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에 친척들께 묵은 안부 인사를 드리는데 고종 형님과 통화 중 제 어릴 적 부르던 이름이 튀어나왔습니다.
제 어린 시절, 공식적으로 호적에 올라가는 이름 외에 아이들은 따로 부르는 이름이 간혹 있었는데 제 이름은 '돌'이었답니다.
부를 때는 '돌아~'라고 불렀지요.
그때 기억으로는 주변에서 저를 부를때 호적상의 본 이름으로 불리워진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3학년 1학기까지 다니던 시골 학교 선생님 외에는..
친구들도 동네 어른들도 친척들도 모두 제 이름은 '돌'이.
어릴 때부터 외지에 나가 있다 보니 방학 때 집에 오면 모두들 반갑게 '돌아~' '돌아~' 하면서 불렀는데 아마도 중학교때까지는 당연 불리웠고 군대 가기 전까지도 대개 그렇게 불렀답니다.
어릴때 시골 저희 논이 세 곳 지역에 나눠져 있었는데 그중 한 곳은 아버지가 거의 생으로 일궈서 만든 서마지기 산비탈 논이었답니다.
비탈진 형태로 되어 있는 그 논의 맨 위에 약간 큰 바위가 있었고 그 바위 아래에서는 사철 맑은 물이 솟아 나오는데 그 물로 가뭄 없이 서마지기 논에 물을 대었구요.
그 바위에다 제 이름을 팔았다고 하여 '판돌'이라는 유아 닉네임이 되었는데 판자(字)는 어느 순간 빠지고 그냥 '돌'만 남아서 모두가 '돌'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이구요.
할아버지도, 돌아
할머니도, 돌아
아부지도, 돌아
엄마도, 돌아
고모도, 돌아
외할머니도, 돌아
철네댁도, 돌아
삼가어르신도, 돌아
경주도, 돌아
호택이도, 돌아
영희누나도, 돌아
순천할머니도, 돌아
돌아
돌아
돌아...
크게 대답하고 싶네요.
예~~~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가고픈 그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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