산이 건너 보입니다.

삼문산은 그 뒷편으로 한참 더 가야 하구요.

 

 

마을 가운데 난 도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살짝 올라갑니다.

우측에 쉼터정자가 보이고 맞은편으로 등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위 사진의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

하산을 하고나서 보니 주차장에서 바로 진행하는 길도 있습니다만 일단 지도에 그려진 등산로따라 진행.

 

 

지나는 길옆의 옛 집에서 정겨움을 만납니다.

이 집 담장은 부로꼬(?)인데 그 위에 아주 멋진 등나무를 둘러 장식을 하여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담장이 되었고 낮은 축담위에 놓인 푸른 호박과 누른 호박,  옆으로는 유모보행기 두대.

낡은 우편함.

 

 

포장임도를 따라 오르면 이런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약수터로 오르는 등산로는 좌측입니다.

전봇대만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이곳에서 뭔 귀신에 홀렸는지 우측길을 따라 한참이나 오르다가 희미한 산길에서 넝쿨과 씨름하다가 되돌아 내려 왔답니다.

초반부터 20여분 알바를 하고나니 땀이 쫙...

 

 

포장 임도가 끝나고 본격적인 산길입니다.

작은 전봇대가 산길 옆으로 같이 오르는데 약수터까지 이어져 있고 약수터를 밝히는 조명용 같으네요.

 

 

죽선마을에서 1km정도 오르면 만나는 신선골 약수터.

제법 지대가 높은곳인데 이곳에 약수터가 있는게 놀랍네요.

 

 

약산도 마스코트 조형물 흑염소에서 약수가 콸콸 나옵니다.

여러곳 약수를 많이 마셔 봤지만 이곳 약수가 제대로 된 약수입니다.

물도 시원하지만 마시고 난 뒷맛이 여간 개운한게 아니네요.

약간 달다는 느낌도 나고...

 

 

아랫쪽으로 들머리인 죽선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등산로가 참 난해합니다.

다행인것은 가시덩쿨은 없다는 것.

여름 산행이라 반바지 입고올까 했는데 그랬으면 큰일날뻔 했네요.

 

 

아마도 올 여름에는 아무도 올라오지 않은듯 합니다.

 

 

간간 조망이 트이는 곳이 있습니다만 상여바위까지는 큰 조망은 없습니다.

내려다보이는 죽선마을.

바다 건너편은 장흥쪽입니다.

 

 

흠마..

멧돼지 목욕탕.

낮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저녁에 야간산행으로 하산을 해야 하는데 부디 조우하지 말기를...

 

 

등산로가 묻혀 있으니 진행이 빠르지 않네요.

 

 

장용산 정상.

조망 없습니다.

뭔가 보일까하고 정상석 위에까지 올라가 봤지만 겨우 수평선 정도만 보입니다.

 

 

지난번 산행지인 남원의 만행산과 산청의 구곡산,

두곳 다 지자체에서 등산로를 말끔히 벌초를 해 두어 정말 편하게 다녀 왔는데 유명산이 아닌데도 신경을 많이 써 두어 참 고마운 생각이 들었답니다.

좀 비교가 되네요.

오늘 진드기 여러 수백마리 정도는 몸에 달라붙었을듯 합니다.

 

 

갑자기 나무를 스쳐가는 부시럭거리는 소리.

모처럼 산돼지와 육탄전을 해야 할것 같아 새로 장만한 스틱을 움켜 쥐는데 ..

소 만큼 등치가 큰 염소 서너마리가 저쪽 숲쪽에서 나를 경계하고 있네요.

 

 

 

 

 

오르는 길목에 섬 특유의 야생화들이 많이 피어 있는데 이건 좀 많이 무리지어 피어 있길래 하산 후 검색해 보니 갈퀴꽃 며느리밥풀꽃이라고 하네요.

인기 약재용이라고 하는데 진작에 알았으믄 채취를 해 올건데...

고운 님의 댓글로 이 꽃이 갈귀꽃이 아니고 며느리밥풀꽃이라는걸 알았습니다.

 

 

오른편 바다에 떠 있는 섬은 청산도로 생각되네요.

사진에서 왼편 능선 잘룩한 곳이 삼문산자연공원입니다.

 

 

앞이 콱 막혀 등산로가 전혀 짐작이 되지 않는 숲길입니다.

 

 

상여바위 도착.

올라가볼까말까 하다가 일단 올라가 봅니다.

주변에 넝쿨들이 많아 오르기가 조금 위험스럽습니다.

 

 

오늘 가장 운치있게 보였던 섬, 생일도.

나중에 저곳 위에서 둥근 달이 떠 올라 완전 최고였답니다.

 

 

상여바위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좀 앉아서 구경이나 할까하고 그늘 바위에 앉다가 화들짝..

숯불화로구이 느낌입니다.

 

 

상여바위

올라오기는 올라 왔는데 내려 갈 일이 걱정이네요.

 

 

간간 안내판을 만납니다.

 

 

다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뒤돌아 본 상여바위

가장 뒷편이 장용산입니다.

 

 

 

 

 

정상에 도착.

망봉이라고 쓰인 정상석과 돌로 쌓은 석축 가운데 삼문산이라고 적힌 나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조망은 거의 360˚ 트여집니다.

 

 

삼문산 정상 파노라마 조망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우측 가운데 봉우리가 이곳보다 조망이 더 멋진 토끼봉입니다.

 

 

올라 온 능선

중간에 상여바위가 살짝 보입니다.

 

 

정상에서 약 500m정도 비켜있는 토끼봉

왕복으로 다녀 와야 합니다.

시간이 6시쯤 되었네요.

어느곳에서 일몰을 볼까 생각하다가 일단 토끼봉으로 이동을 합니다.

 

 

조약도 꼬리부분에 해당하는 어두리쪽입니다.

나중에 일몰이 되고부터 동쪽인 이곳 어두리 쪽이 더욱 더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가운데 생일도와 우측 멀리 청산도가 보이네요.

청산도 뒷편으로 제주도가 선명하게 보여야 하는데 햇살이 역광으로 비쳐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청산도 뒷편으로 약간 솟아 오른 곳이 아마 한라산이 아닐까 짐작이 되네요.

 

 

 

 

 

토끼봉 도착

정상석은 토끼봉 아래 세워져 있고 토끼봉에는 조망 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토끼봉 올라가는 데크계단

저녁 햇살인데도 무지 따갑습니다.

 

 

바로 앞이 신지도입니다.

뒤로는 청산도

그 뒤로는 제주도

 

 

토끼봉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득암항

조약도에서 가장 큰 포구로 생각되네요.

 

 

당겨서 본 득암항

위에서 내려다보기에는 지대가 반반하여 보이지만 상당히 비탈진 지형입니다.

하산 후 저곳 부두에 앉아 막걸리 잇빠이 마셨답니다.

 

 

토끼봉 전망데크에서 내랴다 본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신지도와 고금도가 앞쪽으로 보입니다.

저녁 햇살이 내려비치는 곳은 담수호인 약산호입니다.

 

 

가운데 잘룩한 곳 조약돌해변이 내려다 보이네요.

궁금하여 담날 가 봤는데 접근도 힘들고 쓰레기가 해안으로 밀려와 뒤뎦여 있었답니다.

 

 

해질무렵...

토끼봉과 함께 한 인증샷...

 

 

토끼봉에서 일몰을 볼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한발짝이라도 더 하산이 용이한 곳으로 이동하는게 낫단 생각에 다시 삼문산 정상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토끼봉에서 삼문산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왕복 1km) 이곳도 풀숲으로 우거져 있습니다.

사진은 삼문산으로 되돌아 와서 바라본 토끼봉의 풍경이네요.

 

 

신지도

 

 

생일도 위로 배부른 반달이 두둥실 떠 올랐습니다.

조금 후 야간 산행으로 하산시 유일한 친구가 되어 준 .....

 

 

저녁 6시 40분경..

7시 일몰 예정이니 아직 20여분이 남았네요.

사진 가운데가 토끼봉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무수히 많은 섬과 섬..

다도해

 

 

청산도 옆으로 멀리 여객선 한 척이 보이네요.

제주도에서 돌아오는 배가 아닐까 합니다.

 

 

 

 

 

삼문산 조망데크에 고릴라삼각대를 감아 놓고 찍은 빽판 인증샷.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 올라와서 하룻밤 비박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봐도

보고 또 봐도..

멋진

산정의 일몰 풍경.

 

 

 

 

 

 

 

 

일몰과 함께 생일도 위로 뜬 달은 점점 밝아지고...

 

 

해지는 반대편 동쪽 어두리 마을이 있는 작은 반도의 하늘 풍경이 화려해지고 있네요.

 

 

7시경

오늘 하루가 거의 마감이 되어지고 있습니다.

 

 

삼문산 정상의 일몰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7시가 지났습니다.

일몰에 정신을 뺏겨 있다가 갑자가 혼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구에서 4시간 이상 달려서 온 외진 섬.

그곳 꼭대기에 올라 멋진 일몰은 구경 했지만.

그러나 이 후는 밤길 하산입니다.

이곳에서 오래 지체할 수가 없네요.

 

 

오늘밤은 생일도 달님을 친구하기로 했습니다.

 

 

캄캄한 밤의 산길을 내려가는데 달빛이 비칩니다.

 

달 그림자.

 

정말 오랜만에 달 그림자로 비쳐지는 제 모습을 봤답니다.

도심의 불빛 아래에서 잊고 있었던 달빛이었네요.

그 옛날 시골 밤길에서 가장 밝았던 달빛.

그 달빛을 오늘은 맘껏 느껴 봅니다.

 

 

밤에는 시야가 후랫시 앞만 보인다는게 다행입니다.

귀신은 뒤에서 덤비지 않을 터이고

밤 짐승은 불빛에 놀라 숨었을것이니

무서울게 별로 없네요.

 

 

밤 늦더라도 대구로 돌아 갈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네요.

득암항으로 와서 막걸리를 샀습니다.

밤 낚시를 하는 분들이 몇 있는데 내가 봐도 엄청나게 큰 고기 한마리를 거의 꺼잡아 올라다가 놓치는 풍경을 보니 내가 더 안타깝네요.

그 옆에 앉아 큰 잔으로 마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술입니다.

 

 

달무리가 생겨 있네요.

낼은 비가 올려나..

밤이 되니 조금 시원합니다.

 

 

잔잔한 방파제 앞 바다에 달이 숨어서 일렁이고 있습니다.

일렁일렁...

하늘에도 달,

바다에도 달...

오늘 저녁 친구가 되어 준 달과 건배를 합니다.

 

 

 

밤바다에 비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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